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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연 Aug 28. 2016

스카치에그

맛없는 흰자는 주인에게 줘버리자! 스카치에그

국 대표 스낵인 스카치에그(스코틀랜드 계란)가 왜 스카치라는 이름이 붙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영국 런던의 Fortnum & Mason 백화점이 1738년에 처음 개발한 걸로 알려져 있답니다. 18세기에는 지금과 다르게 그레이비와 같이 먹는 음식이었다고 하는데, 이 스카치 에그는 일반 삶은 달걀이 아닌 삶은 달걀에 고기 반죽을 두툼하게 감싸준 후, 빵가루를 묻혀 바삭하게 튀겨낸 음식이랍니다. 스카치에그의 진정한 미학이라고 하면 단연 반숙 달걀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입 베어 물면 주르륵 흘러내리는데 그 고소함이 비할 데가 없다. 특히나 개인적으로는 스코틀랜드 계란이니까! 돼지고기 반죽이 아닌 스코틀랜드 순대 속 재료라고 할 수 있는 양고기가 베이스가 된 하기스 스카치에그가 진짜 별미다.



 나는 영국에 가본 적이 한 번도 없을뿐더러, 영국과 관련된 무엇 하나 없었는데, 참 인복 하나는 타고난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먹을 복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캐나다가 다민족국가인 것도 한몫했지만,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보고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세상에 더 다양하고 색다른 음식들이 있다는 것도 깨달을 수 있는 곳이다. 그런 점에서 후에 생각해보니 요리를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어찌 보면 캐나다가 탁월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원래는 미국으로 가고 싶었지만).



 내가 새로운 음식을 맛보는 경우는 대게 친구들에 의한 것이 70% 이상이라고 봐도 과하지 않다. 스카치에그가 무엇인지는 알았지만, 친구의 집에 놀러 가지 않았더라면 스카치에그는 소시지 미트를 삶은 계란에 둘둘 감아서 튀긴 음식. 보편적인 생각만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온다는 소리에 색다른 스카치에그를 공들여 선보여주신 친구 부모님이 아니었다면, 친구가 "이게 스카치에그야" 라며 내놓은 뻑뻑한 달걀과 엄청 짰던 소시지의 궁합을 잊지 못하며 안 좋은 쪽으로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아직까지도 가지고 있겠지ㅎㅎ




맛없는 흰자는 주인에게 줘버리자! 스카치에그



 강아지, 고양이에게 먹이면 안 되는 음식 중에 자주 혼란을 초래하는 식품 중 하나가 계란이다. '흰자는 비오틴 결핍을 유발하기 때문에 먹이면 안 된다. 많이들 이야기를 듣는데, 한 책에 따르면, 날계란 흰자는 노른자와 함께 먹을 경우 비오틴 결핍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계란 흰자만 먹는다 하더라도 익혀서 먹을 경우, 비오틴 결핍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이어트에 좋은 흰자는 내가 먹고ㅠㅠ 닭가슴살이 익혀지면 흰자처럼 하얘지니, 계란을 안 먹는 우리 아이들을 속여봅시다ㅎㅎ 

  재료는 엄청나게 간단해요! 닭가슴살 또는 안심살 다짐육이 있다면, 그걸 집어오시면 되고, 달걀과 영양을 맞춰줄 야채를 준비해주시면 된답니다. 파프리카가 들어가도 색상이 예쁠 것 같죠?



 육식동물인 고양이들은 단백질 구성의 식사가 좋지만, 매일 화분을 아작아작 씹어대는 모찌만 보아도, 부족한 섬유질과 비타민을 채소로 채우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니 야채도 꼭꼭 넣어주는 거 잊지 마세요.  브로콜리 머리 곳곳에 벌레나 이물질이 껴있을 수 있기 때문에 팔팔 끓는 물에 식초를 떨어트리고, 데쳐주신 후 다져서 준비해 주세요. 당근도 브로콜리와 같은 크기로 먹기 좋게 송송 썰어줍니다.



 아무래도 날계란은 살모넬라에 감염될 우려를 배제할 수 없어서, 저는 계란을 완숙으로 준비했어요. 계란을 삶을 때 팁을 알려드리자면, 냉기가 남아있는 계란은 삶을 시 깨지기 쉬우니 냉기를 없앤 후 삶아 주시고, 노른자가 가운데에 예쁘게 오려면 삶는 동안 수저로 여러 번 굴려주시면 계란 노른자 위치가 예쁘게 잡힌답니다.



비닐 랩 위에 닭가슴살 반죽을 펴서 놓은 뒤 노른자가 가운데 오도록 한 다음, 비닐랩을 모아서 돌돌 말아주시면 동그랗게 예쁜 모양이 쉽게 나온답니다.



적당량의 유지는 좋지만, 스카치에그를 튀기는 방식으로 하다가는 저희 아이들이 못 먹겠죠? 그래서 이번에는 찜기로 쪄보려고 해요. 찜기에 달라붙지 않도록 순면 거즈를 깔아주고 익혀주시면 되겠습니다.



 동글동글한 모양이 예쁘게 유지돼서 쪄졌죠? 



 하얀색만 있으면 너무 밋밋해서, 파슬리가루랑 가다랑어포를 준비했어요. 오른쪽 사진 보이시나요? 잠깐 돌아있었더니 그새 모찌가 와서 먹고 있더라고요. 요리하실 때 이래서 한시도 방심할 수가 없다니까요ㅎㅎ



 예쁘게 색을 입혀서 접시에 놓아주시면 완성!



너무 색이 예쁘죠? 한식에 북어 보푸라기가 생각나는 비주얼이기도 하고ㅎㅎ



칼로 1/4등분을 해놓으면 요런 모양이 나온답니다.



제일 좋아하는 가다랑어포를 묻힌 걸 줬더니 코에 묻히면서 드시는 중.

남아 있는 스카치에그는 저녁에 사료와 함께 냠냠냠. 아주 심취해있는 표정을 보실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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