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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 마이솔 클래스

by 비상곰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태양경배가 끝나면 이마에 땀이 살짝 맺힌다. 다행히 오늘은 습도가 높지 않아서 매트가 젖지는 않았다. 며칠 전 습한 날에는 땀 때문에 미끄러울 정도였는데 말이다.


어제 식사를 일찍 마친 덕분에 공복 시간이 길었다. 몸은 가볍게 느껴졌지만, 기운이 딸렸다. 천천히, 아주 오랜 시간 연습을 한 듯한 하루였다.

“할 것이 정말 많구먼.”

혼잣말을 중얼이며 호흡을 이어갔다.


서서 하는 동작들이 끝나면 물구나무 서기 같은 자세로 넘어간다. 앞으로 고꾸라질 수도 있기에, 선생님이 늘 옆에서 지켜봐 준다. 오늘은 다리를 들어 올린 순간,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공중에서 자세가 유지되었다. 깜짝 놀라서 “저 혼자 한 거 맞나요?” 하고 물었더니, 선생님은 “전혀 안 만졌어요” 라고 했다. 굉장히 뿌듯했다.


세컨 시리즈에서는 우스트라아사나와 라구바즈라아사나까지 배웠는데, 이 두 자세가 정말 장난이 아니다. 허벅지 앞쪽이 터질 듯 아프고, 허리도 부러질 것만 같다. 살아오며 거의 해본 적 없는 종류의 움직임이다. 오늘은 특히 허리가 단단히 굳은 느낌이었고, 앞쪽이 잘 늘어나지 않았다. 선생님의 도움 덕분에 겨우 자세를 되찾았다.

“휴… 장난 아니네.”


그래도 이 동작들이 익숙해지면 드롭백이나 컴업 할 때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아쉬탕가 요가를 하다 보면, 마치 내 안에 개발되지 않은 신체 부위를 귀신같이 찾아내 자극하는 것 같다.

“여기 있었네. 숨어봤자 소용없어.”


그러니 이곳저곳이 아픈 것도 당연한 일이다. 요즘은 특히 목과 허리가 아프다.


목의 통증 때문일까? 아니면 기운이 다 빠져서일까? 요즘은 머리서기를 오래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등의 근육을 단단히 세워 우뚝 서고 싶은데, 흔들리다가 스르르 무너지고 만다.


“뭐, 내일은 좀 나아지겠지.”


성공하지 못한 아쉬움을 긍정으로 덮으며 연습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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