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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 마이솔 클래스

by 비상곰

여름은 아쉬탕가 요가의 계절이라고 생각한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 이 계절이 좋다.


연습 중에 물을 마시지 않는 것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물을 안 마신다고?”, “몸에 안 좋은 거 아냐?”, “목마른데 요가가 돼?”

이런 생각들로 마음속에 저항감이 컸지만,

지금은 1시간 반 동안 물 없이도 연습할 수 있게 되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참 신기하다.


예전 하타요가를 할 때는 매트 옆에 항상 물병을 두었지만, 이제는 수건 하나만 놓고 연습한다.

그리고 작년에는 프라이머리 시리즈까지 했었는데, 요즘은 세컨 시리즈의 8가지 동작이 추가되었다. 연습을 마치고 지치는 건 여전하지만, 늘어난 연습량을 해내고 있는 나 자신이 대견하다. 1년 사이에 정말 많은 성장을 했다. 몸이 완전히 달라졌다.


숩타 쿠르마아사나에서 손과 손 사이의 거리가 2cm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조금만 더 도전해보라는 선생님의 조언이 있었다. 다리 밑으로 어깨를 넣고, 팔을 회전시켜 늘린 다음 등 뒤에서 양손을 잡는 동작이다.

참 신기하고도 이상한 자세다.

요가가 아니었다면, 이런 동작은 평생 해볼 일이 없었을 것이다.


새롭게 배운 세컨 시리즈의 카포타아사나도 인상 깊었다. ‘카포타’는 산스크리트어로 비둘기를 뜻한다고 한다.

비둘기가 가슴을 활짝 펴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했다.


반무릎 자세에서 뒤로 젖히며 두 팔을 쭉 뻗어 자신의 발뒤꿈치를 잡는 동작인데, 처음 들었을 땐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자세에서 어떻게 뒤꿈치를 잡으라는 건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해 보였다. 있는 힘껏 시도해봤지만 흉내조차 내기 힘들었다. 선생님도 이 동작을 완성하는 데 3년이나 걸렸다고 했다.

역시 만만한 동작이 아니었다.


선생님은 허벅지 앞쪽을 부드럽게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부드러워졌을 때 비로소 힘이 생긴다고 했다.


아쉬탕가 요가의 새로운 난관이 또 하나 생겼다.

이것들을 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땀, 통증이 함께할 수밖에 없겠지.


그래서 아쉬탕가를 2년쯤 하다가 하타요가로 옮겨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가 이제는 이해가 된다.

도전은 정말 쉽지 않다.


하지만 통증이 없으면 성장도 없겠지.


아무튼 내일도 새벽에 일어나 매트 위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요가 일기를 쓰면서 내가 왜 아쉬탕가 요가를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왜 새벽부터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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