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잔뜩 낀 아침.
비가 내렸다가 그치기를 반복했다.
오늘은 자전거 대신 전철을 타고 요가교실로 향했다.
요가원에 도착해 연습을 시작하기 전, 선생님과 짧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제 곧 아쉬탕가 요가를 시작한 지 만 2년이 된다고 하니, 선생님도 처음 왔을 때가 기억난다고 했다.
“겉은 부드러워지고, 코어는 단단해졌어요.”
그 말을 들으니깐 참 기뻤다.
돌이켜보면 요가를 하기 전에는 코어가 너무 약해서, 겉의 근육으로만 몸을 움직였던 것 같다.
달리기도 하고 등산도 다녔지만, 어쩌면 언젠가는 그 버티던 몸이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요즘은 ‘운동을 많이 한 사람이 몸을 잘 쓴다’는 말의 뜻이 조금은 알 것 같다.
세상에서 몸을 쓰는 모든 일—운동이든, 노동이든, 악기를 연주하든, 춤을 추든, 노래를 부르든—은 결국 팔다리의 힘을 빼고 코어로 해야 한다는 이치도 아주 조금씩 느껴진다.
그래서 요즘의 요가 수련이 즐겁다.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내려놓으니, 오히려 재미가 느껴진다.
머리서기도 이제는 꽤 안정이 되었다.
1년 넘게 헤매던 끝에 드디어 나에게 맞는 목의 각도와 팔의 위치를 찾은 것 같다.
선생님이 말하던 “여기닷!” 하는 자리를 이제 거의 찾은 듯하다.
다만 마지막 동작에서 팔이 아파서 목에 힘이 들어가버리고, 그리고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다.
1시간 40분의 수련이 끝나자 모든 기운이 빠져나간 듯했다.
따뜻한 햇살이 없어서인지 몸이 늘어지고 피로가 밀려왔다.
집에 얼른 돌아와서 따뜻한 라떼 한 잔을 마시니깐, 다시 살아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