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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제안, 설득 그리고 거절의 연속

49세 문과출신 N잡러 이야기

by Kay

끝없는 써칭과 제안의 반복이 이어졌습니다. 하루하루 반복이 쌓이다 보니 저도 나름대로 일의 속도가 올랐습니다. 더 빠르게 수많은 요약 이력을 보고 1차 필터링을 할 수 있었고, 상세 이력서를 보면서 행간에 숨은 의미도 더 잘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복된 써칭의 끝에 포지션에 적합하리라고 판단되는 분들께는 바로 제안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일단 후보자가 이직의 제안을 수락해야 전화번호 혹은 이메일 주소가 공개됩니다. 그래서 최초 제안에는 아주 자세하게 안내를 하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써치펌에 구인 의뢰가 들어오는 포지션들은 대부분 대외비이기 때문에 ‘진짜로’ 이직에 관심이 있는 후보자에게만 실제 기업명과 상세 정보를 오픈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최초 제안에 수락하신 분들에게만 전화 통화 혹은 이메일로 아주 상세한 포지션 안내를 송부하게 됩니다.



그만큼, 최초 제안은 아주 중요합니다. 짧은 메시지 안에 기업과 포지션의 강점을 밝히면서도 어느 정도 연막도 쳐야 했습니다. 제안의 대부분은 함흥차사가 되어 돌아오지 않습니다. 희박한 확률로 수락의 회신이 옵니다. 진짜 일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이직의 의사를 밝히셨기 때문에 포지션에 대한 상세 안내를 드리게 됩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최종 지원의사가 있어야 후보자의 ‘진짜’ 이력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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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플랫폼의 이력서 형식은 다수의 후보자를 검토하기에 유리하긴 하지만, 개인의 강점과 역량을 자세하기 검토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반해 ‘사람이 직접 작성한’ 이력서는 이력서 작성자의 강점과 역량 그리고 플러스알파의 내용을 어필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통상 써치펌에 의뢰하는 경우, 다수의 지원자들보다는 소수 정예의 후보자들만 검토하기 위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Word 문서에 직접 작성한 이력서가 절대적입니다.



운이 좋아 실제로 이직을 고민하는 시기에 제안을 하게 되면, 서로의 니즈가 맞기에 아주 빠르게 ‘진짜’ 이력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 현직이기에 확실한 현재의 자리와 미래의 불확실한 자리에서 고민하게 됩니다. 물론 한 사람, 한가족의 큰 전환점이 되기에 최초 제안에 수락했다 해도, 포지션에 대한 상세 내용을 알게 되면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기에 헤드헌터라는 업의 초기에는 일주일에 ‘진짜’ 이력서 한 통을 받기도 어려웠습니다. 저는 그렇게 하루하루 제안과 설득, 그리고 거절을 쌓아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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