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사람의 온기가 흐르게 하라#FIRST

The FIRST Robotics Competition 참관기

by ECHO

오늘 여러분과 로봇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로봇을 만드는 엔지니어들들에 대한 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 주 토요일, The twelfth annual San Diego Regional FIRST Robotics Competition(FRC)의 결승전을 보러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온 식구가 나섰습니다.

우리 아이들 학교 재단에 속해 있는 High Tech High Village (Point Loma 지역의 High Tech High, High Tech High Media Arts, High Tech High International)교의 연합 클럽인 The Holy Cows(Team 1538)의 경기도 응원하고, 고등학생들이 만드는 로봇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겸 해서 간거죠.

먼저 간단하게 이 대회를 주관하고 있는 FIRST라는 단체에 대해 알아볼까요?


For Inspiration and Recognition of Science and Technology의 약자인 FIRST는 젊은이들에게 과학/기술에 흥미를 갖고 여기에 참여를 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Dean Kamen이 1989년에 설립한 비영리 단체입니다.


Segway와 계단을 오를 수 있는 전동 휠체어를 발명한 발명가이자 엔지니어, 혁신가인 Dean Kamen은 과학/기술 분야쪽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의 수준이 너무 낮은것을 보고 크게 실망하고는, 과학 기술 분야에서서 학생들의 마음을 빼앗을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찾던 중 스포츠를 과학기술과 접목시켜야 겠다는 아이디어를 얻게 됩니다.


Dean Kamen의 발명품들, Segway(왼쪽), 계단 등 지형에 구애받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전동 휠체어 iBOT(오른쪽)

수학과 과학은 어렵고 황당한 과목이 아니라, 혹은 시험과 퀴즈로 점철된 것이 아니라, 스포츠처럼 즐기자 아이디어에서 FIRST는 시작되었습니다.

FIRST는 로봇 그 이상입니다. 로봇은 학생들이 중요한 일상적인 스킬을 배우기 위한 수단이에요. 아이들은 종종 이 프로그램에게, 혹은 자기들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모르고 합류합니다. 하지만 첫번째 시즌이라도 끝내면 비젼과 자신감, 그리고 자신의 미래를 내가 창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을 가지고 떠나죠. -딘 케이먼

https://www.youtube.com/watch?v=i1QyM9WTF18&feature=youtu.be


FIRST Robotics Competition은 FIRST, FIRST LEGO League Jr., FIRST LEGO League, FIRST Tech Challenge로 나뉘는데요, 그 중 저희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FIRST Competition 중 샌디에고 지역 대회에 간 것입니다.


샌디에고 지역 뿐 만 아니라 LA, 오렌지 카운티는 물론 하와이, 텍사스, 네바다주에서도 참가했으며, 칠레, 네덜란드팀 포함 66개팀이 3팀씩이 한 조가 되어 2일동안 예선을 치르고 3일째 되는 날 결선을 치룹니다.


올해의 과제 #POWER_UP


https://www.youtube.com/watch?v=HZbdwYiCY74&feature=youtu.be


올해의 게임 방식입니다.


게임 룰은 매년 다르게 출제되며, 매 해 1월 4일에 공개가 되면 6주동안 로봇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때 로봇의 무게, 높이 등 기본적인 조건들이 주어진다고 합니다. 기한 내에 만들어진 로봇은 봉인되어 있다가 경기가 시작하는 당일에야 다시 로봇을 손볼 수 있습니다.

경기는 한 학교가 다른 학교들과 연합을 구성하는 팀 플레이입니다. 올해에는 세 학교가 하나의 연합을 구성했는데요, Judge Advisor인 Rick Segil에 의하면 예선전 8경기를 치르면서 1위부터 66위까지 순위를 매긴 후, 1위부터 함께 하고 싶은 학교를 고르는 방식으로 연합을 구성한다고 합니다.


혼자 하는게 아니야 #TEAMWORK

연합원들은 로봇의 역할을 분담하고 작전도 함께 짭니다.

실제로 경기를 보다보면 상대방의 진로를 방해하거나 Power Cube를 서로 뺏으려고 로봇들끼리 싸우기도 합니다. :) 이런 전략을 세우는 일은 동맹원들이 함께 해야 하는데요, 팀원들 간에도 의견 맞추기가 쉽지 않은데 생전 처음 보는 다른 학교 학생들과 함께 팀웍을 만들어야 합니다.


참고로 팀도 작은 회사처럼 운영됩니다.

위의 도표는 The Holy Cows의 조직도예요. Director 급 아래에 Manager 급이 있는데요,

Mechanical Design Manager와 Controls Manage는 Engineering 팀에, Community Development와 Finance는 Business팀입니다.


The Holy Cows 연합팀 우승. 그리고 반전.


Team 2659와 597과 함께 연합한 The Holy Cows, Team 1538은 이날 14전 전승으로 우승을 했습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샌디에고 예선전에서 우승한 로봇들의 기념 사진

경기가 끝나고 시상식이 있었습니다만 당연히 이 날의 주인공은 이 세 학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고, 그래서 시상식은 보지 않고 자리를 떴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날의 최고로 영예로운 상인 Regional Chairman's Award 는 66팀 중 10위의 성적을 거둔 Team 2485 (예선전 6승 2패, 본선전 2패)이 수상했습니다. 다른 곳도 아닌 Robotics Competition에서 말입니다!


본선 2패의 성적, 그러나 최고의 영예를 얻다_More than Robots

The Holy Cows는 2013년 전미 챔피언쉽을 보유한 팀으로 "Hall of Fame" Chairman's Award Winners(명예의 전당)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2013 FIRST Championship 대회에서 최고 영예상인 Chairman's Award를 수상한 The Holy Cows


https://www.youtube.com/watch?v=SKs0TCiBZG4


같은 고등학생임에도 The Holy Cows의 티셔츠를 얻었다며 친구들에게 의기양양하게 자랑하던 한 고등학생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 이 학생에게 The Holy Cows는 왠만한 아이돌급 이상인 팀이겠죠. 제 뒤에 앉아있던 다른 학교 학부모는 경기를 보며 '역시 The Holy Cows'라며 감탄을 하더라고요.

게다가 같은 연합이었던 Team 597 역시도 Hall of Fame에 올라온 팀이에요.

한 연합 내에 두 팀이 '영예의 전당'에 올라간 경력이 있는 팀이니만큼 이 연합의 우승 가능성을 높다고 생각했었을 것입니다.


자, 이렇게 강력한 두 팀이 경기에서 우승했음에도 Chairman's Award를 수상하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Judge Advisor인 Rick Regil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The Holy Cows가 우승한 것은 사실이고, 이는 우리도 예상했었다. 그래서 이 팀의 수상 여부에 대해 계속 고민한 것도 사실이다. 알다시피 경기에서 최종 우승을 했다. 허나 최근 이 팀은 너무 정체되어 있다. 경기 성적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만큼 중요한 것은 혁신성이다. 그들에게 자극이 필요하다.
Team 2485의 성적은 이들과 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작년에 비해 올해 눈부시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거기에 Outreach (Community Development) 측면에서 성과가 탁월하다. FRC에 처음 도전하려고 하는 루키팀들을 대상으로 오프 시즌 워크샵도 열고(The Holy Cows와 공동 주관), 3-8학년 학생들에게 여름 캠프도 열고 있다. 우리가 수상팀을 결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측면이 바로 이 Community Outreach이다. 즉, 얼마나 자신들의 재능을 지역 사회의 발전을 위해 기여했느냐는 FRC에서 고려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참가한 학생들 모두에게 FIRST는 단순히 로봇 기능 경연대회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켜주고 싶었다.

결국 이 Robotics Competition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설립자인 Dean Kamen의 말대로 More Than Robots, 바로 그것입니다.

To transform our culture by creating a world where science and technology are celebrated and where young people dream of becoming science and technology leaders.


이 문장은 FIRST의 Mission Statement입니다. Judge들이 어느 팀에 최고의 영예를 수여할지를 결정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바로 FIRST의 이 미션 선언문이 아니었을까..라는 추측을 감히 해 봅니다.


어려운 공식과 이론들로 상징되는 과학과 기술이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세상, 젊은이들이 과학기술 분야의 리더가 되는 꿈을 꾸는 그런 세상을 FIRST는 꿈꿉니다. 실력이 부족하지만 주변 커뮤니티에 기여도가 높은 팀과 실력은 충분하지만 상대적으로 정체되어 있는 두 팀 중, FIRST는 자신들의 미션에 더 적합한 팀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저는 과학/기술이 얼마나 발전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모두가 공유하는 가치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 FIRST가 배출한 로보틱스 과학자/엔지니어들은 로봇을 만들 때 이 점을 잊지 앉았으면 하는 설립자의 바램이 담긴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차가운 로봇이자만 이것을 만든 이들의 따뜻한 피가 흐르고 심장이 뛰는 그런 로봇, 생각만 해도 너무 멋집니다.


여러분들은 과연 FIRST의 의견에 동의하시는지요? 만약 동의하신다면, 여러분의 자녀가 The Holy Cows의 멤버라 가정하였을 때 이 결정에 납득할 수 있으시겠는지요?


2018년 3월 13일

ECHO


#FRC에서 한국팀을 만나게 될 수 있기를!


<전 세계 FRC Team 현황도>
<아메리카 대륙 FRC Team 현황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