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와파서당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픈옹달 Apr 08. 2024

난세의 시작

만화로 읽는 고전 :: 사마천의 사기 3강

주가 도읍을 낙양으로 옮긴 뒤를 동주라 하고, 
이때부터 춘추시대라 불렀다. 
시간이 흐르자 제후들은 주변과 다투며 자신의 세를 키워 나갔고, 
주나라는 힘과 영향력이 점점 작아졌다. 


은나라를 무너트리고 주나라의 천하를 이룬 무왕은 일찍 세상을 떠납니다. 어린 성왕이 임금의 자리를 물려 받아요. 무왕의 동생, 주공周公은 조카 성왕을 돕는다며 수도에 머물렀어요. 사람들은 주공이 조카를 몰아내고 임금이 되려는 욕심 때문이라고 수군댔습니다. 그렇지만 주공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공정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성왕을 도와 주나라의 기틀을 만듭니다.


주나라는 은나라를 몰아내는데 공을 세운 인물과, 주나라 왕실의 인물을 제후로 삼고 이들에게 나라를 떼어 주었어요. 대표적으로 강태공 여상에게 떼어준 제나라와 주공에게 떼어준 노나라가 있습니다. 이렇게 땅을 떼어 나라를 세워주는 것을 봉건封建이라고 해요. 주나라는 천명을 받은 천자天子의 나라로 다른 나라보다 더 높은 자리에 있었습니다. 제후들은 제 각기 나라를 다스렸지만 주나라에게 예를 갖춰야 했고, 주나라가 위험에 처하면 군대를 이끌고 달려와 도와야 했어요.


처음에는 이 봉건제도가 평화롭게 잘 운영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흘러 봉건제도도 낡고 무너지기 시작했어요. 그 시작은 주나라 왕실이 문제였습니다. 주나라의 10대 임금, 여왕은 폭군이었어요. 권력을 휘두르며 백성들의 입을 틀어막고자 했으나 결국 백성들의 저항에 멀리 달아나야 했습니다.


12대 임금, 유왕은 더했어요. 유왕은 포사라는 아름다운 여인을 매우 사랑했습니다. 문제는 포사가 잘 웃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한번은 봉화가 잘못 올라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제후들은 봉화를 보고 적군이 쳐들어왔다는 줄 알고 서둘러 군사를 이끌고 주나라로 달려왔어요. 헐레벌떡 달려왔는데 막상 도착하니 아무 일도 아닌 것입니다. 수 많은 병사들이 허탈해 하는 모습을 보고 포사가 방긋 웃음을 지었다고 해요. 이를 보고 유왕은 수시로 봉화를 올렸답니다. 포사의 웃음을 다시 보기 위해.


제후들 입장에서는 어떻겠어요. 처음이야 실수라고 하지만 거듭되니 이를 좋게 볼 리 없습니다. 봉화를 올려도 군사를 이끌고 달려오는 제후의 숫자가 점점 줄었어요. 그러다 정말로 주나라가 위태롭게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주나라는 봉화를 올렸으나, 정작 필요한 그 순간 주나라를 돕는 나라는 하나도 없었어요. 결국 주나라 유왕은 전쟁통에 목숨을 잃습니다.


주나라는 이후 힘을 잃고 결국 수도를 동쪽으로 옮겨야 했어요. 서쪽에 수도를 두었던 시대를 서주西周 동쪽에 수도를 두었던 시대를 동주東周라고 합니다. 수도를 옮겼다는 것 이외에도 큰 변화가 있었어요. 이제 제후들은 더 이상 주나라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본래는 주나라 아래에서 서로 평화롭게 지냈으나 이제는 제후들이 서로 다투는 시대가 되었어요. 이렇게 제후국들이 서로 다투는 시대를  '춘추시대'라고 해요. 




본래 제나라는 여러 제후국 가운데 강하고 튼튼한 나라였어요. 강태공 여상의 나라였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제나라 역시 시대가 흐르면서 어지러워지고 있었어요. 임금은 탐욕스러웠고, 권력에 취해 행동에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혼란 중에도 훌륭한 인물이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제나라에는 제나라 환공을 보좌한 관중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었어요.


사실 관중은 젊은 시절 별 볼일 없는 인물이었답니다. 하는 일마다 실패했어요. 장사도 잘 안되었고, 관직에 올랐으나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 친구가 늘 그 곁에 있었어요. 그의 이름은 포숙아, 그는 어린 시절부터 관중의 가장 가까운 친구였습니다. 포숙아는 사람들이 관중을 손가락질하며 놀려대는 때에도 관중 편을 들었어요. 관중이 때를 만나지 못해 그런 것이라며.


가까운 둘의 관계도 위기를 맞습니다. 관중은 공자 규를, 포숙은 공자 소백을 섬기고 있었어요. 무도한 제나라의 임금이 목숨을 잃고 제나라가 어지러운 가운데 공자 규와 공자 소백은 임금 자리를 두고 다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관중과 소백은 저마다 자신이 섬기는 인물을 임금을 만들기 위해 분투합니다. 관중은 소백을 암살하려 하기도 했어요. 몰래 활을 쏘아 소백을 맞힙니다. 그러나 화살은 깊이 박히지 않았고 소백은 거짓으로 죽은 채 합니다.


공자 규와 관중은 소백이 죽은 줄 알았어요. 이 틈에 공자 소백이 먼저 임금이 되니 그가 제나라 환공입니다. 환공은 임금이 되어 자신과 임금 자리를 다툰 규를 죽였고, 관중도 해치우고자 합니다. 그렇지만 이때 포숙아가 나섭니다. 관중을 살려주어야 한답니다. 그것뿐인가요. 관중을 재상으로 추천합니다. 환공은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자신을 죽이려던 자의 목숨을 살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그를 재상으로 삼으라니!


"주군께서 제나라만 다스리신다면 저희로 족하지만, 천하의 패자가 되기를 원하신다면 관중을 곁에 두어야 합니다." 포숙아의 말에 따라 환공은 관중을 풀어주고 그를 재상으로 삼습니다. 과연, 포숙아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관중은 빼어난 재상이 되어 제나라를 매우 부강하게 이끕니다. 먼 훗날 제갈량은 스스로를 관중과 악의에 견주기도 했어요. 관중은 훌륭한 재상이 되어 나라를 부강하게 이끄는 인물의 대명사가 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빼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관중에게 포숙아가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관중은 그저 옥에 갇혀 목숨을 잃었을 뿐입니다. 이런 까닭에 관중보다 관중을 알아본 포숙아를 칭찬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관중과 포숙아의 이야기에서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말이 만들어졌어요. 오늘날에도 친한 친구 사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제환공은 패자가 되어 천하에 위세를 떨쳤으나 관중이 세상을 떠나자 그 역시도 비참한 최후를 맞습니다. 신하들은 제 잇속에 관심이 많았고, 환공의 아들은 서로 임금 자리를 두고 다투었어요. 환공이 세상을 떠나자 또 제나라는 임금 자리를 두고 다투는 바람에 크게 혼란에 빠집니다. 환공의 시체는 장례를 치르지도 못하고 버려진 상태로 놓여 있을 정도였답니다.


관중 이후에도 제나라에는 훌륭한 재상이 있었어요. 바로 안영이라는 인물입니다. 그는 키가 작고 볼품없는 인물이었다고 해요. 그를 처음 만나는 사람은 안영을 무시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빼어난 지혜를 가지고 있던 안영을 당해낼 수 있는 사람은 없었어요. 안영은 마음이 곧은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최저라는 인물이 나라의 권력을 손에 쥐고 있었어요. 그의 권력이 어찌나 큰지 임금을 죽일 정도였습니다. 최저는 임금의 죽음을 슬퍼하는 자까지도 함께 죽였습니다. 그러나 안영은 아랑곳하지 않고 임금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최저도 함부로 그를 죽일 수 없었어요. 백성들이 안영을 크게 따랐기 때문입니다.




https://youtu.be/gfJOOReU2Us?si=DPg7qtbj5lAnPFV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