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어떻게 상대를 가르치고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간혹 제게 자신의 대화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물어오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면 저는 공유 가능한 선에서 실제 대화를 보내달라고 요청하고 개별 피드백을 드려요.
그런데 피드백을 받기 전에 따로 연락을 해오시는 경우가 있어요. '제가 평소엔 안 그런데 이번엔 상황이 이러저러해서 이례적으로 그렇게 말한 거였어요' 등등 왜 그랬는지 부연설명하시는 거죠. 자기도 이러면 안 되는 걸 안다고요.
혹독한 피드백을 요청하는 고객도 있습니다. 자신은 '매운맛'으로 해달라고요. 이런 분들이 피드백을 받곤 의외란 듯이 이렇게 말합니다.
어? 혼내지 않네요?
맞아요. 비폭력대화의 관점에선 설사 문제가 있어보이는 대화도 일방적으로 잘못했다고 지적하지 않습니다. 다만 왜 그렇게 말했을지 추측하고 공감합니다. 그리고 원하는 것을 다르게 표현할 대안을 제시하죠.
왜 그러냐고요? 공감이 옳고, 우리가 마땅히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기 때문이라서요?! 아닙니다. 비폭력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 책의 수식어처럼 '그게 효과가 있으니까요(It works)'. 뒤집어 말해, 겁주고 혼내고 좌절시키면 그 어떤 이야기도 도움이 안 됩니다. 무언가를 실행할 에너지도 바닥나고 말지요.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누군가를 독하게 가르쳐주고 때로 벌하고 싶으신가요? 그 목적이 상대에게 중요한 걸 알려주고, 바로잡기 위해서라고요?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방법을 잠시 내려놓아주세요. 그리고 부모님이나 선생님이나 상사가 우리에게 그렇게 했을 때를 떠올려 보세요. 우린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달라졌나요. 입장을 바꿔보니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지요?
우리는 안전할 때, 누군가 우리가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기다려줬을 때, 너는 해낼 수 있을 거라고 혹은 해내지 못해도 괜찮다고 믿어줄 때 성장합니다. 회복되고 나아지죠.
우리가 바다에서 노를 젓고 있다고 상상해볼까요? 바다가 일단 잔잔하고 평화로워야 배가 앞으로 나아갑니다. 풍랑 속에선 그저 생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릴 뿐 여기가 어디인지, 어디로 나가야하는지 정신을 차릴 수 없겠지요. 마찬가지로 우리가 정서적으로 안정적일 때 비로소 배우고, 시도하고,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나 아이들, 학생들도 마찬가지 일 거예요. 안온한 정서의 바다에서 비로소 학습과 도전의 배가 나아갈 수 있어요.
누군가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잘못을 지적하거나 분석하지 말고 우선 눈높이를 맞춰 고민해 주세요.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지, 원하는 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는지 함께 찾아요. 아니 그게 어렵다면 그저 곁에 있어만 주세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금명이 아빠처럼 누군가 '내가 뒤에 있어. 수틀리면 빠꾸'를 읊조려준다고 상상해 보세요. 얼마나 든든한가요?
이런 노력을 거듭하는 사이, 변화시키고 싶었던 대상보다 먼저 여러분 자신이 달라질 거예요. 효과가 있어요(It 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