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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손녀를 위한 편지

아들과 며느리에게

by 마음 자서전

애린이를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몇 자 적어본다.

애린이가 ADHD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걱정이 들었지. 나는 여러 가지 책을 읽었다. 너희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될까 해서다.

ADHD란 애린이 뇌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자라가는 과정이더구나.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산만하고, 충동적이고, 감정이 요동치는 건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주의력과 감정조절을 담당하는 뇌의 발달 속도가 조금 느려서 그렇다는구나. 마치 또래보다 키가 조금 늦게 크는 아이처럼 말이다.


애린이를 도우려면 이렇게 하는 게 좋다더구나.

1) 아이를 탓하지 말고, 이해하는 데서 출발하라

애린이가 할 일을 자꾸 까먹고, 감정이 확 올라가거나, 집중이 흐트러지는 건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뇌의 브레이크가 약해서 그런 거라더라.

그러니 “왜 그래?”라는 말보다

‘지금 애린이 뇌가 힘들어하는 중이구나’하고 이해해 주는 게 아이에게 큰 힘이 된단다.

2) 애린이가 조금 느린 속도로 자란다고 생각하라

전문가 말로는 ADHD 아이는 자기조절, 감정관리 같은 부분이 또래보다 2~3년 느릴 수 있다더구나. 애린이가 12살이면, 감정은 8~9살 수준이라 여기는 게 마음이 한결 편해질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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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규칙과 환경을 ‘쉽게’ 만들어 주라

* 할 일은 말로만 하지 말고 글과 그림으로 적어두기

* 하루 일정은 미리 알려주기

* 방과 책상은 가능한 한 단순하게 정리해 두기

* "공부해!", “숙제해!”라는 말보다 짧은 시간이라도 함께 하는 방식이 낫다더라.

* 움직임(꼼지락)은 어느 정도 허용해도 괜찮다.

이런 작은 보살핌이 애린이 뇌에 큰 도움을 준다더라.


4) 잘한 점을 찾아 칭찬해주라

ADHD 아이들은 날마다 작게 실패하는 경험이 많아서 자존감이 쉽게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하루에 단 한 가지라도 “애린아, 이건 정말 잘했구나” 하고 칭찬해 주는 게 약보다 더 큰 힘이 될 때도 있다더라.


5) 부모도 지치지 말아야 한다

ADHD 아이를 키우는 건 정말 쉽지 않지. 너희가 힘들고 지칠 때가 있으면 그건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서로 도우며 가야 한다는 것도 전문가 조언이다.


6) 영양 관리에도 신경을 써라.
가능한 인스탄트 식품을 삼가고, 음식을 통해 비타민 B, C, D, E와 오메가3, 6, 마그네슘을 섭취하는 게 좋단다. 이들 영양소는 뇌에 필수적이란다. 식품으로 섭취하려면 시금치, 녹색 채소, 당근, 토마토, 고구마, 바나나, 통곡물, 블루베리류, 해조류, 견과류, 달걀, 유제품, 생선, 닭고기, 붉은 고기 등이다.


내가 이렇게 쓰는 이유는 애린이가 사랑을 받으며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크다. 또 너희 부부가 힘든 일도 서로 돕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야.

애린이는 참 밝고 따뜻한 아이라고 생각해! 집중이 조금 어려운 대신 마음이 깊고 상상력이 뛰어난 아이더구나. 그건 ADHD 아이들이 가진 좋은 강점 중 하나라고 본다.

우리가 조금만 방식과 시각을 바꿔서 지켜봐 준다면, 애린이는 자기만의 속도로, 자기만의 빛을 내며 아름답게 자라날 거라 나는 믿는다.


늘 응원하고, 사랑한다.

사랑하는 애린이의 할아버지로부터.

아래는 애린이가 ADHD란 소식을 듣고 그동안 내가 읽었던 책들이다.


1. Graig A. Everett • Sandra Volgy Everett, 《ADHD 가족치료》, 김동일 옮김. 학지사. 2006.

2. Mark Hyman M.D, 《ADHD 우울증 치매 이렇게 고쳐라》, 이재석 옮김. 정말중요한. 2023.

3. Nadeau, K. G. 외. 공저, 《ADHD 소녀들 이해하기》, 박경순 외 공역. 학지사. 2023.

4. Russell A. Barkley, 《ADHD 아동을 향상시키는 12가지 원칙》, 김봉석 옮김. 군자출판사. 2023.

5. Susan Ashley, 《ADHD 아동을 위한 1,000가지 베스트 팁》, 장은진 외 공역, 학지사. 2023.

6. 신윤미, 《ADHD 우리 아이 어떻게 키워야 할까》. 웅진지식하우스. 2022

7. 신지수, 《나는 오늘 나에게 ADHD라는 이름을 주었다》. 휴머니스트출판. 2021.

8. 황희성, 《아무도 모르는 나의 ADHD》. 어깨위망원경.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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