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빠가 월급을 현찰로 뽑아 엄마에게 주는 모습을 보며 아이가 갑자기 “나도 돈 벌고 싶다!” 고 하였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냐고 해서 옳타구나 잘 됐다! 하며 집안일을 하면 돈 벌수 있다고 했다. 돌아오는 만6세 생일날 계약서를 쓰자! 얼집 큰행님이고 내년에 학교 가니 경제교육을 시작해도 좋지. 집안일 중에 자기가 할 수 있는걸 가늠해 본다. 신발 정리, 수저 놓기, 책 정리하기, 엄마 도와주기, 청소하기, 심부름 갔다오기 등등 몇가지 리스트를 쫙 뽑더니 아이가 말한다.
“그럼 조금 어려운 일을 하면 돈을 더 받을 수 있겠네요?”
이 눔 봐라. 머리 대굴대굴 굴리는 소리가 들리네.
2. 마침 어린이집에서 장보기 체험을 한다고 장 리스트랑 오천원을 가져오라고 했다. 잘 됐다. 계산을 잘 해야지 마트에 갈 수 있어. 물건 몇개와 현금 5천원과 천원짜리 5개, 만원을 책상에 펼쳐놓고 돈계산 하는걸 연습했다.
“엄마가 00이 한테 크래파스 2천원을 사려고 5천원을 냈어. 그럼 얼마를 거슬러 줘야해?”
처음에는 큰 숫자의 지폐에 우왕좌왕 하더니 몇 번 반복하자 제법 계산해낸다. 오호, 그렇다면 좀 더 어렵게.
“엄마가 용돈 만원을 줬어. 00이 가진 천원을 더하면 얼마를 가지고 있는 거야?”
“음…천만원?”
응?! 빵 터진 엄빠. 천만원이면 좋겠다. 아이는 자신이 틀린 것에 대해 용납이 안되는지 울고불고 난리. 어린이집 안가겠다 난리. 자기는 계산 못하니 마트 못 간다 난리.
3. 결국 마트에 다녀와 사온 물품을 펼쳐 놓는다. 두부, 요거트, 포키. 요즘 5천원으로 뭘 살까 싶어 목록에 세 개를 썼는데 제법 두부 크기도 고민하고 요거트도 여러개 놓고 고민했단다. 그런데 영수증을 보니 6천원…. 마이너스잖아? 엥? 선생님이 천원 보태서 샀단다. 엥? 5천원 안에서 물건 하나를 포기하고 거스름돈을 가져와야 경제교육 아닌가? 아이가 속상할까봐 돈을 보탰다는 선샘님. 아, 어렵구만. 마이너스 통장에 대해 알려줘?
4. 지구에서 자립하는 한 인간으로 키워내기 위해 우리 부부가 중요하게 여기는 건 경제교육과 환경교육. 아…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니 갈 길이 멀고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