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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걸까

by 작가 정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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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내 모든 삶의 목적은 결혼과 가정에 맞춰져 있다. 안전한 가정을 꾸리는 것. 그게 내 전부다. 내가 가정에서 해야 할 첫 번째 역할은 안전한 외벽을 두르는 것이다. 그것은 모든 것에 있어서의 일관성을 말하는데, 가정의 구성원을 향한 나의 사랑은 물론이거니와 나의 체력, 감정 상태,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경제적 능력의 일관성이다. 앞 두 가지는 내가 조금만 노력하고 의지대로 행동해도 유지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경제적 능력은 내가 갖고 싶어도 갖기 어려운 것이라 요즘 고민이 많다. 무거운 부담감을 견딜 수 없다기보다 진전이 나지 않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답답함이랄까.



아직 가능성을 만들지 못했음에도 '워라밸'부터 찾으려 했던 지난 9개월의 나 자신이 한심스럽다. 물론 지난 시간에도 그만한 사연이 존재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지금껏 했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지도 않고 가능성이 있네 없네, 떠들었던 것이다. 당분간은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해보고 그럼에도 상승세가 없는지 지켜볼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 방향으론 답이 없는 것이다.



일은 그렇게 일단 부딪혀 보기로 하고, 남는 고민이 한 가지 있다. '10년 후에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돈은 돈이고, 그 10년의 시간 동안 나도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나는 '최소한의 나'만 있으면 된다. 적어도 나는 이런 사람이 돼 있어야 한다, 같은 것. 그것은 잘 풀리지 않은 숙제였다. 지금까지 생각하기로 나는 '영향력 있는 스피커'가 되고 싶은 듯하다. 어느 한 가지에 영향력 있는 사람. 그 분야가 무엇인지 나도 모르겠다. 일단 블로그든 유튜브든 키운다는 것인데, 지금으로썬 블로그가 유력하다. 만약 블로그라 했을 때, 어떤 분야의 스피커를 말하는 것일까. 글쓰기, 책, 블로그 수익화 등이 당장 떠오른다. 그것이 확실하게 정해져야 앞으로 10년간의 일관된 방향이 정해지고, 최소한 나는 이것 하나만큼 놓지 않는다면 나의 10년은 의미 있는 시간으로 채워지는 것이다. 나머지가 다 돈버는 데 시간을 쓰이더라도.



앞으로 10년간 진정 차곡히 누적시키고 싶은 것은 글쓰기와 책리뷰이다. 주 1회 정도만 그것을 쓰는 데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면 한 주를 잘 보냈다는 삶의 만족감으로 나를 지탱할 수 있을 듯하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나'의 목소리를 꾸준히 내는 것이다. 그게 내가 바라는 10년 후의 모습이 아닐까. 그런 꾸준함으로 10년 뒤 내가 쓰는 것들의 영향력이 생긴다면 나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이게 내 방향성이라고 결론내려도 될 것 같다.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저 멀리 실낱 같은 빛줄기를 발견한 듯한 기분이다. 하루 내내 무겁게 내려앉아 있던 답답함이 조금은 씻겨 내려갔다.



-2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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