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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rae Sep 01. 2023

치앙마이의 물가가 주는 편안함



 치앙마이의 체감물가는 서울의 절반 수준이에요. 물가가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치앙마이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가 물가마저 저렴하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르겠어요. 그 저렴한 물가라는 게 사람의 마음을 참 편안하게 해요. 오랫동안 앓아왔던 불안장애가 모두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

 방콕에서는 더 많은 일들을 벌여서 더 큰 목표를 향해 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면 치앙마이에서는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감사한 삶이구나라는 생각을 매일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치앙마이로 온 후 일적인 성취도 더욱더 커지고 있다는 것. 치앙마이라서 안심이구나 다행이구나 ⠀

 감사한 일이구나 매일 생각합니다.⠀

 *⠀

 치앙마이로 돌아와서 보낸 지난 사십여 일 동안 제가 집세를 제외하고 쓴 돈이 23000바트 정도 되는데 한화로 하면 90만 원이 조금 안 되는 돈이에요.⠀

 물론 제가 요즘엔 집에서 일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돈을 쓸 일이 많이 없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치앙마이의 물가를 생각하면 정말 특별한 소비패턴을 가진 것이 아니면 큰돈을 지출하는 것도 힘들어요.⠀

 숨만 쉬어도 돈이 술술술 빠져나가는 방콕과는 좀 다르죠.⠀

 *⠀

 그런데 이 저렴한 물가라는 건 그리 크지 않은 인건비로 자신의 노동력을 기꺼이 제공해 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저는 늘 태국사람들만 보면 고마운 마음입니다. ⠀

 *⠀

 오늘은 오랜만에 Cafe de sot에 왔어요. 작년에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 산티탐의 정원카페. 산티탐에서 지낼 때 눈만 뜨면 친구들과 모이는 아지트였던 곳.⠀

 Cafe de sot은 최근 주인이 바뀌면서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석을 더 늘리고 정원을 조망할 수 있는 야외석도 더 멋지게 꾸며놨어요. 그러면서 커피값도 올렸는데 겨우 5바트 올려서 이제는 아메리카노 한잔에 35바트 정도 하네요.⠀

 *⠀

 치앙마이가 아니라면 전 세계 어디에서 한화 1300원 정도 되는 돈으로 이렇게 멋진 정원을 조망하면서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을까요? 치앙마이에서 보내는 매 순간이 그저 감사함의 연속입니다. 만나면 만날수록 좋아졌던 그 사람처럼 지내면 지낼수록 치앙마이가 더 좋아집니다. ⠀

 숲으로 쏟아지는 스콜처럼 별안간 행복해지는 나날들. 고마워요, 치앙마이. 비로소

 안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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