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의 체감물가는 서울의 절반 수준이에요. 물가가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치앙마이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가 물가마저 저렴하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르겠어요. 그 저렴한 물가라는 게 사람의 마음을 참 편안하게 해요. 오랫동안 앓아왔던 불안장애가 모두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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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는 더 많은 일들을 벌여서 더 큰 목표를 향해 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면 치앙마이에서는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감사한 삶이구나라는 생각을 매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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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중요한 건 치앙마이로 온 후 일적인 성취도 더욱더 커지고 있다는 것. 치앙마이라서 안심이구나 다행이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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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한 일이구나 매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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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로 돌아와서 보낸 지난 사십여 일 동안 제가 집세를 제외하고 쓴 돈이 23000바트 정도 되는데 한화로 하면 90만 원이 조금 안 되는 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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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제가 요즘엔 집에서 일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돈을 쓸 일이 많이 없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치앙마이의 물가를 생각하면 정말 특별한 소비패턴을 가진 것이 아니면 큰돈을 지출하는 것도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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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만 쉬어도 돈이 술술술 빠져나가는 방콕과는 좀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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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저렴한 물가라는 건 그리 크지 않은 인건비로 자신의 노동력을 기꺼이 제공해 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저는 늘 태국사람들만 보면 고마운 마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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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랜만에 Cafe de sot에 왔어요. 작년에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 산티탐의 정원카페. 산티탐에서 지낼 때 눈만 뜨면 친구들과 모이는 아지트였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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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de sot은 최근 주인이 바뀌면서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석을 더 늘리고 정원을 조망할 수 있는 야외석도 더 멋지게 꾸며놨어요. 그러면서 커피값도 올렸는데 겨우 5바트 올려서 이제는 아메리카노 한잔에 35바트 정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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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가 아니라면 전 세계 어디에서 한화 1300원 정도 되는 돈으로 이렇게 멋진 정원을 조망하면서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을까요? 치앙마이에서 보내는 매 순간이 그저 감사함의 연속입니다. 만나면 만날수록 좋아졌던 그 사람처럼 지내면 지낼수록 치앙마이가 더 좋아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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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쏟아지는 스콜처럼 별안간 행복해지는 나날들. 고마워요, 치앙마이. 비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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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