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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좋은 습관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란다

독서는 처음이지?

by 에밀


 책을 읽어도 당장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게 처음엔 답답했다.

 이렇게 매일 읽는데 왜 나는 여전히 비슷할까.

 언젠가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좋은 변화는 항상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에디슨』의 전기를 읽던 날, 이런 문장을 밑줄쳤다.

 “천재란, 한 번의 번쩍임이 아니라 꾸준한 실험의 결과다.”

 그 말이 내 마음을 오래 붙잡았다.

 책을 읽는 일도 그렇다.

 어제의 한 페이지, 오늘의 한 문장이 쌓여

 내 사고의 패턴과 말의 방향을 조금씩 바꿔간다.

 겉으론 변하지 않아 보여도,

 안에서는 무언가가 계속 자라고 있다.


 나는 가끔 그런 순간을 느낀다.

 누군가의 말에 예전 같으면 바로 반박했을 텐데,

 이제는 한 박자 쉬고 듣게 된다.

 책이 가르친 건 그런 ‘작은 멈춤’이었다.

 그건 내가 의식적으로 만든 변화가 아니다.

 그저 읽고, 생각하고, 조금씩 다르게 바라보며

 조용히 몸에 새겨진 습관이다.


 『성장하는 인간』의 저자 캐럴 드웩은 이렇게 말했다.

 “성장은 조용히 일어나지만, 멈추지 않는다.”

 나는 그 말을 믿는다.

 읽기만 하는 날에도, 아무것도 남지 않은 날에도

 무언가 내 안에서 자라고 있다.

 그건 눈에 보이지 않아도 분명한 진실이다.


 좋은 습관은 보여주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그건 삶의 바닥에 스며드는 리듬이다.

 마치 나무의 뿌리처럼, 보이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

 습관이란 결국 보이지 않게 단단해지는 마음의 근육이다.


 나는 이제 변화를 재지 않는다.

 책을 읽고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도 괜찮다.

 왜냐하면 이미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조금씩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는 늘 조용히 찾아온다.

 그리고 언젠가, 그 조용함이 삶 전체를 바꿔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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