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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감성아빠 Aug 22. 2017

아빠, 육아는 보상을 위한 일이 아니잖아요

육아를 일로 생각하는 아빠에게

최근 많은 부모가 육아를 일과 같다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퇴근 후에 육아 출근을 한다고 말하기도 하죠.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도 모자라는 가정에서 왜 회사에서 일하는 것과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인지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죠.

한 명의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세상의 어떤 일보다 어렵고 힘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행복이지만, 때로는 그 안에서 고통도 함께 따르지요.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고통이라고 생각하는 시간보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시간이 더욱 많아요. 아이가 미소 짓고 나를 보고 환하게 웃어주는 그 시간은 고통을 모두 씻어버리잖아요.

육아를 대가를 바라는 일로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우리 부모가 나를 키울 때 일처럼 업무 수행하듯이 돌봤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부모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한 사람을 성장시키는 중요한 존재이고 육아는 세상의 어떤 일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육아는 어떤 인정이나 보상이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지요. 그래서 육아를 일처럼 생각하는 것일까요? 게다가 우리는 처음부터 아빠가 아니었잖아요. 아이와 함께 지내는 방법을 몰라서 일수도 있고, 알지만 실천을 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육아가 어렵고 아이와 ‘관계 맺기’ 어려운 아빠에게 아이와 교감하기 위한 실천 방법 소개해보겠습니다.


아이와 지내는 시간은 올곧이 아이에게만 집중하자.

집에만 일찍 온다고 아이와 같은 공간에 있다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닙니다. 아빠가 아이가 노는 모습을 그저 보고만 있는 것이 아닌지, 아이에게 집중해서 진심으로 함께 놀고 있는지 한번 뒤돌아보았으면 해요. 간혹 ‘아이와 지내는 시간이 많은데 아이와 친해지기가 어렵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하지만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그분은 아이의 옆에만 있었더라고요. 같은 시간과 공간에 있지만, 아이와 공감을 하거나 소통을 하려는 태도를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아이는 아빠가 옆에 있어 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아빠와 놀이를 통해서 ‘관계 맺기’를 하는 것입니다. 가장 가까운 존재인 부모와 일상적이고 단순한 놀이를 통해서 애착을 형성하지요. 부모와의 애착 정도가 좋으면 아이의 사회성 또한 좋아지게 돼요. 아이와 소통하려는 아빠의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아이를 감시하면서 보고만 있지 말고, 1분이라도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만 해도 아이와 지내는 시간은 더욱 풍요로워질 거예요. 아이가 말을 못 한다면 아이의 손짓, 몸짓, 표정에 한 번 집중해보고 아빠가 적극적인 반응을 해주세요.


미션을 정해서 하루에 한가지만이라도 충실히 하자 

저와 같은 직장인에게 직장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는 한 정시퇴근이 보장되지는 않지요. 야근이나 주말 근무를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잖아요. 그래서 아이와 오늘 할 미션을 미리 정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어쩌다 한번 시간은 내지만 아이와의 약속이 자꾸 뒤로 밀린다면 아빠 자신이 한 가지 미션을 정하고 그것을 지키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의 목욕은 아빠가 무조건 담당하거나, 아이와 맨몸놀이 또는 간단히 풍선 놀이를 하는 것도 좋아요. 아빠가 아이 손톱과 발톱을 깎아주는 것도 괜찮아요. 만약 평일에는 정말 어렵다면 주말 동안은 꼭 아이와 단둘이서 산책을 하거나 가까운 공원이나 동물원에 함께 나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독박육아로 지친 엄마에게 주말이라도 잠깐의 휴식 시간을 주고 아빠가 아이와 단둘이서 데이트를 마음껏 즐겨보도록 해요. 아이는 아빠와의 그 짧은 시간을 소중하게 간직할 겁니다.


하루 10분, 온전히 아이의 속도와 기분에 맞춰보자 

하루에 10분 만이라도 아빠의 기분이 아닌 아이의 기분에 맞춰보세요. 우리 아빠들은 회사에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잖아요. 그래서 직장에 다니는 아빠는 매일 피곤함에 찌들어 있어 육아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한번 생각해보세요. 내 아이와 하루에 10분을 보내는 시간은 사실 24시간, 1,440분 중에서 아이와 보내는 10분은 전혀 길지 않아요. 만약 10분도 어렵다면 3분, 5분, 10분, 20분으로 점점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늘려가는 것은 어떨까요. 이 10분 동안에는 절대로 아빠가 원하는 데로 아빠의 기분에 맞추지 말고 온전하게 아이의 속도와 기분에 맞춰주세요. 

일단 시도하고 나면 그 10분으로 아이가 아빠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것을 경험할 것이고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질 것입니다. 아빠가 아이와 보내는 10분의 짧은 시간은 강력한 효과를 불러온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유아발달을 위한 부모 역할과 부모 교육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유아의 언어발달과 사회 정서적 발달은 아빠의 양육 태도와 연관성이 크다고 보고되었어요. 특히 아빠의 양육 참여는 양적인 확대보다 질적인 수준이 영향을 준다고 해요. 즉, 아빠가 아이와 짧은 시간이라도 꾸준히 밀도 높은 활동을 할 때 아이와의 적극적인 상호작용과 교감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빠가 아이와 공감하고 소통을 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마세요.


육아에 둔감한 남편에게 관심의 씨앗을 심어주세요.

우리 부모는 모두 육아가 처음이잖아요. 엄마는 임신과 출산을 통해서 본능적으로 아빠보다 아이를 키우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어요. 반면, 아빠는 그렇지 않아요. 그러므로 아빠가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꾸준하게 만들어 주어야 해요. 그렇기 위해서는 아빠에게 아이를 돌볼 기회를 많이 주세요. 남편이 아이를 돌보는 것이 처음에는 썩 마음에 들지 않을지라도 육아에 참여하는 시간과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지속해서 만들어 주세요. 그렇게 해야 아빠도 육아의 어려움을 알 수 있고, 아이와 어떻게 교감하고 소통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어요.

아빠는 대체로 아이의 심리상태와 상황을 인식하는 것이 엄마보다 둔감하죠. 그러므로 아내가 남편에게 아이에게서 일어난 일과 아이의 변화와 상태에 대해서 매일 이야기 해주세요. 그러면 아빠가 바쁘더라도 내 아이에 대해서 알아 갈 수 있고 아이에게 꾸준한 관심이 생기게 돼요. 그리고 육아에 참여하는 남편이 서툴더라고 질책하지 말고 끝까지 지켜봐 주고 진심이 담긴 칭찬을 해주세요. 그러면 아빠가 아이와 지내는 시간을 어느 순간 즐기고 있을 겁니다.


아이들이 아빠를 찾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지금은 "아빠, 놀아주세요."를 입에 달고 있지만, 어느새 아빠가 말을 걸어도 외면할 시간이 올 거예요. 아이들이 커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지금부터 아이와 함께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도록 아빠가 먼저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마세요.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익숙해지고 함께 웃고, 즐기고, 아빠 육아가 주는 효과를 경험하고 느낀다면 내일은 더욱 육아가 편하고 행복해질 것입니다.

아이는 아빠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리고 생각하는 대로 성장한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위 글은 보건복지부 <아빠 육아 상담소>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naver.me/5U82aF4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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