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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untie J Aug 09. 2021

인어공주! 지구를 부탁해!

1. 

“용왕 폐하! 어제 호주 북동부에서 마지막까지 견디던 산호초 군락이 완전히 붕괴돼 거주하던 해양생물들이

집을 잃고 바다를 떠돌고 있다고 합니다.”  

  

브리핑은 해야 하는데 머리는 간지럽고, 이 다리, 저 다리 번갈아 긁느라 바쁜 문어 장관. 3개월 전 원인모를

전염병이 바다 곳곳에 퍼졌는데 그때 생긴 피부병이 아직 낫질 않아 고생이다. 문어 장관의 보고가 끝나자 넙치 장관의 보고가 시작됐다. 그런데 어째 주둥이를 벌리는 모습이 영 시원치가 않다. 넙치 장관은 며칠 전 아가미에 낀 비닐 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는데 그 상처가 아물지 않아 주둥이를 벌릴 때마다 통증이 온다.       


“그리..고 아..이슬란드 쪽에선 해수면 온도가 떨어지질 않..아.. 대구 떼가 이주를 허락...해  달..라..며 긴급

서한..을 보냈습니다.”     

“어제는 이 쪽 바다, 오늘은 저쪽 바다. 도대체 문제가 없는 바다가 없군. 그럼 대구들이 이동할 경우 주거지 확보는 가능한 건가요?”    

“저.. 그게.. 아...직 적당..한.. 지역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구 무리는 찬.. 바.다.로 이동을 해야 하.는데 이미 다.른 지역도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 있는 상.태라..” 

“그걸 내가 몰라서 물었겠습니까! 저도 문제는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대책을 말해주셔야죠!! 대책을!!!”     


며칠 전 해양 산성화로 늘어난 노무라 입깃 해파리와의 전투에서 상처를 입은 용왕은 하필 회의 전에 꼬리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까지 각오하라는 말을 주치의에게 들었다. 어디 하나 성한 곳 없는 용궁 식구들 모습에 우울한데 회의에서 나온 안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더 우울하고 답 없는 소식들만 가득이다.       


“아!! 어찌 남아있는 바다가 없단 말인가.. 지구 표면의 70프로가 바다인데 이 넓은 곳 어디라도 우리 해양생물들이 맘 놓고 살 수 있는 곳이 없단 말인가!! 이대로라면 우리 모두 멸종하는 것 말곤 방법이 없는데 이를 어찌해야 한 단 말인가..”    

  

용왕의 탄식은 깊어지고 장관들은 어쩔 줄 몰라 모두 머리만 조아릴 뿐 그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그중 가장 똑똑하다는 돌고래 장관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폐하. 말씀하셨듯이 이대로 몇 해 뒤면 우리 모두 멸종하게 될 겁니다. 지금은 수단과 방법을 가릴 때가 아닙니다. 바다 오염의 80%는 육지의 인간에게서 비롯된 바, 어떻게든 이 상황을 육지에 알리고 바다를 오염시키는 모든 원인을 적극적으로 차단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겠소?”

“육지의 오염 물질을 더 이상 바다로 흘려보내지 못하게 해야지요. 그리고 탄소배출도 적극적으로 줄여 바다 산성화도 막아야 하고요.”    

“그걸 누가 모른단 말입니까? 그러니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폐하! 육지의 인간들을 만나야 합니다. 결국 육지에서 바뀌지 않으면 바닷속에서 아무리 노력을 해도 상황은 나아지질 않을 겁니다. 바닷속 곳곳의 사정이 어떤지 모르는 인간들에게 처참한 이곳의 상황을 알리고 육지에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면 해양 생물 중 인간들과 대화할 수 있는,. 인어 공주님, 인어공주님들을 올려 보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음... 공주들을 올려 보내자.... 하....”    


용왕은 한 번도 바다 위로 나가보지 않은 인어공주들을 인간들에게 노출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고민에 빠졌다. 만약 인간들을 만나다 공주들이 위험에 빠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그리고 과연 인간들이 인어공주의 말을 듣고 해결책을 내놓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공주들을 올려 보내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금 이 상태에선 공주들은 물론 바닷속 어느 누구도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결국 용왕은 인어공주 6명의 용감함과 지혜로움을 믿어보기로 했다. 


“어서 공주들이 바다 위로 나갈 수 있도록 일을 진행합시다!”     


2. 

 똘똘하고 용감한 인어공주들의 교육은 할머니 인어가 담당하고 있었다. 할머니 인어는 신비로운 색의 굴 껍데기로 꼬리 장식하기를 좋아했다. 그러나 바닷물이 점점 산성화 되자 굴과 전복, 조개류 등의 껍데기가 제대로 자라지 못해 더 이상 장식할 껍데기를 찾을 수가 없어졌다. 물론 껍데기가 있다 해도 할머니 인어는 더 이상 꼬리 장식으로 시간을 보낼 순 없었다. 이미 몇 해 전부터 용궁 병원의 병상이 바다 곳곳에서 상처를 입고 병든 물고기들로 가득 차 늙은 할머니 인어까지 일손을 보태야 했기 때문이다. 바다의 변화는 할머니 인어의 생활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할머니 인어는 6명의 공주들을 육지로 올려 보내라는 용왕의 말에 처음엔 반대했다. 인어공주들이 아무리 용감하고 똑똑하다지만 이렇게 바다를 망가뜨리고 있는 예의 없고 잔인한 인간들과 만나게 하는 건 아무래도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어느 누구도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하고 있는 바다를 살리려면 아무리 소중한 공주들이라도 보내야만 했다.        


할머니 인어는 공주들을 불러 모아 상황을 설명했다. 6명의 인어공주들은 바다를 위해서라면 어디라도 가겠다며 오히려 걱정하는 할머니를 다독였다.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 할머니 인어는 용궁의 대신들과 공주들이 육지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을 결정하고 모든 채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장 마지막까지 해결되지 못한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 인어 공주가 인간을 만나려면 육지로 걸어 나가야 하는데 인어공주 누구도 다리가 없었다. 인간의 다리를 갖는 방법을 알고 있는 무시무시한 바다 마녀! 누군가는 마녀를 만나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사악한 마녀에게 전염병과 전투로 성한 곳이 없는 용궁의 신하들을, 인어 공주들을 보낼 수는 없었다. 할머니 인어는 바다를 살리기 위해서 자신이 바다마녀를 만나 담판을 짓기로 했다.        


바다마녀의 집도 다른 물고기들의 집처럼 죽은 산호초와 해파리 떼에 둘러싸여 폐허로 변해 가고 있었다. 그리고 바다마녀 역시 오염된 물 때문에 피부병을 앓고 있어 안 그래도 흉측한 얼굴이 더 기괴해 보였다. 할머니가 찾아온 이유를 이미 알고 있는 바다마녀는 오히려 할머니 인어를 반기며 말을 건넸다.       


“잘 오셨우. 제발 누구라도 올려 보내서 하루라도 빨리 좀 살게 해 주쇼.”    

“댁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인 모양이구려. 그럼 어서 약이나 주시지.”  


바다마녀는 약을 꺼내면서도 목 뒤가 가려워 연신 긁어대고 있다.     


“공주들이 바닷가에 도착하면 꼬리에 이 약을 뿌리라고 하세요. 인간의 다리로 변하면서 약간 통증이 있긴 한데 그래도 견딜 만할 거예요. 그리고 반드시 명심할 건, 약효는 3일! 3일이 지나면 효과가 사라져요. 그러니 3일이 되기 전에 다시 바다로 와야 해요. 만약 바다로 들어오지 않고 3일이 지나면 어느 누구든 물거품으로 변할 겁니다.”        

“하.... 그럼 3일이 지나면 죽는다는 건가?”    

“네. 반드시 기억하게 하세요. 그리고.... 혹시 그 용궁 병원에서 쓰는 피부연고를 좀 구할 수 있을까요? 간지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3. 

첫째 인어공주는 비장한 마음으로 바다 위로 올라갈 준비를 했다. 대신들에게 바다 위로 올라가는 길에 닥칠 수 있는 위험에 대처하는 법과 혹시라도 있을 해파리의 공격에 대비해 무기를 다루는 방법도 배웠다. 그리고 할머니 인어와 대신들이 준비한 바다 주머니도 건네받았다.     


“인간들을 만나면 바다 주머니를 열거라. 절대 먼저 열어보지 말고”     


첫째는 꼭 바다 위로 올라가 인간들에게 주머니를 전달하고 바다를 구하고야 말리라 다짐했다.

드디어 바다 위로 올라가는 날. 동생 인어공주들은 모두 언니를 배웅하며 승리를 기원했다. 첫째는 힘껏 꼬리를 움직여 바다 위로, 위로 헤엄쳐 갔다. 대신들이 알려준 길로 한참을 가던 첫째는 서서히 햇빛이 바닷속으로 비쳐 들어오는 곳까지 올라갔다.     


‘조금만 더 가면 바다 위다. 힘을 내자!’    


그런데 그때 갑자기 공주의 오른쪽에서 상어 떼가 무리 지어 돌진해 오기 시작했다. 


‘아!! 상어라니! 피해야 해!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되는데 상어에게 잡힐 수 없지!’    


첫째가 방향을 바꿔 헤엄을 치는데 상어 떼들이 무서운 속도로 첫째를 지나쳐 갔다. 첫째는 자신을 보고도 모르는 척 지나가는 상어들이 이상했지만 다행이라 여기고 상어들이 온 반대 방향으로 더 빠르게 헤엄쳐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검고 진득한 액체가 꼬리를 휘감기 시작했다. 꼬리의 비늘 사이사이로 스며든 검고 진득한 액체는 마치 풀처럼 끈적이며 달라붙었다. 아무리 꼬리를 흔들어도 떨어지지 않더니 서서히 꼬리 비늘이 하나로 뭉쳐지듯 조여 오기 시작했다. 꼬리가 마비되기 시작했다. 바로 원유, 기름이었다. 첫째 인어공주 옆으로 난파된 석유 유조선의 탱크가 검은 기름을 뿜으며 가라앉고 있었다. 첫째 인어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꼬리는 포기하고 있는 힘을 다해 팔로 헤엄쳐 떨어지는 탱크를 피했다. 꼬리로 헤엄을 칠 수 없으니 더 이상 바다 위로 올라가는 건 힘들었다. 결국 첫째 인어공주는 용궁으로 돌아와야 했다.    

 

바다 주머니와 마녀의 약은 둘째 인어공주에게 전해졌다. 첫째 공주가 떠났던 길은 석유 유출로 위험하니 다른 길을 선택했다. 둘째는 바다의 운명이 자신에게 걸려 있다 생각하니 가슴이 떨렸다. 


“더 이상 바다 생물들이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어! 반드시 해낸다!”     


꼬박 반나절을 헤엄친 둘째는 드디어 인간들의 배 밑이 보이는 곳까지 올라갔다. 멀리 육지가 보였다. 육지 쪽으로 방향을 잡고 헤엄을 치는데 갑자기 무겁고 둔탁한 무언가가 꼬리를 잡아 아래로 끌어내리는 느낌이 들었다. 둘째는 힘껏 꼬리를 흔들었다. 그런데 계속 무언가 공주를 잡아 바닷속으로 끌어내렸다. 속절없이 주르륵 미끄러지듯 가라앉았다.     


‘앗! 이건.. 그물이다!’    


둘째 인어공주의 꼬리가 바닷속 곳곳을 부유하는 폐그물에 걸린 것이었다.     


‘온몸이 그물에 엉키면 인간을 만나기는커녕 그전에 죽을 수도 있어!’    


둘째는 해파리 처치용 칼을 꺼내 그물을 찢기 시작했다. 그러나 둘째 같은 인어 100마리는 잡고도 남을 큰 그물이 바닷물에 흔들릴 때마다 둘째도 속절없이 같이 끌려 다닌다. 둘째는 닥치는 대로 꼬리 주변의 그물을 끊어 내기 위해 칼을 휘둘렀다. 겨우 큰 그물에서 벗어난 둘째는 꼬리에 엉켜 붙어 있는 그물 조각들을 달고 결국 용궁으로 돌아와야 했다.                


셋째는 두 언니의 실패를 보며 과연 자신이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누구보다 용감한 셋째였지만 이건 용감한 성격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 그러나 걱정만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었다. 누군가는 올라가 방법을 찾아야 했다. 셋째가 떠나는 날 배웅은 남은 동생들의 몫이었다. 첫째는 꼬리의 석유 때문에 비늘을 모두 긁어내는 대수술을 한 뒤 꼼짝 못 하고 있었고 둘째는 그물을 제거하다 상처가 나 꼬리 봉합 수술 중이었다. 동생들은 무섭고 두려웠다. 그러나 누구라도 마다해서는 안 될 시간이란 걸 알고 있었다. 

셋째는 무어라도 거추장스럽지 않기 위해 바다 주머니를 허리에 둘둘 감고 비장하게 길을 떠났다. 가는 길 중간중간 육지에서 내려온 폐기물들이 헤엄치는 걸 방해하기는 했지만 큰 장애물은 없었다. 셋째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속도를 조절하며 계속 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멈추지 않고 한참을 올라가던 셋째 앞에 어린 고기떼가 나타났다. 그래도 아직 어린 고기들이 바다에 남아 있다는 게 반가워 셋째가 인사를 건네는데 어린 고기떼는 어딘가 이상해 보였다. 오른쪽으로 헤엄쳐 몰려가다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반대쪽으로 전속력을 다해 헤엄을 치더니 또 멈춰 아래로 위로 갈팡질팡 정신을 못 차린다. 이런 애기 고기떼의 행동이 너무도 이상해 셋째는 큰 소리로 고기떼를 멈춰 세웠다.     


“애들아! 너희 지금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니?”     


셋째의 말을 들은 앞줄의 어린 물고기 하나가 대답을 한다.     


“엄마를 잃어버렸어요. 엄마를 따라가던 중인데 쫓아가질 못했어요.”     

“엄마가 어떻게 찾아오라 알려주시지 않았어?”     


계속 냄새를 맡으며 인어공주에게 대답을 하는 다른 어린 물고기.     


“엄마가 알려준 냄새가 있는데 냄새가 안 나요. 어느 순간 냄새를 맡지 못하겠어요.”     


중간에서 위로 아래로 무작정 방향을 틀던 어린 물고기는 드디어 울음을 터뜨렸다.     


“엉엉엉.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몸이 갑자기 위로 아래로 마음대로 움직여요. 엉엉.”     

‘해수 산성화 때문이야. 어린 물고기들이 방향감각을 잃고 후각도 잃은 거야. 이대로 두면 모두 죽어. 아.. 어쩌지.’     


어린 물고기 한 마리가 울기 시작하자 몇 백 마리는 넘을 것 같은 물고기들이 따라 울기 시작했다. 셋째는 배에 둘러 묶은 바다 주머니를 바라보며 망설였다. 그리고 어린 물고기들에게,     


“자! 애들아. 내 뒤를 잘 따라오렴. 엄마를 찾아줄 곳으로 데려다줄게.”     


셋째는 어린 물고기 떼를 데리고 다시 용궁으로 돌아와야 했다.           


이번엔 어떤 돌발 상황에라도 대처하기 위해 넷째와 다섯째가 함께 길을 떠나기로 했다. 넷째는 다섯째 인어공주보다 나이는 많지만 몸집이 작았다. 그러나 항상 맡은 일을 잘 처리했고 누구보다 똑똑했다. 다섯째는 넷째보다 몸집이 크고 힘도 세둘이 같이 떠나는 길은 어느 때보다 든든했다. 반나절 정도 쉬지 않고 헤엄을 친 두 공주는 잠시 쉬기 위해 적당한 장소를 찾기로 했다. 그런데 그때, 공주들 앞으로 울음소리와 신음소리가 뒤섞여 기괴한 분위기를 내는 거북이 떼가 헤엄쳐 오고 있었다. 균형을 잃고 위태롭게 헤엄치는 거북이, 다리 한쪽이 안 움직여 한쪽 다리로 만 헤엄치는 거북이. 위아래가 뒤집혀 헤엄을 치는 건지 무리에 섞여 밀려가는 건지 모르겠는 거북이. 100여 마리가 넘어 보이는데 모두 정상이 아니었다.     


“거북이들아! 너희 어디로 가니? 무슨 일이 있니?”    


넷째의 질문에 가운데서 힘겨워하던 거북이가 답을 하는데 코에 빨대가 꽂혀 있다. 빨대 때문에 숨을 쉬기가 불편한 거북이는 겨우 몸을 움직이며 대답했다.     


“우린 용궁으로 가는 중이야. 우리 동네 병원이 가득 차서 도저히 치료를 받을 수가 없어. 거기서 죽으나 가는 길에 죽으나 어차피 죽을 거라면 치료라도 받아보고 죽으려고 길을 떠났는데.. 너무 힘드네.. 아...”     


코에 빨대가 꽂힌 거북이는 숨을 헐떡이며 용궁으로 가는 지름길을 물었다. 넷째와 다섯째는 거북이들의 상처가 심해 과연 용궁까지 갈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당장 거북이들의 상처부터 치료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러나 급히 치료받아야 할 거북이가 한, 두 마리가 아니었다. 결국 두 공주는 가지고 있던 수건과 머리끈, 주머니 끈을 모두 풀어 거북이들을 자신들의 꼬리에 매달고 용궁으로 향했다. 두 공주는 거북이들을 용궁 병원에 입원시키고 의료진과 함께 치료에 매달려야 했다.   


4.

이제 막내 인어공주만 남았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평소에도 책임감이 강했던 막내는 언니들이 어쩔 수 없이 용궁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보고 출발 일주일 전, 답사를 위해 홀로 바닷길을 나섰다. 다행히 별문제 없이 육지가 보이는 작은 바위섬에 도착한 막내는 지도 위에 가장 안전한 길을 표시하며 멀리 요트를 타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바다 사정을 모르는 건지, 알고도 모른 척하고 있는 건지 요트 위의 사람들이 원망스럽기만 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천둥이 치더니 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폭풍우다. 지구의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서 이런 이상 현상을 알기가 쉽지 않아 졌다.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막내 공주는 안전하게 돌아가기 위해 바위섬에서 폭풍우가 멎길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그때, 요트 하나가 맥없이 폭풍우에 휩쓸리며 떠내려 왔다. 거세진 파도에 요트는 심하게 요동쳤고 요트 위의 물건들이 바다로 후드득 떨어졌다. 요트 위에서 밧줄을 잡고 위태롭게 매달려 있던 청년 하나도 휘청하더니 갑자기 미끄러졌다. 크게 파도가 몰아친다. 그리고 갑판 위에 미끄러진 청년은 손 쓸 새도 없이 바다로 떨어졌다. 청년의 얼굴이 물에 잠겼다 나왔다, 검은 파도에 쓸려 다니며 위태로워 보이자 막내 공주는 바로 물로 뛰어들었다. 청년은 이미 정신을 잃은 듯 보였다. 막내는 청년을 끼고 모래사장 쪽으로 헤엄쳐 나아간다. 그러나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에선 아무리 인어라도 수영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막내 인어공주 역시 몇 번이나 바다로 밀려나며 겨우 해안가 모래사장에 도착했다. 막내는 이미 정신을 잃은 청년을 흔들어 깨워본다. 가슴을 누르고, 일으켜 앉혀 물도 빼내 본다. 한참이 지난 뒤에야 희미하게 정신을 차린 청년은 막내 공주의 얼굴을 겨우 쳐다보며,    


“고마워요.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 게요.”    


힘겹게 말을 마친 청년은 다시 정신을 잃었다. 막내 공주는 청년을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옮기고 싶었지만 인어의 꼬리로는 걸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청년을 찾기를 기다려야 했다. 겨우 폭풍우가 잠잠해지자 육지 멀리에서 청년을 찾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공주가 떠나도 될 시간이다.     


5.   

막내 인어공주가 구한 청년은 육지의 왕자였다. 왕자는 얼마 전 유조선 난파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길을 나서던 중 갑자기 몰아친 폭풍우에 휩쓸린 것이었다. 왕자는 자신을 구해준 아가씨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었다. 가녀린 아가씨가 어떻게 그 심한 폭풍우 속에서 자신을 구했는지 감사하고 놀랍기만 했다. 왕자는 이웃나라의 공주와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지만 자꾸 자신을 구해준 아가씨의 얼굴이 먼저 떠올랐다. 단 한번 만이라도 고맙다는 인사를 제대로 하고 싶은데 대체 어디에서 그 아가씨를 찾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드디어 막내 인어 공주가 육지로 떠나는 날. 막내 공주는 이미 한 번 가 본 길이라 마음이 훨씬 편했다. 막내 공주는 인간들에게 전해줄 바다 주머니와 꼬리를 다리로 만들어줄 약을 언니들에게 전해 받고 성공을 다짐하며 출발했다. 그리고 먼저 가 본, 조금 둘러가긴 하지만 안전한 길을 선택해 꼬박 하루를 헤엄쳐 배들이 정박해 있는 항구에 도착했다. 쉬지 않고 헤엄친 막내 공주는 몹시 피곤하고 힘이 들었다. 잠시 쉰 뒤 인간을 만날 생각에 공주는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에 올라탔다. 그리고 바다마녀의 약을 꼬리에 뿌렸다. 마녀의 말처럼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다. 꼬리는 서서히 다리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래. 이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잘하고 있어!’     


막내 공주는 다리를 쓰다듬으며 다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하루 종일 헤엄치는 것은 너무도 힘든 일. 무거운 눈꺼풀이 내려오더니 공주는 결국 살짝 잠이 들고 말았다. 막내 인어공주가 잠든 사이 왕자는 신하들과 난파된 유조선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회의가 열릴 배 안으로 들어왔다. 왕자는 바다에 빠진 그날 이후 배를 타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사건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선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야 했다. 유조선 난파 문제를 수습하기도 벅찬데 곧 있을 결혼식까지 생각하니 머리가 지끈한 왕자. 답답한 마음에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는데 누군가 쓰러져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잠깐, 저기 누가 쓰러져 있는 것 같은데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것도 모른 채 곤히 잠든 막내 인어공주. 그런데 왕자는 아무리 봐도 막내 공주의 얼굴이 낯익었다. 


“맞다! 바로 그 아가씨다! 날 구해준 그 아가씨!!!”     


6. 

잠에서 깬 막내 인어공주는 왕자가 자신을 알아보자 생각보다 일이 수월하게 진행될 것 같아 안도했다. 


‘아! 다행이다. 이제 진지하게 논의만 하면 된다! 최대한 자세히 바다 상황을 이야기하고 어서 대책을 세우자!’    

이야기를 꺼내렸는데, 그런데 이상했다. 뭔가 가슴을 꽉 짓누른다. 입을 벌렸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분명히 입은 뻐끔거리고 있는데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저, 내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 아가씨가 맞지요? 그렇지요?”    


왕자는 막내 공주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막내 공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소리 내 답하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다 됐는데!! 이제 바다 사정을 이야기하고 대책만 만들면 되는데.. 말을 할 수 없다니!’    


답답하고 속이 상한 막내 인어공주는 가슴을 치며 눈물만 흘렸다. 보다 못한 왕자는 왕실 주치의를 불러 인어 공주의 목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자세히 살피고 치료를 하라 명령했다. 주치의는 막내 공주를 육지로 옮기고 온갖 검진을 했다. 그리고 공주의 목에 무언가 모를 뭉치가 걸려 꽉 막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긴급 수술이 시작됐다.      


“왕자님. 아가씨의 목에서 주먹 하나 정도 되는 플라스틱 덩어리가 나왔습니다. 지금 정밀 분석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미세 플라스틱이 뭉쳐서 생긴 덩어리로 보입니다. 우선 제거 수술을 했고 아마 이틀 정도 후면 목소리가 돌아올 듯 합니다.”     


그렇게 수술을 마치자 하루 하고도 반이 지나갔다. 막내 인어 공주는 3일 안에 왕자에게 바다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벌써 약속된 시간의 절반이 지났는데 말을 할 수가 없다니! 그냥 기다리고 있을 순 없지!’     


막내 인어공주는 비틀거리며 병실에서 나와 왕자를 찾아 나섰다. 왕자는 난파된 유조선 수습에, 본인의 결혼식 준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막내는 왕자가 곧 결혼식 때문에 이웃나라로 건너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몰래 왕자가 탈 배에 올랐다.      


‘이제 하루뿐이다! 언제든 목소리가 나오면 바로 왕자를 찾아 말을 해야 한다!’                 


7. 

둘째 날이 지나고 드디어 마지막 날. 막내 인어공주는 어떻게든 말을 해보려고 입을 움직였다. 아직 제대로 소리가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처음보다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 공주는 혼자 선실 구석에서 계속 목을 주무르며 소리를 내보고 있다. 초조했다.     

 

이웃나라에 도착한 왕자는 이웃나라 공주를 만나 설득을 해야 했다. 유조선이 난파돼 왕자의 나라 앞바다는 물론이고 공주의 나라 앞바다도 시커멓게 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웃나라 공주는 평생에 한 번 하는 결혼식이니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바다 위에서 폭죽을 터뜨리며 선상파티를 성대하게 열고 싶다고 고집을 피우고 있었다. 왕자는 유조선이 난파한 상황에 바다에서 결혼식을 하는 건 바른 처사가 아니니 결혼식을 미루든지, 그냥 육지에서 조촐하게 치르자고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런 왕자의 생각을 모르는 철없는 이웃나라 공주는 곧 있을 결혼식을 생각하며 들뜬 마음으로 왕자의 배에 도착했다. 그리고 배로 오가는 왕자와 신하들을 위해 1회 용품으로 포장된 먹을거리를 잔뜩 포장해 와 한 상을 차렸다. 드디어 결혼식 준비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보고를 받으려는데,       


“잠... 시만요.”     


선실의 큰 문 뒤에서 작고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두가 모인 회의실에 막내 인어공주가 나타났다.     


“아니! 수술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요? 아! 공주! 지난번 나를 바다에서 구해준 아가씨예요. 내 목숨의 은인!”       


막내 인어공주는 천천히 입을 떼기 시작했다. 자기가 어디서, 왜, 어떻게 왔는지, 바다의 사정이 어떤지, 믿기 힘들겠지만 자기가 어떻게 다리를 갖게 되었는지, 왕자는 어떻게 구할 수 있었는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작은 목소리로 힘겹게 이야기하는 막내 인어공주의 말을 듣기 위해 모든 사람들은 숨소리조차 크게 낼 수 없었다. 그러나 너무 심각한 바다 사정에 왕자와 이웃나라 공주, 그리고 신하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웃나라 공주는 무엇보다 바다 위에서 호화롭게 결혼식을 하고 싶은데 난데없이 나타나 인어라 주장하는 아가씨가 바다의 오염이 어떻고 저렇고 이야기하는 것이 영 탐탁지 않았다. 게다가 왕자의 목숨을 구해줬다니 드러내 놓고 불만도 표현할 수 없고, 스물스물 짜증이 올라왔다.      


“그런데요.. 그러니까 바다나라? 공주님? 우리가 뭐 그쪽 말을 못 믿는 건 아니에요. 그리고 바다가 예전보다 훨씬 오염됐다는 사실도 인정해요. 그런데 뭐 꼭 그렇다고 다 죽고 못 살 만큼 심각한 상태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보세요. 깊고 푸르고. 제 눈엔 깊고 푸른, 넓은 바다로만 보이는데요.”       


이웃나라 공주는 어서 대책 없는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결혼식 이야기나 하고 싶었다.     


“육지에서 보면 그렇게 보이겠죠. 깊고 푸르고.... 아! 잠시만요.”    


막내 인어공주는 할머니 인어가 반드시 인간들을 만나면 풀러 보여 주라던 바다 주머니가 생각났다. 허리춤에서 바다 주머니를 서둘러 꺼내 끌렀다. 주머니의 줄이 풀어지자 주머니에선 뽀글뽀글 투명한 물거품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모두들 겁이 났는지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 작고 투명한 거품은 점점 커지며 투명하고 큰 물방울로 변하더니 방울 속 하나하나에 바닷속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붉고 맑은 산호초가 점점 흰색으로 변하더니 산호초 속에 있던 물고기와 생물들이 모두 흩어지고 사막처럼 변하는 모습. 또 다른 거품엔 수온 상승화로 갈 길을 잃은 대구와 연어들이 길을 잃고 헤매다 죽어가는 모습. 그리고 코에 빨대가 꽂힌 거북이, 기름을 뒤집어쓴 조개들, 배를 드러내고 죽은 물고기 떼, 고래 떼, 성한 곳이 없는 바다 생물들이 가득한 용궁 병원 등등 바닷속 처참한 모습이 물방울 위로 떠올랐다. 물방울은 그런 바다의 모습을 싣고 배에서 육지로 날아가 사람들의 머리 위를 둥둥 떠다녔다. 바다의 모습에 놀란 육지 사람들은 깊은 탄식을 멈출 수 없었다. 주머니의 투명한 거품이 바닷속 모습과 함께 모두 육지로 날아갈 때까지 육지의 왕자와 공주, 신하들은 놀라 말을 잃었다. 마지막 물방울이 육지로 사라지자, 굳게 결심한 듯 왕자가 말했다.   


“바다의 공주님. 내가 꼭 당신에게 은혜를 갚으라는 계시가 분명하군요. 자! 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먼저 육지에서 흘러 들어오는 온갖 오수, 폐수를 처리해 주셔야 합니다. 어부들이 사용한 폐그물도 최대한 걷어 주시고요. 그리고 탄소배출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이대로라면 바다 온도가 자꾸 높아질 거고 결국 육지 사람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거예요. 그리고 이런 1회 용품 사용도 줄이셔야 하고요.”    


나무젓가락을 쥐고 있던 이웃나라 공주는 슬며시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저... 결혼식 선상파티는 취..소...할게요. 아무래도 사정이 안 좋군요.”  


“그래요. 그렇게 합시다.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명확해졌군요. 결혼식은 다른 곳에서 하기로 하고. 아! 유조선 난파 때문에 흘러간 기름부터 걷으러 가야 합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세요! 그리고 지난번에 결렬된 탄소배출 관련 회의를 다시 열 수 있도록 다른 나라에 어서 연락하시고요! 한시가 급합니다!”    


막내 인어공주는 결혼식이 미뤄진 이웃나라 공주에게 미안함과 감사를 표하고 결혼식이 열릴 때 바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복껍데기로 만든 보석을 선물하겠노라 약속했다. 그리고 육지의 신하들에게 오염이 심해 당장 조치가 필요한 바다가 어디인지 알려줬다.     


8.


 막내 인어공주는 임무를 완수했다. 드디어 마음 놓고 바다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약속된 시간이 다한 것을 느낀 막내 공주는 다급하게 육지의 인간들에게 인사를 한 뒤, 시원하게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런데, 막내 공주의 머리가 바다로 들어가는 순간, 하얗고 큰 거품이 바다에서 일어나며 막내 공주를 집어삼켰다.     

‘뭔가 잘못된 게 분명해!’    

막내 인어공주를 삼킨 가장 크고 흰 거품이 둥실 바다 위로 떠올랐다. 막내 인어공주는 물거품에 갇혀 바다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거품이 점점 막내의 다리에 붙는가 싶더니 막내의 다리가 거품 속에 녹듯 사라지고 다음엔 배가, 목이, 얼굴이 거품 속에 녹아든 건지 빨려 들어가는 건지 거품과 막내 인어공주가 하나가 되어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닌다. 이제 막 3일을 넘겼는데 조금의 자비로움도 없이 공주는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다. 시간을 놓친 막내 인어공주는 결국 투명한 물거품으로 변했다. 막내는 절망했다. 다시는 사랑하는 아버지와 할머니, 언니들을 만날 수 없고 헤엄도 칠 수 없다고 생각하니 세상이 끝난 느낌이었다. 눈물이 흘러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그 사이 막내 인어공주 거품은 둥실 떠올라 물방울이 되어 하늘을 날아올랐다. 막내 공주는 모든 임무를 마친 자신에게 왜 이렇게 가혹한 벌이 주어지는지 너무도 속이 상했다. 그런데 그때 주변에 다른 물방울들이 훨훨 하늘을 날아다니는 게 보였다.     


“여긴 어디예요? 당신들은 누구죠? 어디로 가는 거예요?”     

“아! 네가 바로 바다를 구한 용감한 막내 인어공주구나! 우린 공기의 딸들이야. 우린 지금 중국 쪽으로 날아가고 있어. 우리가 날아가지 않으면 그곳의 미세먼지 때문에 많은 인간들이 병들고 아파할 거야. 너도 우리와 같이 날아가자! 바다를 구했으니 하늘도 구할 수 있을 거야! 한 번 더 수고해줘. 넌 최선을 다해 좋은 일을 했으니 아마 더 좋은 일이 생길 거야! 비가 돼서 바다로 내려갈 수도 있어!!”    


막내 인어공주는 비가 되어 다시 바다로 내려갈 수 있다는 말에 물거품 안에서 힘껏 하늘로 뛰어올랐다.     


‘그래! 다음은 미세먼지를 없애러 가보자!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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