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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영 Jul 25. 2024

아직 저학년인데 스마트폰을 사줘도 될까요?



학부모 상담을 하다보면, 종종 스마트폰을 언제 사줘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많다. 아이가 너무 졸라대서 실갱이하기 힘들다며, 반 아이들이 얼마나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지 묻기도 한다. 

실제로 저학년 담임을 하면서 꽤나 많은 아이들이 스마트폰(전화,문자 외에 인터넷요금제로 사용)을 쓰고 있고, 해마다 점점 그 숫자가 늘어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학교에서는 매년 학급별로 휴대폰 보유와 사용시간 등을 해마다 설문조사한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고학년임에도 불구하고 학급에서 몇 명정도 밖에 손들지 않았었다. 지금은 저학년 교실에서도 반 이상이 개인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부모님의 스마트폰이나 가족 공용 태블릿으로 스마트폰의 기능을 사용하고 있는 아이들까지 합친다면 학급의 대부분 아이들이 이미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면 일찍 휴대폰을 사줄수록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지난 10년간, 학교에서 스마트폰 보유와 학생의 인성 및 학습 태도간의 관계는 특별히 연관성있지 않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가정 상황에 따라 부모님이 둘 다 맞벌이셔서 아이와 주기적인 연락인 필요하거나, 혹은 부모님이 쓰시던 휴대폰을 그대로 물려 받아 자연스레 인터넷요금기능이 있는 것을 사용하는 등등 아이마다 휴대폰을 가지게 되는 과정은 나름 제각각의 이유가 있다. 휴대폰을 일찍이 사용한다해서 아이에게 걱정스러운 발달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휴대폰이 없다고 해서 집중력이 좋고 나쁜 문화에 물들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휴대폰의 보유 여부가 아니라, 휴대폰 사용에 대한 올바른 사용 습관의 여부에 달려있다. 

휴대폰을 사줌과 동시에 휴대폰 실갱이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휴대폰을 사줌으로써 교육은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하다보니, 휴대폰을 사줘도 아이에게 잔소리하고 싸우게 되니, 차라리 휴대폰 사주는 걸로 실갱이하는게 낫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이 험한 세상, 휴대폰으로라도 아이의 안전 여부를 체크하고 연락이 되야하니 이왕 사주는 휴대폰 친구들에게 부끄럽지않게 나름 스마트폰을 사주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넘겨주기전,  다음과 같은 점은 꼭 주의하자!


1. 사용 시간 아이와 함께 정하기

부모가 일방적으로 사용 시간을 정하기보다 아이와 함께 대화를 통해 정하는 것이 좋다. 이 때, 숙제를 끝내거나 공부를 끝내면 해도 좋다와 같이 조건부로 정하는 것은 지양하도록 한다. 아이가 스마트폰 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 해야될 일에 집중을 하지 않고 소홀히 하거나 대충 마무리하게 되기 때문이다. 

저학년이라면 하루에 30분정도가 적당하다. 아이에게 주변 친구들에게 직접 물어보고 비슷한 합리적인 시간을 정해줄 수도 있다. 


2. 스마트폰 내용은 부모가 확인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주고나면 끝이 아니다. 스마트폰 세계란 너무나도 넓고 정글같기에 아이가 그 속을 혼자 모험하도록 두어선 안된다. 간혹 아이도 프라이버시가 있으니 부모라도 휴대폰을 마음대로 봐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검사하듯 꼼꼼히 숙제 확인받듯 보라는 것이 아니다. 자녀가 어떤 영상을 보는지, 친구들과 카톡에서 문제를 겪진 않는지 대비차원에서 가볍게 확인하는 것이다. 이 부분이 아이와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그 전까지는 스마트폰 사주는 것을 미루어야 한다. 아이에게 '제한된 자유'가 필요함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3. 요금제는 무제한이 아닌 제한된 용량으로

요즘은 통신사에서 무제한 요금제를 쓰게끔 할인정책을 통해 유도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과잉된 데이터요금제를 쓰게끔한다. 요금의 경제성을 떠나, 아직 초등학생인 자녀에게는 데이터용량이 제한된 요금제를 추천한다. 가뜩이나 절제하기 어려운 스마트폰인데, 데이터마저 끝없이 남아있다면 아직 어린 아이들은 당연히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정용량만 쓰게 하여 아이도 스스로 사용량을 조절하며 쓸 줄 아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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