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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쓰백>,
좀 더 나은 사회를 염원하다


<미쓰백>이 충격적인 이유는 실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점에 있다. 사실, 이 작품이 다루고 있는 소재나 전개는 해외 영화들에서 자주 다뤄왔지만, 국내에서는 꽤 오랜만이다.


영화 속 이야기는 꽤 충격적이다. 이것이 허구가 아닌 실재라는 사실을 보태면 충격의 강도는 배가된다. 이와 같은 아동 학대 사건은 도처에 널려있고, 이웃집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섬뜩하고 애달파진다.


주인공 미쓰백(백상아)는, 자신을 지키려다 전과자가 된 인물이다. 부모는 물론, 세상과 등지고 살아가던 그녀는 버려진 아이 지은과 마주한 후 정이라는 걸 베풀게 된다. 삐쩍 마른데다, 한겨울에도 원피스 하나 걸치고 젖은 몸으로 벌벌 떨어대는 지은에게 밥 한 끼 사 먹이던 것에서부터 아이의 사정을 알게 된 이후에는 함께 도주하기로 마음 먹기까지 하는 미쓰백. 이 과정에서 둘은 연대를 이루고, 이를 통해 서로에게 위로와 살아갈 힘을 주고받게 된다.



영화는, 부모로부터 학대당하는 아이와 세상으로부터 학대당한 여인을 냉철하게 담아낸다. 이미 미디어에서 아동 학대 문제와 자신을 지키려다 또 다른 가해자가 되어버린 사람들은 수없이 봐왔겠지만 스크린을 통해 한 번 더 접하게 되니, 아직도 사그라들지 않은(어쩌면 더 심각해지고 있는) 문제들이 더 깊이 와닿았다.


<미쓰백>은 학대의 문제를 넘어, 가정사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병폐들을 다루고 있기에 의미있다.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연대를 통해 온기가 더해진다. 즉, 이 영화는 어둡고 냉랭한 한기로 이어지다 '좀 더 밝은 사회를 염원'하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영화는 타인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타인(약자)에 대한 무관심과 편견은 사회를 차갑고 건조하게 만든다는 것을 꼬집어 줌으로써, 어떠한 태도가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 확인시켜준다. 작중 보여지는 물리적 폭력뿐만 아니라, 우리가 해하고 있는 '정신적 폭력'에 대해 일깨워주는 <미쓰백>. 반성의 여지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작품이다.


실제로 이 영화는, 감독의 자기반성으로부터 출발되기도 했다. 몇 년 전, 도움이 필요해보이는 옆집 아이에게 선뜻 손길을 내밀지 못해 죄책감을 느꼈다는 그녀는 꾸준히 발생하는 아동 학대 관련 뉴스를 보며 과거 사건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시나리오 집필을 시작했다고 한다. 문제는 방치하면 커지기 마련이다. 발생한 문제를 정확히 인지하고, 조금씩이라도 개선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모두, 조금은 덜 아팠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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