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하나의 문장에 위로가 가득했다.
정여울 작가의 "여행의 쓸모" 책을 다 읽었다.
누구에게나 "여행"이 필요한 것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볼 수 있고,
그 있는 그대로의 나를 토닥이고
용기를 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핀란드 헬싱키에서,
노르웨이 로포텐에서,
특히나 그 토닥임과 용기를 "있는 그대로"
내면에 담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여행이 여전히 그립고,
저기 북유럽이 더욱 그리운 지도 모르겠다.
진정한 여행은 알지 못하는 리얼리티에 대한 동경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세계와 그 안에서의 우리 자신의 위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킨포크 트래블 중,
김영하의 그 유명한 "여행의 이유",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등,
내게는 "여행"에 관한 책이 많이 있다.
킨포크 덕후답게 "킨포크 트래블"도 당연히 구비해 놓기도 하고 말이다.
정여울 작가의 감성의 깊이는 그 글 하나, 구절 한 꼭지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계속 몰입된다.
이중 나를 사로잡은 구절들이 있었는데,
한 사람의 간절한 이야기가 담긴 모든 장소는 결코 낡거나 닳지 않는다.
책장 속에 잠들어 있다가 우리가 꺼내 읽을 때마다 영롱한 빛을 발하는
아름다운 고전문학처럼.
나 혼자만 행복한 삶이 아니라 모두가 더 크고 깊은 사랑으로 연대하는
삶을 꿈꾼 모든 이들의 인생 이야기가 깃든 장소들.
바로 그런 장소들을 향한 우리의 찬란한 여행이 이제 다시 시작되었다.
- "여행의 쓸모" 어디든 좋다 이야기가 있는 곳이라면, (나를 매혹시키는 곳)-P.197중
정여울 작가의 여행 에세이 "여행의 쓸모" 가운데서
코로나 펜데믹이 끝나가고 다시 찾게 된 미국 보스턴의 월든 호수,
그 "월든 호수"를 다시 찾고 나서의 감격을 이렇게 표현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쓴
월든에서의 이런저런 주옥같은 문장도 떠올라서 다시 책을 집어들고
정여울 작가의 저 깊은 사유를 담은 문장도 내면에 깊이 담게 되고,
정말, 정말 힘겨운 일상의 시간들인데,
위로의 마음이 깃든 듯한 따뜻한 글에 눈물겹게 감격한다.
그리고 스스로를 더욱 깊이 사유한다.
"저 아름다운 코모 호수도 그렇지 않을까.
반짝이는 윤슬을 가득 머금은 코모 호수의 물은 어제와 같은 장소를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늘 흐르는 물은 어제의 물이 아니며,
장소 또한 어제와 조금 달라진 풍경을 보여주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똑같아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실은 매우 다르다.
지금은 지리멸렬해 보이고, 목적지는 한참 멀어 보이고,
완성은커녕 생존 자체가 어려운 것 같은 나의 작은 재능조차도,
매일매일 유장하게 흘러가는 호숫가의 물결처럼 매일 새로워지고
매일 끊임없이 흘러가다 보면
언젠가는 드넓은 강이나 바다의 흐름과 합쳐져
자신만의 장엄한 물줄기를 만나게 될 것이다.
당신의 아름다움도 그렇다. 당신의 노력도 그렇다.
당신의 꿈도 그럴 것이다.
당신의 희망과 성실과 열정의 물결로 한 걸음씩 다듬어나간 당신의 꿈은
언젠가 찬란한 윤슬이 되어 꿈의 날개를 타고 비상할 것이다."
-이탈리아 코모 호수-작품과 관객이 하나가 되는 빛의 채석장중, 273p
이 책을 쓴 대부분의 시점들은
이전 코로나19로 인한 여행금지의 부분이 막 풀리기 시작한 2022년 이후의 관점이 녹아있다.
내게도 코로나 이후 6년만에 다시 온 핀란드 헬싱키를 잊을 수 없다.
처음으로 본 노르웨이 로포텐의 그 맑은 광경을 결코 잊을 수 없다.
하나하나의 문장에 위로가 가득했다.
그 구절들을 읽으며 다시 일상에서 여행을 꿈꾼다.
더해서 책이라는 것, 거기에 담겨진 글의 아름답고 울림 가득한 생명력에 감탄하며,
나도 그렇게 생명력이 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내면의 고백이 이어진다.......
#여행의쓸모_서평
#하나하나의문장에위로가가득했다
#잊을수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