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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은 힘이 세다

다정함은 나에게서 너에게로

by 생활모험가

사람 마음이란 참 이상하다.

똑같은 하루를 살고 있어도 어떤 날은 툭 치면 쓰러질 것처럼마음이 간들간들 약해지고, 또 어떤 날은 무쇠라도 씹을 듯한 용기가 솟아오르기도 한다. 매일매일 용기가 가득한 날들이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안타깝게도 마음이 붕 떠 있거나 어디론가 숨고 싶은 날들이 조금 더 많은 것 같다.


어딘가에 있는 문을 찾아, 닫혀 있던 문을 조심스레 열고, 그 안으로 조용히 들어가 문을 닫는 것까지. 그저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고, 결국엔 해내는 일. 거창한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하나의 문을 열고 또 닫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매듭을 짓다'라는 말처럼, 펼쳐 놓은 일들을 야무지게 그러모아 하나의 매듭으로 완성하는 일. 특히 마감이 있는 일들을 끝내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데드라인이 가까워질수록 도망치고 싶고, 숨고 싶은 마음을 다독여가며 결국 해낸다는 건, 분명한 인내심과 책임감을 요구한다. 그래서 마침내 해냈을 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단 하나다.


수고했어, 애썼어.


하지만 생각보다 이 말을 듣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어쩐지 칭찬에 너무 인색하다.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데 큰 에너지가 필요한 것도 아닌데, 참 아끼고 또 아낀다.


처음엔 서운했다. 나도 사람이니까. 백을 주면 적어도 오십쯤은 돌려받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많지 않았고, 어느 순간부터는 기대하지 않게 되었다. 대신 내가 받고 싶었던 다정함을 누군가에게 먼저 건넨다.

‘자, 이게 내가 받고 싶었던 다정이야.' 하고.


그러고나면 신기하게도 내가 주는 건데도, 마치 내가 받은 것처럼 마음이 따뜻해진다. 다정함이란 그렇게 신기하고 묘한 힘을 가졌다. 굳어 있던 얼굴에 작은 미소가 번지는 걸 보면, '그래 뭐 어때, 웃으면 됐지.'하며 나도 덩달아 웃게 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누군가에게 작은 다정을 건넨다. 세상을 조금씩 따뜻하게 바꿔갈 다정함의 힘을 믿으며.


- 책 『콘텐츠로도 먹고삽니다』 중에서


*본 브런치 스토리는 책 『콘텐츠로도 먹고삽니다』(생활모험가 저/ 소로소로)의 내용을 바탕으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책 『콘텐츠로도 먹고삽니다』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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