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아프다
딸 쌍둥이와 막내아들을 키운다
셋째인 아들을 낳고 나서
생리통이 심해졌다
오늘이 그날이다
초1인 딸들이 아침부터 걱정한다
“엄마 소파에 누우세요.”
끙끙대며 눕는 엄마의 부은 발을 조물조물
한 발씩 맡는다
“고마워 시원하다. 엄마 행복해.”
이 소리에 아들이 반응한다.
21년생, 다섯 살 아들, 질 수 없다.
“나도 잘하거든. 나도 칭찬해 줘. “
갑자기 다리를 빠샤거리며 마구 밟고
내 대답을 종용한다.
“음마 시원하지? 내가 더 잘하지?”
하원, 하교 후
쌍둥이 아이들은 엄마를 침대에 눕힌다.
“엄마, 여기 계세요. 저희 뭐 좀 하고 올게요.
혼자 있어도 괜찮지요?“
그렇게 조용히 살금살금 방문을 닫고
소곤소곤 대며 설거지를 한다.
물소리, 그릇 부딪치는 소리에
짐작하지만 모른 척.
설거지를 마친 딸들은
또 저녁 준비를 한단다.
렌지를 돌리고
무언가 준비한다.
렌지에 데워 따끈한 차를 준비하고
사과를 자르고
토마토를 으깨어
할 수 있는 최선의 요리를 한다.
토마토주스에서 세제맛이 나지만
“감동이야, 고마워.“
하며 좋아해 주면 그걸로 충만하다.
이제 잘 시간,
딸들은 엄마 배를 쓰다듬어주고 방에 들어가 눕는다.
아들이 묻는다.
“음마, 나 낳고 나서 배가 더 아픈 거 사실이야?”
맞다고 하며 놀랐다. 어떻게 알았지.
걱정해 주는 아이에게 감동할 찰나,
“음마 내가 뱃속에서 건강하게 잘 커서
엄마 배가 많이 부풀어 올라서
지금 더 아픈 거구나. 기쁘다.“
기뻐? 뭐가?
“내가 그만큼 튼튼하게 태어났다는 거잖아.
내가 강해져야 엄마 지켜주지.
내가 지켜줄게. 빠샤빠샤.“
엄마의 배를 태권도 자세로 가볍게 치며
아이는 진심으로 기뻐한다.
아들이 이럴 때마다
이론은 공부했으니 알겠지만,
당황스럽다.
칭찬을 먹고사는 아이
강해지고 싶은 아이
그리고 엄마를 지켜주고 싶어하는 아이
본인 위주의 사고체계가
아직 적응은 쉽지 않지만
노력해 봐야지.
잘 지내보자 앞으로도.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