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 엄마도 부끄럽거든?
놀이터에서 다섯 살 아이는 내 옷자락을 꼭 잡고 있었다.
발끝으로 모래만 차면서, 아이들 무리 쪽으로 눈길만 흘렸다.
“가서 같이 놀아.”
그 말에 아들은 더 세게 옷자락을 움켜쥔다.
“음마, 나 무서워. 내가 말 못 해. 음마가 같이 말해줘.”
그때 형아가 다가온다.
"형아가 멋진 거 보여줄까?"
아이는 흥미롭게 형아를 따라가더니
형이 만든 모래 강을 보며 손뼉을 치며 좋아한다.
형이 같이 만들자고 하자 모든 모래를 파낼 듯이 기세를 몰아 형을 돕는다.
아이는 감정에 솔직하다.
부끄러우면 부끄럽다고 말한다.
못 하겠으면 못 하겠다고 한다.
좋으면 한없이 행복해한다.
나는 다르다.
낯을 가려도 웃으며 인사한다.
떨려도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건넨다.
좋아도 숨긴다.
어른이니까.
아이는 감정을 드러내고,
나는 감정을 감춘다.
우리는 같은 마음을 다른 방식으로 나타낸다.
묻는다.
당신은 오늘,
감정을 감춘 채 살아내고 있지 않은가?
우리, 내일은 잠시라도 아이가 되어보자.
내 감정을 직시하는 것에서 행복이 시작된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