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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생 설탕남

다정한 아이는 요란하다

by 별밤


- 음마, 입술 발랐어?


아이가 묻는다.

내 대답은 둘 중 하나다. 아니 or 응


1) 아니


- 안 발라도 예쁘네


2) 응


- 어쩐지 예쁘더라


내 대답이 갈라져도 다른 변수가 생겨도 아이의 대답은 한결같다.


이 작은 아이에게 엄마는 뭘 해도 예쁜 존재라는 게 아직도 어색하다.


정확히는 내가 세 아이의 엄마인 것도 어색한데

셋째가 아들인 것도 처음이라 어색하고

또 그 아들이 늙어가는 내게 예쁘다고 말하는 것도 어색하다.



나? 내 몰골은 보고 말하는 거니?



- 팔베개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



아이는 다정하다


설탕 같은 녀석…


팔베개를 해주고

커피를 챙겨주고

차도 쪽은 걷지 못하게 하는 작은 아이.



그 다정함이 미숙해서 버거울 때가 있다


그건 내 탓일까?

아니면 다정도 단점이 있는 걸까?



다섯 살 귀한 시절을 버거워하는 내게


그리고 버거워하고 버거워했던 우리에게


지금의 소중함을 전하고 싶어 써 본다.



당신의 지금은 어떠한가?


거창하지 않은 순간을

글로 남기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해 본다.

내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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