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을 갖고 살되 너그러워야 하는 이유
과연 우리는 세상을 100% 이해할 수 있을까? 나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매우 회의적이다. 이 세상은 결국 인간이 만들어간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고 했다. 하물며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여러 관계성을 가지고 만들어가는 세상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결코 평면적이지 않은 마치 그 존재 자체가 하나하나의 태양계이고 은하이자 성단이고 우주인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향연. 과연 그 모든 것이 일정한 법칙과 공식으로 정의되고 정리될 수 있을까? AI 시대를 넘어 AGI(일반 인공 지능) 시대가 온다고 하더라도 과연 AGI끼리 모여 인간사와 같은 세상을 구현할 수 있을까? 온갖 음모와 배신이 난무하고 그 가운데 낭만과 사랑이 공존하며, 말도 안 되는 이타심과 이기심이 동시에 작동하는 이러한 인간 세상이 구현될 수 있을까? 결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 사람조차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아니, 심지어 자신조차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자신조차도 모르는 인생을 살고 있는데 어떻게 세상을 이해할까. 세상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하고 수용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카오스와 코스모스가 공존하기에 너무나도 아름다운 인간 세상을 그저 음미하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그저 이 광활한 우주에 창백하고 푸른 점 위에 존재하는 먼지 같은 존재일 뿐이다. 어쩌면 우주 먼지는 우리보다 거대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소신을 갖되 너그러운 것이다. 기준이 되는 나에 대해서는 분명히 알기 위해 노력하고, 사랑하며, 이해하여 소신을 갖는 것. 나만의 기준을 만드는 것이 시작일 것이다. 하지만 그 기준을 세상의 잣대로 삼아 타인을 배척하고, 미워하며, 비난할 것이 아니라 너그럽게 그들을 바라봐주는 것이다. 그들 역시 그들 나름대로의 자신에 대한 사랑을 통해 세상을 보는 기준 - 소신을 만들었으니 존경해 주는 것이다. 어쩌면 무관심은 타자에 대한 최대한의 존경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너그럽게. 하지만 세상사는 또 그렇게 너그럽지만은 않다. 너그럽지 않은 것이 소신인 사람들도 많은 터라 많은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세상은 분노로 가득 차 있다. 결코 너그럽지 않고 되레 폭력적이다.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그것에 반응하여 세상을 불행하게만 보고 포기하는 사람도 넘쳐난다. 그렇기에 너그러울 여유를 가진 사람들, 자신을 진짜 사랑하는 사람들은 더욱 친절하고, 더욱 너그러우며, 더욱 배려하자. 그것이 세상을 조금이나마 카오스만이 아닌 코스모스가 공존하는 곳으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확신한다. 나의 소신은 사랑에 답이 있다이며, 그렇게 나는 너그러워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