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 구수, 쌉싸름! 봄나물 세트

비름, 방풍, 냉이, 참나물, 이름도 어여쁜 봄나물

by 도시락 한방현숙

아파트 입구에 핀 매화꽃이 반갑다. 해지면 겨울 패딩을 입고 한기에 떨며 겨울 빛 짙은 줄기로만 여겼는데, 물기 없다 여길 때도 이미 봄을 준비하며 애쓰고 있었구나! 어느새 조롱조롱 모여 핀 매화 송이송이가 기특하고 감사하다.


봄향기 느끼며 시장에 가니 봄나물이 봉지마다 담겨 얼굴을 내민다. 가격표 1,000원을 보니 마음이 더 가벼워진다.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듯이 비름나물, 방풍나물, 참나물! 냉동실에 있던 냉이까지 꺼내 봄나물을 만들기로 했다.


새콤하게 비름나물 무치기

비듬나물이라는 방언으로 더 알려진 비름나물은 사실 장수나물이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난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항암 효능을 인정받은 기적의 채소라고 불렀다는데, 비름나물 속의 풍부한 스쿠알렌과 리그닌 성분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강력한 치료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름나물의 풍부한 칼슘과 칼륨은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혈압을 낮추고, 베타카로틴 성분은 항산화 작용을 통해 뇌세포의 노화를 막아 치매를 예방하고 눈을 밝게 해주는 효능까지 있다고 하니 안 먹을 이유가 없는, 반드시 꼭 섭취해야 할 나물인 것이다.

비름나물 만들기
- 좀 질기다 싶은 나물의 굵은 줄기는 다듬어 떼어낸다.
- 연한 잎만 훑듯이 다듬어 소금물에 넣고 20~30초 살짝 데친다.
- 찬물에 재빨리 씻어 물기를 쫙 뺀 후, 뭉쳐진 나물을 잘 풀어준다.
- 미리 만들어 놓은 양념에 조물조물 무친다.
- 양념[(고추+식초+매실청=1:1:1:) + (액젓+설탕=0.5:0.5)]
- 참기름과 통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게다가 비름나물이 이렇게 맛있을 줄 알았다면 2 봉지를 덥석 집었을 텐데, 입맛에 쏙 맞은 레시피대로 나물을 무쳐 먹으니 새콤달콤한 맛이 별미다. 혈액을 맑게 정화하여 면력역까지 키울 수 있다니, 그동안 지나친 비름나물이 새롭게 보물처럼 보였다.


구수하게 방풍나물 무치기

풍을 예방한다는 뜻을 지닌 방풍나물도 얼른 다듬었다. 방풍나물의 어린순은 식감이 좋아 향긋한 나물로 조리해 먹고, 뿌리는 진통, 발열, 두통 등 신경마비를 완화하는 약재로 쓰인다고 한다. 동의보감에서도 방풍나물의 효능을 높이 사, 성질은 따뜻하고 맛이 달고 매우며 독이 없는 나물로 36가지 풍증을 예방하는 귀한 나물로 기록했다고 한다. 된장에 버무린 쌉싸름한 맛의 방풍나물 무침이 떠올랐다.

방풍나물 만들기
- 어린 순을 골라 잘 씻어 끓는 소금물에 재빨리 데친다.
- 초록색이 선명하도록 찬물에 바로 씻어 물기를 뺀다.
- 양념에 잘 무쳐 깨소금과 파, 마늘을 추가한다.
- 간을 조정하며 양념(고추장+된장+매실청=1:1:1:)을 만든다.

겨우내 찬바람을 견디며 해풍을 맞은 여린 방풍나물의 새순이 3월에 가장 향과 맛이 좋고 영양가도 높다고 한다. 봄의 전령사라는 별명답게 특유의 향과 달큼한 맛이 일품이다.


쌉싸름하게 참나물 무치기

참나물은 특유의 향긋함과 아삭한 식감으로 평소에 즐기는 나물이다. 이 나물 또한 다른 봄나물처럼 항암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참나물에는 비타민 A와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피부의 노화를 방지하고, 시력보호, 안구건조증 개선과 백내장이나 야맹증 등의 안구질환 예방에도 효능이 있다고 하니 더 눈길이 간다.

참나물 만들기
- 참나물도 잘 다듬고 씻어 소금물에 데친다.
- 깔끔하게 고추장이나 된장 없이 특유의 향이 살아나도록 무친다.
- 소금 간으로 담백하게 무친 후, 참기름, 깨를 추가한다.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눈이 쉽게 피로하고 눈 건강을 챙겨야 하는 현대인에게 적극 추천하고픈 나물이다. 참나물은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어 샐러드로 생채를 활용하면 다이어트와 장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에게 좋은 음식이라고 한다.


향긋하게 냉이나물 무치기

2월에 손수 뿌리까지 세심하게 다듬은 귀한 냉이를 얻었다. 대부분 나물이 손이 많이 가는 음식재료이지만, 냉이를 사면 일일이 뿌리 속까지 불순물을 제거하는 일이 특히 쉽지 않았는데, 말간 뿌리를 보니 뿌리와 잎 사이의 검은 것을 제거하기 위해 기울인 지인의 지극 정성이 느껴졌다. 된장찌개를 끓이고 조금 남은 것도 허투루 다룰 수 없어 잊지 않고 냉동실에 보관했었다. 해동 후 흙내 하나 없이 깔끔하게 다듬은 냉이를 보니 다시 고마움이 느껴졌다.

냉이나물 만들기
- 뿌리까지 깨끗이 다듬은 냉이를 소금물에 30초 정도 데친다.
- 아삭한 식감이 유지되도록 찬물에 씻어 물기를 쫙 뺀다.
- 뭉치지 않도록 살살 풀어서 된장, 고추장 양념에 무친다.
- 양념 (고추장+된장+매실청=1:1:1:) + 들기름+깨소금+다진 마늘+파

향긋한 향을 머금고, 면역력을 키워주고, 밥반찬으로도 최고인 제철 나물! 기본양념 이외에 두부를 으깨어 넣어 단백질을 보충한다든지, 면을 삶아 봄나물을 추가해 색다른 향의 파스타를 만든다든지 다양한 레시피를 찾아봐야겠다.

찰나의 봄이 사라지기 전에 제철 나물을 자주 먹을 수 있도록 부지런히 움직이고, 비록 손이 많이 가고 수고로운 일일지라도 건강을 챙기고 자연과 순리를 따르며 조화로운 삶을 유지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따라야겠다. 우리의 전통적인 먹거리와 음식 문화가 뿌듯하다.


3월 30일 오마이뉴스 기사로 채택된 글입니다.

https://omn.kr/2hk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