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너는 어떡하니?

생리중이라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

by 윤작가

월드비전에서 메일이 왔다.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캠페인인데, 아프리카 소녀들 이야기다.


많은 아동을 후원하는 것도 아니고, 재난이나 구호에 매번 후원 동참하는 것도 아니지만, 난 손이 있고 입이 있다. 그래서 돈으로는 그들을 도울 수 없다 해도, 누군가에게 호소하는 글은 쓸 수 있고, 그들의 사연을 전달할 수는 있다. 그 생각에 메일을 보자마자 폰을 두드린다.


김혜자 씨가 쓴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를 읽고 내 마음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제목에 끌려 서점에서 그 책을 사서 읽는 내내 내 심장은 요동쳤다. 떨림과 충격으로.


아프가니스탄이던가? 아이들이 먹을 게 없어 여기 저기 난 풀을 뜯어먹고 혓바닥마저 시퍼런 풀빛으로 물든 채, 풀에 든 독성분으로 배탈이 나고 마비 증상이 오고 눈까지... 지금도 마음이 아리다. 수십 명의 아이들을 후원하는 그녀를 보며 나는 책을 넘어 월드비전 사이트로 접속했다. 그리고 한 아이와 후원 결연을 맺었다. 처음에는 한 달에 2만원이었는데, 몇 년이 지나고 아프리카 운송료가 비싸 월 3만원으로 올랐어도 끊을 수 없었다.


그 후로 후배든, 동료든, 제자든 직장 생활을 하는 이들에겐 후원을 강요?한다. 이제 돈을 버니 생활비를 조금 아껴서 한 생명을 건져달라. 한 아이와 그 가정이 그 돈으로 한 달을 버틸 수 있는 귀한 돈이다. 우린 커피나 사고 싶은 거 조금 아끼면 되지만 그들은 생존과 직결된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빡빡했다. 다른 구호 단체를 통해 결연을 맺은 이들은 그렇다 치고, 왜 내가 그들을 도와야 하느냐는 누군가의 말에 나는 말문이 막혀 버렸다.


그래, 나도 그 책을 읽기 전까지는 관심 밖의 일이었지. 그래,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너 커피 사먹을 돈 몇 번 아끼면, 간식거리 한번 줄이면 되는 돈 아니냐.


이들은 생리 중엔 학교에 갈 수 없단다. 아프리카에 남아 있는 악습인 여성 할례만 해도 분노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는데, 생리한다고 아이들을 염소 우리에 가둔다니... 그들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더 심각한 문제는 생리대가 없다는 거다. 더러운 천 조각이나 나뭇잎 등으로 대충 가리울 뿐. 위생은 어떠랴. 학교에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해 열악한 노동 환경에 처해지거나 조혼으로 노예가 아닌 노예가 되어 고통받거나 아기를 낳아도 제대로 된 의료 시설, 기구의 도움을 받지 못해 일찍 죽는다.


그냥 좀 알아달라, 한 사람이라도 같이 아파해 달라 얘기하는 것이다. 월드비전에서는 면생리대 키트를 만들어 그들에게 전달할 예정.


흠... 그 아이가 벌써 십대 후반으로 접어든다. 많이 컸다. 너는 괜찮은 거니? 바쁘다고, 아니, 나중에 나중에 쓰자 하고 네게 쓸 편지는 자꾸 미루어지고.


소녀들에게 희망을, 이 구호대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전세계 6300만 명의 여자 아이들이 희망을 가지길 소망해본다.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지녔는지, 누리는지도 모른 채 불평, 불만 속에 얼마나 자주 빠져 드는지... 그대, 함께 동참하지 않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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