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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미 Oct 11. 2021

오피스텔은 처음이라

빌트인의 장점과 단점

그렇게 도착한 처음 가본 동네. 부동산은 지하철 역 근처의 오피스텔 1층에 있었다. 활기찬 중개인 아주머니를 따라 나는 그 집의 3개 호실을 봤다. 부동산 앱 손품을 팔며 내 월세 상한선을 60만원으로 확정했는데, 이 오피스텔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0만원으로 조건은 모두 같았다. 빌라만 보다가 처음으로 오피스텔을 구경하니 상대적으로 보안이 좋았고 깔끔했다. 화장실도 깔끔하고 샤워실과 세면대가 분리되어 있었다. 옷장까지 빌트인으로 들어있는 것을 보니 정말 몸만 와서 살면 되겠구나 싶었다. 내가 원하던 통창에 탁트인 뷰까지는 아니어도 바로 앞이 건물들로 막혀있지는 않은 곳이었다.

슈퍼싱글 침대가 꽉 차던 5평 공간


하지만  단점은 집이 너무 좁았다. 이전에 보던 원룸들 대비 빌트인 가구들이 들어있어 활용가능한 공간이  좁아보이기도 했다. 실평수는 5평이었는데 침대를 세로 놓으면   쪽을 차지하는 빌트인 옷장    문은   없는 폭이었다. 침대를 가로로 놓으면 방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어 식탁, 의자  다른 가구를 놓기가 애매할  같았다. 게다가  집을 월세 60만원이나 주고 지내야한다는 생각에 조금 혼란스러웠다. 이런  마음을 읽으신  중개인 분도  마디 거드셨다.


"왜? 집이 좀 좁아서 그래?"


내가 좁게 느끼는게 아니라 실제로 집이 좁긴하구나. 일단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고 한 뒤 부동산을 나와 아무 방향으로나 터덜터덜 걸었다. 손품을 팔 때 5평짜리 오피스텔도 많이 봐왔고 그 공간을 알차게 꾸미면서 사는 사람들도 많이 봤지만 실제 그 공간을 체감하니 나는 그렇게 살 수 없을 것 같았다. 5평. 생각보다 더 좁은 공간이었다.


왠지 확신에 찬 마음으로 간 이번 부동산 투어에서도 실망만 잔뜩 안고 돌아왔다. 카페인과 당이 떨어진 나는 근처에 있던 할리스에 들어가 아이스 바닐라 딜라이트에 샷을 추가하여 한 모금 들이켰다. 그리고는 부동산 앱을 열었다. 아까 봤던 동네와 오피스텔이 나쁘지는 않았어서 혹시 괜찮은 조건으로 근처에 올라온 매물은 없나 살펴볼 생각이었다. 직방, 다방을 거쳐 피터팬을 보는데 너무 예쁜 매물 사진이 내 눈길을 끌었다. 넓은 통창, 위치는 탁 트인 대로변 앞, 풀옵션 오피스텔인데다가 기본 인테리어가 세련되게 빠져있었다. 실평수도 7.5평으로 방금 본 오피스텔의 1.5배(!)나 되는 크기었다.


"신축 오피스텔이라 너무 예쁘고 좋아요. 제가 이 주변 다 돌아봤는데 이 집 만한 곳이 없었어요.... 일이 잘 돼서 더 넓은 곳으로 이사가게 되어 올립니다...."


그리고 현 세입자가 정성껏 써놓은 집 소개는 내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다. 나는 세입자가 이사 나가는 이유도 중요하게 보는데 잘 돼서 더 넓은 곳으로 이사간다니... 그 부분이 부럽기도 하고 왠지 기운이 좋아보였다. 다만,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5만원으로 내가 정한 가격보다 5만원 더 비쌌지만 내가 로망으로 생각했던 많은 부분이 갖춰진 집이었다. 이 집이라면 한 달 5만원, 1년 60만원은 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바로 메세지를 보냈고 다음 날 집을 보러가기로 했다. 쇼핑하듯 특정 집을 골라서 부동산을 통하지 않고 연락을 주고받기는 처음이었지만 내가 살펴보고 골라서인지 더 믿음과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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