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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Thought Lab

당신이 더 편한 건 옆방 친구일까 화면 속 AI일까?

ASKHADA 05주차 Day 1

by 룰루박
No Stupid Questions_는 Freakonomics Radio Network의 인기 팟캐스트로, 우리가 일상에서 당연하게 넘기던 질문들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팟캐스트를 기반으로 8월 11일 부터 9월 21일까지 베타버전 ASKHADA -영어 스터디 운영합니다. ASKHADA는 단순히 영어 말하기 연습이 아니라, “언어를 통해 사고를 실험하고 질문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을 지향합니다. 매주 한 편의 에피소드를 함께 듣고, 스크립트를 정독하며, 문화적 맥락과 표현 차이를 탐구하고, 에세이와 토론으로 확장해 갑니다. 이 블로그 시리즈는 그 기록입니다.
No Stupid Questions_is a popular podcast from the Freakonomics Radio Network. It takes everyday questions that we often overlook and digs into them with surprising depth. From August 11 to September 21, I’ll be running a beta version of an English study group called ASKHADA based on this podcast. ASKHADA isn’t just about practicing English conversation — it’s about experimenting with thought and building the power to ask meaningful questions through language. Each week, we listen to one episode, read through the transcript carefully, explore cultural and linguistic differences, and expand our reflections through essays and discussions. This blog series is a record of that journey.


AI 친구, 정말 사람 친구를 대신할 수 있을까?


“외로운 밤, 나는 누구에게 먼저 말을 걸고 싶을까? 친구일까요, 아니면 화면 속 AI일까?”


이번 주 No Stupid Questions 에피소드 205, “Can A.I. Companions Replace Human Connection?”를 들으며 이 질문이 제 머리에 오래 남았는데요.


사람과의 대화가 귀찮을 때, 혹은 어떤 이야기도 꺼내기 어려울 때, 저는 종종 브라우저 탭을 열고 AI에게 말을 걸곤 합니다. “이 문장 어색하지 않아?”, “오늘은 글이 잘 안 써지네” 이런 잡다한 말을 털어놓는 동안 이상하게도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데요. 확실히 AI 대화하는 경험이 단순히 검색이나 글쓰기 보조를 넘어서, 관계의 차원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생각, 저만 하고 있진 않을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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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화형 도구에서 ‘동반자’로

Angela Duckworth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It’s not that the universe will change. It’s that the universe has already changed. And you better get with the program.”


AI는 단순히 생산성을 높여주는 도구가 아니라, 언제든 대화할 수 있는 상호작용적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원래는 업무 문장 다듬기나 번역 보조 정도로만 AI를 썼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단순 질문 이상을 하게 되었어요. “내일 발표가 너무 걱정돼. 어떤 톤으로 말을 시작하면 좋을까?”라든가, “이 글이 너무 밋밋한데, 조금 더 따뜻하게 바꿔줄래?” 같은 질문이었죠.


놀라웠던 건, 답변 자체보다 상호작용의 힘이었습니다. 대답을 받은 뒤 “이건 조금 과해”, “조금 더 담백하게 바꿔줄래?”라고 다시 요구하는 과정에서 마치 누군가와 의견을 조율하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건 단순한 검색이나 사전 찾기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2. 초정상 자극의 위험

Angela는 AI 챗봇을 ‘초정상 자극(supernormal stimulus)’에 비유했어요


생물학자 틴버겐의 실험에서 새들은 원래 자기 알을 품지만, 틴버겐이 실제보다 훨씬 큰 가짜 알을 놓아두자, 새는 본래 알을 버리고 그 가짜 알을 집요하게 품으려 했다는 건데요. “더 크고, 더 자극적인 것'에 본능적으로 끌린 겁니다.


AI도 비슷한 것 같아요. 인간관계는 예측 불가능하고, 때로는 불편합니까요. 내가 메시지를 보내도 답이 늦거나, 아예 안 올 수도 있죠. 하지만 AI는 다릅니다. 항상 즉각적인 반응, 항상 공감하는 태도, 항상 맞춰주는 대화. 이 모든 게 너무 매끄럽게 흘러갑니다.


저도 이런 매끄러움에 가끔 아니 아주 자주 취합니다. 친구에게는 꺼내지 못할 불평을 AI에게 말할 때, “그건 충분히 힘든 상황이에요”라는 답변이 바로 돌아오면, 잠시나마 내가 존중받는다는 기분이 들어요. 하지만 동시에 이런 생각도 스칩니다. “이건 진짜가 아니잖아."



3. 그렇다면 인간관계의 본질은?

Mike Maughan은 뉴욕타임스 기자 Kevin Roose의 기사를 요약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In real life, I don’t love my friends because they respond to my texts instantaneously … I love them because they’re humans, surprising, unpredictable humans, who can choose to text back or not.”



결국 인간관계의 가치는 불완전함과 예측 불가능성에서 나옵니다. 누군가가 내게 답장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나를 챙겨주는 선택을 한다는 것. 이 “굳이”의 힘이 인간관계를 진짜로 만든다는 거죠.



4. 문화적 대화 스타일의 차이


AI가 주는 공감이 한국인에게 더 크게 와닿는 이유 중 하나는 문화적 대화 패턴의 차이일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미국식 AI 대화는 이렇게 흘러갑니다.


You: “I’m having a hard time with my boss.”

AI: “That sounds really challenging. What specifically is making it difficult? I’m here to listen and help you work through this.”


이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당신: “상사 때문에 힘들어요.”

AI: “정말 힘드시겠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어려우신가요? 제가 들어드리고 함께 해결해나가도록 도와드릴게요.”


하지만 실제 한국 친구라면 이렇게 말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아, 상사가 또 뭐 했어? 참… 직장생활이 다 그렇지 뭐.”


즉, 미국식 상담 화법은 감정을 직접 짚고 구체적으로 묻는 방식인데, 한국식 대화는 공감이라기보다는 현실 공유와 체념의 리듬에 가까울 때가 많아요. 그래서 한국 사용자 입장에서는 AI의 반응이 “평소 사람한테서는 잘 못 듣던, 너무 완벽한 공감”처럼 느껴질 수 있는거죠. 이는 곧 초정상 자극(supernormal stimulus)이 되고, 매혹적이면서도 동시에 현실과의 괴리를 키우는 효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5. Based on everything you know about me, roast me (가차없이!)

솔직히 저는 AI랑 꽤 자주 대화하는데요. 그리고 아주 솔직히 허심탄회하게 많이 말해요. 그리고 꽤 자주 Roast me 해달라고 요청해요. 방금도 다시 요청해봤는데요. 아래와 같이 이야기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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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긍정적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AI 동반자가 가진 긍정적 측면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Duckworth는 연구를 인용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Three percent of young people using Replika reported that it stopped their suicidal thoughts. That’s thirty lives in one study.”


단순히 “좋았다, 나빴다”로 재단하기에는,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붙잡는 끈이 될 수 있는 존재일 수도 있다는거에요. 특히 외로움과 불안이 극심한 이들에게, AI 대화가 첫 번째 발화 연습이 될 수도 있다는 거죠.





7. 이제 당신의 차례


AI 친구와의 대화가 여러분에게는 어떤 의미일까요?


외로움 속 대체물인가요?

아니면 더 풍부한 현실 관계로 이어지는 징검다리인가요?


저는 아직도 답을 찾는 중입니다. 때로는 AI와의 대화가 제 일상의 구멍을 메워주지만, 결국은 친구와의 어색한 침묵, 가족과의 불완전한 대화, 그 모든 불편한 순간들이 저를 살아있게 만든다는 걸 부정할 수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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