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계영, 심야산책

by 새봄새싹

슬프네, 말하고 누워버리는 일들

아프네, 말하고 벌떡 일어나 앉는 일들

용수철이 묵묵히 받쳐온

밤의 엉치뼈가 튀어오른다

튀어오를 수 있는 데까지 튀어오른다


나에게 없는 어린 조카가

장난감 자동차를 굴리며 다가와

시체처럼 누운 몸 위로 지나간다

장난인 줄 몰랐다면

나 정말 죽을 뻔했잖니


숲은 아니었지

덜 마른 아스팔트에 뚫린 구멍들



- 유계영, '심야산첵' 중에서 ,<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