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를 뜯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난 야생에서 맴도는 포식자라고.
사자는 덩치 큰 물소를 한번 물기 시작하면
비열하고 무섭다.
그것도 여럿이서.
입을 먼저 문다.
꽉 문채 절대 놓치지 않고 문 거만큼은
떨어 트린 다.
그런 다음 주변 하나씩 또 문 다음
떨어 트린 다.
결국 입 주변에 살은 너덜 너덜한 체
안면골만 남는다.
또 다른 한 놈은 주위를 맴돌다 배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배를 물어뜯어 창자 하나하나 다 꺼낸다.
물소는 생을 포기한, 신을 원망한 눈으로
서서히 죽어 간다.
인간이 다를 게 뭐가 있나.
인자함을 포장한 잔인함은 같다.
내가 살아있음은 죽을 때까지 약육강식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오늘도 내가 존재하기 위해 다른 생을
뜯고 또 뜯는다.
이러면서 내 육신은 기능이 점점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