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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해섭 Mar 31. 2019

역대 최고의 프리스타일 스케이트보더, 로드니 뮬렌


로드니 뮬렌Rodney Mullen은 역대 최고의 프리스타일 스케이트보더, 혹은 스트릿 스케이트보드의 대부로 일컬어진다. 알리, 킥플립, 힐플립 등 이제는 기본 중의 기본이 된 기술들을 직접 만들었고, 이후 등장한 수많은 다른 보더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프리스타일 스케이트보딩 자체가 그의 등장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생애 그리고 트릭이 담긴 영상들을 살펴보자.




왼쪽 : 로드니 뮬렌이 만든 기술들. 오른쪽 : 이 중 가장 오른쪽이 야구 글러브를 낀 어린 시절의 로드니 뮬렌. 출처 : 유튜브 RodneyMullenNet



그의 아버지는 군인이다. 그는 아들에게조차 한때는 Sir라고 부르게 했을 만큼 엄격했던 데다가, 한편으로는 치과의사였다. 그가 만나는 환자들 중에는 스케이트보드를 타다가 넘어져서 오는 이들이 적지 않았고, 이와 같은 이유로 로드니 뮬렌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게 두지 않았다. 대신 그가 테니스, 야구 등 더 인기 있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운동을 하길 바랐다. 하지만 어느 새해 첫날 약간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아들이 울면서 제발 타게 해달라고 부탁하자 결국 보호장구는 꼭 착용하고 한번이라도 크게 다친다면 그만두는 조건으로 허락해주었다.


1978~1979년에 로드니 뮬렌은 많은 프리스타일 대회에 참가했다. 그의 나이 12~14살 때였다. 출처 : 유튜브 RodneyMullenNet


그의 누나 역시 서퍼였는데, 주말에는 서핑을 하고 평일에는 친구들과 함께 스케이트보드를 타러 다녔다. 누구 하나 가르쳐주는 사람 없이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그 자체를 즐기는 모습 자체가 로드니 뮬렌에게 큰 가르침이 되었다. 그의 가족은 곧 플로리다의 농장 지대로 이사를 갔는데, 시멘트 자체가 별로 깔려있지 않은 지역이었기 때문에 환경 자체도 스케이트보드를 처음 연습하기에 아주 적합했고 기술을 습득하는 속도도 아주 빨랐다. 그 당시에는 프리스타일이라는 개념이 있지도 않은 시기였다.



지금은 기본이 된 알리. 출처 : 유튜브 RodneyMullenNet



알리Ollie란 데크와 함께 점프하는 기술이다. 알리라는 이름은 당시 이를 처음 시도한 Alan Gelfand의 별명이 Ollie였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다만 평평한 땅에서 이를 시도함으로써 스트릿 스케이트보딩의 기본으로 정립한 이는 로드니 뮬렌이다. 이것만으로도 후대에 스케이트보드계의 전설적인 인물로서 대접받을 수 있는 자격으로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프리스타일 대회에 출전해서도 이와 같이 이미 개발된 기술을 적당히 조합하는 대신,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하며 스케이트보드의 한계를 확장하고 영역을 넓혀나갔다.



로드니 뮬렌은 이후 TV에 출연하고 스와치와 협업하거나 투어를 다니며 승승장구 했다. 출처 : 유튜브 RodneyMullenNet

https://youtu.be/_RQN3k3szpw - <Rubbish Heap>


하지만 이후 프리스타일 스케이트보딩이 내리막을 걷자, 로드니 뮬렌은 활동 반경을 마침 한창 떠오르던 스트릿 스케이트보딩으로 옮긴다. 이런 변화는 당시 그가 소속되어 있던 World Industries에서 제작한 <Rubbish Heap>에서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영상에는, 제레미 클라인Jeremy Klein이 자신의 프리스타일용 데크를 부수고 스트릿 스케이트보드 데크와 함께 로드니 뮬렌에게 스티브 로코Steve Rocco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프리스타일의 마지막을 선언하는 장면이 나온다.


https://youtu.be/vs5Oe7unAwA - <Questionable>


1991년, 로드니 뮬렌은 Plan B Skateboards 팀에 들어간다. 1992년 제작한 <Questionable>은 Plan B의 대표 마이크 터나스키Mike Ternaski와 함께 찍었는데, 여기서 보여준 로드니 뮬렌의 퍼포먼스는 스트릿 스케이트보딩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혔다. 여기서는 기존의 프리스타일 트릭에서 스트릿 트릭으로 넘어가는 시퀀스가 있는데, 당시 수 년 간 지속되던 변화의 분위기를 함축적으로 담아낸 장면이다. <Virtual Reality>(1993)에서도 이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한편 1997년에는 한국계 스케이트보더 송대원과도 <Rodney vs. Daewon>이라는 시리즈물을 시작해 2012년 Round 3까지 제작한다.


https://youtu.be/olv1tqGmDdo - <Virtual Reality>

https://youtu.be/Aald_f-nfx4 - <Rodney vs. Daewon Round 1>


이후 로드니 뮬렌은 여러 회사와 협업해 데크를 디자인 및 제작하기도 하고, 자서전을 내거나 TED 강연을 하는 등 어느덧 현역 프로 선수보다는 원로로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로드니 뮬렌이 진정으로 대단한 점은, 지금까지 이룩한 본인의 위치도 이미 대단함에도 이에 안주하지 않고, 1966년생으로 만 52세가 된 지금 이 순간에도 또다른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https://youtu.be/-3tDvMG87Ro - Rodney Mullen Debuts New Tricks, Captured in 360 Degrees | V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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