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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vi Shin Apr 01. 2019

UI/UX 실무 프로젝트를 끝낸 앞으로의 방향

비전공자 UI/UX 디자이너



닭발 먹고나서 본 달을 보고 너무 신났다


학원수업과정이 끝난지 한 달이 넘어간다. 네이버 블로그에는 3일차 까지 적고 바로 끝난 과정을 적게되니 그 간의 과정이 담겨있진 않다. 또 한 번의 과정을 끝내고 나서 드는 생각이 고작 몇 주, 몇 달과는 또 너무 다르게 성장하니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지만 아무 소득 없이 지나가는 것이 아니기에, 허무하진 않은 요즘이다. 


학원과정은 두 달 반 동안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고 마무리는 취업 연계가 될 수 있도록 매칭해주기에, 마지막 날의 포트폴리오 발표를 위해 수강생들은 열심히 달렸다. 나도 거의 발표 준비를 위해 며칠은 밤을 새고 준비했다. 자소서와 포트폴리오를 함께 수정하면서. 이번에 우리를 뽑으러? 오는 기업들이 많진 않아서, 학원 분들도 우리 기수가 운이 안좋다고 하기도 했다. 에이전시 등 상황이 어려운 시기라나... 그런 기업의 목록을 보고서 수강생 분들도 조금 실망한 눈치였다. 디자인 쪽으로 살릴 수 있는 기업이라기 보다는, 디자인은 일부분이고 광고나 마케팅 위주의 기업도 많았고. 하지만 무엇보다 인턴이라든지 경험이 중요한거니 다들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다. 


 나름 열심히 준비했지만 만족할만한 기업에서 연락이 오진 않았다. 그러면서 좀더 스스로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됐다. 우선 나는 퇴사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디자인전공생이 아니기 때문에 디자인적으로 포트폴리오가 충분하지 않았다. 그나마 내가 학부 때 창업을 했던 것이 디자인요소가 많아서, UI/UX는 아니여도 어필할 수 있는 요소기에 정리해서 넣을 수는 있었지만 내 포트폴리오가 UI/UX 디자이너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냐고 객관적으로 돌아본다면 내가봐도 아니었다. 그리고 학원 과정에서 내가 만들었던 작품들은 내가 정말 추구하는 UI/UX디자인과는 많이 달랐다. 나는 사용자의 관점에서 기획하고 실현할 수 있는 실용적인 디자인과 설계를 하는 일을 상상했다면, 학원에서 배웠던 것은 어떻게 하면 비주얼로 뽑아낼 수 있을지, 바로 에이전시 등에 취업을 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기에 내가 생각했던 방향과는 많이 달랐던 것 같다. 물론 수강할 때는 이런 생각은 안들고 다 같이 한 길을 향해 가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나도 내가 생각했던 방향은 아예 잊게 되었다. 내가 퇴사하기 전에 봤던 정보들, 공부하고 싶었던 방향들은 아예 잊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그래픽을 더 살릴까에 취중을 했더니 과정이 다 끝나고 본 내 작업들은 어디에도 쓸 수가 없게됐다. 논리도 없으며 그저 타 수강생들과 겹치지 않기 위한 주제를 선택했고, 선생님이 추려주시는 주제 속에서 그래픽 능력을 보여주는 것에 신경을 쓰다보니 나는 이 작업들을 설명할 알맹이도 없이 껍데기만 남았다.


당장은 내가 급한대로라도 아무 회사라도 들어가지 않는게 불안하긴 했다. 수강생분들은 다들 백프로 만족하진 못하더라도 매칭된 기업에 출근을 하고 있지만, 내가 원하는 회사들은 이 목록에 없었고 그냥 아무 곳에나 가기에는 내 실력적으로 채울 부분이 너무 많았다. 내가 원하는 방향은 이제는 기업의 규모를 떠나서 1.글로벌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지, 해외관련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지가 가장 큰 관건이었고, 단순한 디자인 기계가 되는 것이 아니라 2.어떠한 서비스든, 마케팅이든 기획도 함께 하면서 다양한 결과물을 낼 수 있는지가 다음이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에는 아직 많은 부분이 부족함을 알게되니, 급하게 들어가는 회사에서 휘둘리는 것 보다는 알맹이를 채우는게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일단 4월에 지원하고 싶은 기업이 있기에 3월 한 달간은 영어 공부와 영어로 포트폴리오 웹사이트를 구축하는게 목표다. 학원 과정을 끝내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차근차근 배워가는 요즘, 집 안에서 맥북 하나만으로 정말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나니 요즘은 이것 보다 더 재밌는 것을 찾기 어렵다. 밖에서 놀고 술마시는 것 보다 더 가치있고 하루하루가 성장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무엇보다 학원에서 두 달 배운 것 보다 내가 나한테 필요한 정보를 바로 유튜브와 구글링을 통해 얻고 적용해보니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이다.


사실 전공생이 아닌 입장에서, 4년간 그들이 쌓아온 사고방식과 작품의 양을 따라잡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비핸스나 여러 해외 디자이너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좌절하는 것도 매일의 연속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보다 부족함이 많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 모든게 편해진다. 나는 잃을 것이 없고 앞으로 쌓아갈 것만 남은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수준 높은 작품을 내가 보면서 자극이되고 참고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또한 내 상황에서 내가 고군분투 하면서 이뤄나가는 것들 또한 나만의 컨텐츠가 될 것이고 또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앞으로는 내가 혼자 부딪히며 얻은 UI/UX관련 정보들을 블로그에 담아내는 것도 꾸준히 해야겠다. 그리고 요즘은 마치 대학교 신입생이된 마음으로, 스터디도하고 동아리도 참여하고 관련 다양한 워크샵 등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 소속이 명확하지 않아 이름있는 워크샵에는 당첨도 안된다. 하지만 그거와는 상관없이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자 한다. 


그래도 학원 수강을 통해 남은 값진게 있다면 같이 수강했던 사람들이다. 지금은 우리끼리 스터디를 만들어 꽤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2회정도 진행되었는데, 각자 다 다른 상황들 속에서 목표는 하나다. 디자이너로서의 자신의 성장이다. 다들 진지하게 임해주고 서로 정보를 공유함에 있어서 인색하지 않은 것이 좋다. 나도 내가 얻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있고 앞으로는 팀프로젝트를 진행해서 포트폴리오를 함께 빌딩할 예정이다. 


어떻게보면 가장 불안할 수도 있는 시기다.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다른 방향을 추구하면서 계속 개척해나가야하는 상황. 하지만 이 시기가 나중에보면 제일 부러운 시기일 것 같다. 내가 이 상황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내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시기니까. 어떠한 가능성도 열려있으니 허투루 보내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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