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내돈내산 팬들은 브랜드를 이렇게 전파합니다
요즘 단체카톡방 커뮤니티를 눈여겨보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에 상당히 흥미로운 경향을 발견해 공유해 본다.
한 사우나 관련 커뮤니티에서 있었던 일이다. 자신만의 사우나 애장템을 멤버들이 소개하는 자리에서, 사람들이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관계자는 아니에요!
이 브랜드랑 아무 상관없습니다 :)
저랑 아무 관계없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이렇게나 열렬히 어필하면서.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이 이토록 철철 흘러넘치면서도! 사람들은 이 브랜드와 나는 ‘아무런 관계없음’을 구구절절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그 이유는? 관계 없음을 어필해야만, 나에 대한 신뢰도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앞서 쓴 코멘트에 대한 신빙성도 지켜진다.
내가 여기서 보는 건, 그동안 ‘뒤통수’ 맞는 데 지쳐있던 사람들이다. 인플루언서, 유튜버, 블로거 가리지 않고 사방에서 스며드는 광고에 사람들은 이미 지쳤다. 꿀 정보를 주는 척하면서, 자신의 공구를 소개한다거나. 추천인 ID를 적고 연결을 하라거나. 열심히 몰입해서 콘텐츠를 봤더니 <기승전 - 광고>인 경우를 우리는 얼마나 많이 보았나. 이제 대중은 더 이상 속지 않는다. 결국 결말이 광고인 수많은 이야기에 너무 많이 당했다.
정확히는 ‘대가성’ 성격을 띠는 광고의 세계에 사람들은 너무나도 빠삭해졌다. 뭔가를 소개하고, 그 대신 소개자가 소정의 리워드(a.k.a. 뽀찌. 그게 돈이든 상품이든 뭐든..)를 받는 형태로 돌아가는 업계의 뒷모습을 일반인들도 빤히 알게 됐다. 그러다 보니 직접적으로 상품 링크, 구매로 연결되는 페이지를 공유할 땐 더욱 조심스러워하는 경향이 엿보인다.
진짜인지, 아닌지. 순수한지, 아닌지. 광고의 수법이 점점 개인화되면서 가까운 곳에서 스며들수록 사람들은 순수하고 의도 없는 추천을 진정으로 원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론 이런 모습이 조금 서글프기도 하다. 사실 이들은 누구보다도 브랜드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분들이라고 볼 수 있다. 최초 구매, 재구매, 재재재구매로 이어지면서 심지어 다른 사람에게 널리 알려주기까지 한다니. 그런데도 아이러니하게도 본인의 입으로 ‘아무 관계 없음’을 어필하면서 추천의 변에 대한 순수성을 지키려고 또다시 노력한다. 사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 일인데 말이다..
순수함. 불순한 양념 없이 그저 날 것 그대로. 맑고 깨끗한 의도를 우리는 다시 찾고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