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와이킴 Dec 31. 2023

연말 연휴의 끝에서,

12월 22일부터 시작한 나의 소중한 연말 휴가가 끝이 보이고 있다. 총 11일을 쉬는데 어느새 9일이 후다닥 지나고 이제 이틀 밖에 남지 않아서 슬프다 ㅜㅠ


1월 1일 New Year Day를 마지막으로 해서 4월의 부활절이 올 때까지 세달간 공휴일이 없어 희망이 없는 나날들이 계속 될 예정이다 (;ㅁ;) 또르르르....


3월 초에 아이 학교는 일주일 간 봄방학이 있는데, 거기에 맞춰서 나도 그냥 휴가 쓰고 아이랑 어디 놀러갔다올까 싶기도 하다;; 이건 회사 분위기 봐서 결정 해야겠다. 마감 직전이면 팀원들과 자리를 지켜야하기에..






2023년 나의 연말연휴는 이렇게 게을러도 되나, 싶을 정도로 게으름의 향연이었다.


크리스마스 전까진 그래도 나름 밖에서 나돌며 바빴다.

22일에 퀘백시티에 위치한 실내 수영장이 있는 호텔에서 1박을 하고 왔다. 이 실내 수영장이 아이들을 위한 워터파크 수준이라 호텔에 아이들이 북적북적였다. 호텔 측에서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더라.


저녁 6시가 다되서 체크인하고 저녁 먹고 밤 수영을 즐겼다. 가족여행만 오면 어디가 꼭 탈이 나는 남편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저녁 잘 먹어놓고 소화가 안된다며 수영장에 뻘쭘 몸만 담구며 있다가 먼저 방으로 돌아가고, 나는 아이랑 밤 10시까지 물놀이 하고 그날 밤 기절하듯 잠들었다.


다음 날은 아침 먹고 체크아웃까지 호텔방에서 뒹굴뒹굴 놀다가 올드퀘백의 크리스마스 거리를 구경하고 집에 가기로 했다.

아침먹고 방에서 다시 꿀잠까지 잔 남편은 또 올드퀘백 거리를 걸으면서 몸이 안좋다, 감기 걸린것 같다, 하더니 먼저 차로 돌아갔고, 나와 아이만 좀 더 거리를 둘러보며 구경했다.

어두워지면 거리가 크리스마스 조명과 함께 더 반짝반짝 예쁠 것 같았지만, 그때까지 기다렸다 가기엔 집에 갈 길이 멀어서 아쉽지만 차로 돌아가야했다.


도대체 여행만 가면 배탈이 나던 감기가 걸리던 어디가 탈이 나서 골골대는 남편 때문에 속에서 짜증도 올라왔지만, 한두번이 아닌지라 나도 이런 상황이 제법 익숙해 졌나보다.

“그래 아프면 방에 가서 쉬어 / 차로 먼저 가서 쉬어”

아프다는 사람 쿨하게 보내주고 아이와 둘이 재밌게 노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아픈 사람 억지로 데리고 다니면 그게 더 신경쓰이고 불편하더라.)

감정 소모가 덜 되고 여행을 망치지 않게 된다.


2023년 12월의 올드퀘백


크리스마스 이브엔, 지인의 친구 분이 우리 가족을 저녁식사에 초대해 주셔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정성스레 요리한 음식들도 너무 맛있었고, 다양한 종류의 술, 맥주 마셔보는 것도 너무 좋았다.


아이 재운 후, 알딸딸한 술기운으로 산타클로스 선물 포장을 해서 트리 밑에 두고, 우리집 거실 배경으로 산타 합성 사진을 찍는다.


집 창밖 하늘을 나는 산타의 썰매

매년 이렇게 합성 사진을 찍어서 크리스마스날 아침에 아이에게 보여주는데, 아이 눈이 동그래지면서 좋아하는게 너무 귀엽다. 자기 왜 안깨웠냐며..! ㅎㅎ

이 맛에 산타 합성사진은 계속된다 >_<

내가 어렸을 때 이런 사진들을 봤다면 산타를 더 오래 철썩같이 믿었을 것 같다.ㅎㅎ


크리스마스 후론, 온 가족이 대부분의 날들을 집콕하면서 놀고 먹고 자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도 침대에서 폰 보며 뒹굴다가, 점심 먹고 잠이 오면 낮잠을 자거나 같이 영화를 보거나 닌텐도 게임을 한다. 그러다 금새 저녁 시간이 되서 저녁을 먹고 나면 아이와 남편은 또 게임 삼매경에 빠지고 나도 넷플릭스 리스트에 저장해둔 영화, 드라마들을 보며 시간을 보내다 잠이 든다.

주말에만 허용해줬던 게임도 연말엔 그냥 놀고 즐기라고 풀어줬더니 아이도 게임하랴 아이패드 보랴 레고 만들랴 정신이 없다. 학교 다시 시작하면 공부에 숙제에 다시 바빠질테니 일년에 한번은 이렇게 놀고싶은거 마음껏 놀게 자유를 주는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지금은 연휴 나흘째 밤을 보내고 있다.

시간이 가는게 아까워서 잠도 자기 싫다..

사실은 밤 시간을 즐기는 올빼미 인간형이기에 연휴 동안 자고 싶을때 자고 아침 느즈막이 일어나서 스케쥴이 엉망이 됐다.. 그래서 밤이 늦었는데 잠도 안오고 혼자 눈이 말똥말똥 하다. (ㅇ_ㅇ)

내일 아침까지만 늦잠 자고 월요일엔 강제로라도 일찍 일어나야겠다. 그래야 피곤해서 저녁에 일찍 자지 않을까,, 바래본다.


1월부턴 남편도 나도 다시 일 때문에 바빠진다.

내 경우는 12월부터는 회사일이 전체적으로 훅 줄어들어서 천천히 슬렁슬렁 했었는데, 1월부턴 다시 일들이 몰아칠 예정이다.. 그래서 회사 복귀 할 날이 겁이 난다.ㅜㅠ


2024년에도 우리 가족 별 탈 없이 만사가 물 흐르듯 잘 지나가길.

작가의 이전글 문득 사람이 그리울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