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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장장이 휴 Oct 01. 2022

DSM-5에 수록된 심리장애, 알기 쉽게 요약 정리

DSM-5에 따른 정신장애 진단 분류체계 내 마음대로, 정갈하게 재구조화

나는 병원에서의 질병진단기준도,

DSM-5의 정신장애 진단기준도,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수축기 혈압이 140이면 고혈압이고

130이면 아니라고 단정짓기엔

내 신체도, 삶도, 인간도 너무 복잡한 존재니까.


정신장애에 대한 진단분류는 사실 

신체에 대한 진단기준보다 더하다.

뜯어보면,

자의적인 판단의 요소가 너무나 많다.

칼 로저스가 진단분류를 무시한 게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다만, 

좋은 참고자료임에는 분명하다.

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200이 넘었다고

당장 약을 먹을 필요야 없지만,

120인 내 친구보다 조심해야 하는 건

확률 상 올바른 판단일 가능성이 크다.


심리장애의 진단기준 편람도 마찬가지다.

너무 신격화해서 맹신할 이유도 없으나,

그 가치를 경시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꼈던 건,

일단 이 학생의 현재 상태를 

잘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자신의 학습상태와 취약점, 강점을 모르면

출발점도 방향도 잡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우리를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 많은 연구와 반박으로 검증되어 온

심리진단 분류를 활용하는 것은 

분명 효과적이고 현명한 일이다. 


근데 문제는,

DSM-5라는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이

너무 양이 방대하고 열거식이라는 데 있다.


장애가 한 20가지 남짓 되는데,

너무 많은데,

저렇게 열거만 주욱해놓은 걸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현실치료의

전행동(Total Behavior) 개념을 좋아한다.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고 반응하는

많은 것들을 꽤 효과적으로 범주화해주기

때문이다.


우리를 이루는 전행동의 구성요소는,

사고,

정서,

행동,

신체반응,

이렇게 네가지다.


전행동의 4가지 요소에 따라,

DSM-5에 열거된 장애들을 분류해봤다.


참고로, 

나는 '3'을 좋아해서,

신체반응과 행동은 하나로 묶었다.


여담이지만,

모든 정신장애들은

사고, 정서, 신체반응, 행동

모든 요소들이 진단기준에 고려되고

증상에도 4가지 요소가 두루두루 나타난다.

다만, 이해와 정리를 위해

주요 측면들을 저울질해서

가장 핵심적이라 판단되는 분류로

범주화했음을 고려하길 바란다.


1. 사고


신경발달장애

신경인지장애

해리장애

조현병 스펙트럼 및 기타 정신병적 장애


4가지 종류가 있고,

기본적으로 '사고'를 중심으로 정신장애가

생기는 것들이다. 

여기서 사고는 곧,

인지, 지각, 이해, 의사소통, 반응 등

포괄하는 의미로 이해하자.


기본적으로 이 카테고리의 흐름은 이렇다.


1. 신경발달장애


유년기부터 신경학적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발달과정의 외상 등으로 인해 

사고나 인지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2. 신경인지장애


그리고 이는 우리가 살아가다가,

청장년기를 넘어서면서 발생하기도 하는 문제다.


3. 해리장애


'사고'와 '인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걸 넘어서,

아예 기억자체를 못하게 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우리는 사고기능의 결함이기 이전에 

아예 기억을 잃는 상태를 경험할수도 있다.


4. 조현병 스펙트럼 및 기타 정신병적 장애


사고의 기능결함이 단지 제대로 이해하거나 

인지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망상, 환각 등을 경험하는 등의 증상이 된다면

비현실적인 경험을 겪게 되기도 한다. 


주의. 

쓰다보니 드는 생각인데,

이 흐름은 다분히 주관적인 

이해와 정리를 위해 적어보는 전개이지,

절대 장애 간의 경중이나 심각성을

단정짓고 판단하는 것이 아님을 명시한다.

모든 장애는,

적어도 그 당사자에게는

그 경중이 완벽히 무의미할만큼 

고통스럽고 절망스러운 것이다.



2. 정서


불안장애

외상 및 스트레스 관련 장애

우울장애

양극성 및 관련 장애

성격장애


5가지 종류가 있고,

정서나 감정이 가장 주요해보이는

심리장애들을 포함시켰다.


1. 불안장애


인생리셋지침서 첫번째 지침이

'생각중독'인 이유는,

두려움이 모든 것을 압도하면

생존에 가장 기본적인 잠자고 밥먹는 것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 지경이 되기 때문이다.

두려움은 모든 것을 방해하고 짓누른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은

공황장애, 공포증 등 많은 증상으로 나타난다.


2. 외상 및 스트레스 관련 장애


삶이란 불확실한 것이므로,

두려움이 현실이 되기도 한다.

외상이나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 나면

그로 인해 우리는 심리적인 증상을 겪게 된다.


3. 우울장애


분노가 향할 길이 없이 오래 지속되면,

그 분노나 좌절이 나를 향하게 되고 

결국 두려움, 무력감, 좌절감과 함께 

우리를 우울에 갇히게 만든다.


4. 양극성 및 관련 장애


계속 우울에만 갇혀지낼 수는 없다.

우울이 우리를 잠식해서 질식할 것 같을 때,

우리는 어떻게든 그 우울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 밝게 웃고 더 힘내고 더 파이팅을 외친다.

우울을 덮기 위한 과도한 밝음과 에너지는,

사실 뿌리깊은 어둠과 우울을 가리기 위한 것이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짙은 어둠과도한 밝음

'양극성'으로 반복되며 나타나기도 한다.


5. 성격장애


오랜 정서적, 감정적 혼란과 고통들은,

큰 상처 위에 시멘트같은 흉터가 남듯이

서서히 그 상흔을 우리 마음에 새겨간다.

굳은살처럼 배겨버린 

건강하지 못한 반응의 패턴,

우리의 성격자체가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형태로

조금씩 변질되어 자리잡는다.


같은 이야기인데, 중요해서 또 쓴다.

오해하지 마라.

성격장애가 마치 다른 한시적 정서장애의

결정판인 것처럼 읽힐 수 있으나,

그건 오해다.

절대, 성격장애가 다른 장애들보다 더 

심각하고 위중한 게 아니다.

장애 간 경중을 말하는 게 아니니,

오해하지 말고 

그냥 단순히 이야기의 흐름을 한 번

음미해보기 바란다.


3. 신체반응 + 행동


강박 및 관련 장애

수면-각성장애

급식 및 섭식 장애

배설장애

신체증상 및 관련 장애

성기능부전 / 성별 불쾌감 / 변태성욕장애

파괴적, 충동조절 및 품행 장애

물질 관련 및 중독 장애


8가지 정도이고,

결국 우리 눈에 보이는 양상으로 나타나는

신체반응 및 행동이 주요한 심리장애들을

이 세번째 카테고리에 넣었다.


1. 강박 및 관련 장애


인생리셋지침서의 첫번째 지침,

'생각중독'은 두려움에 관한 것이다.

두려움, 공포로 인한 불안이 심해지면

우리는 이 불안을 잠시나마 해소하기 위해

강박행동을 하기도 한다.


2. 수면-각성장애


인생리셋지침서의 두번째 지침, 

'잠'이다.

인간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것. 

심리적 어려움이 극에 달하면,

휴대폰 배터리보다 못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필수적인 

잠조차 망가질 수 있다.


3. 급식 및 섭식 장애


인생리셋지침서의 세번째 지침,

'밥'이다.

잠 다음으로 생존에 필요한 영양섭취.

밥을 먹는 것이 무너진다는 건,

우리 신체를 이루는 영양을 적절하게

공급받는 데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다.


4. 배설장애


인생리셋지침서에 '변'을 넣진 않았으나,

매슬로 5단계 욕구 피라미드에서 보자면

가장 첫번째 단계 욕구에 위치하는 것이다.

앞에서 본 것처럼 잠 못자고 밥 못먹듯이

생존을 위해선 노폐물을 배출해야 하는데

이것 또한 심리적 요인으로 지장을 받을 수 있다.


5. 신체증상 및 관련 장애


인생리셋지침서 네번째 지침,

'건강'이다.

결국 심리적 고통과 증상은

'신체화'라 불리는 방식을 통해

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난다. 


6. 성기능부전 / 성별 불쾌감 / 변태성욕장애


이성에 대한 친밀감을 느끼고자 하는 욕구이자,

성욕과 연관이 된다.

인생리셋지침서 일곱번째 지침은 '친밀감'이고,

여기에는 이성과의 친밀감도 포함된다.

제3의 본능이라 불리기도 할만큼

인간의 성욕은 강력한 욕망이다.


우리 인간의 설계가 '생존'과 '번식', 

이 2가지에 초점이 맞춰져있다는 걸 감안할 때

이러한 '성욕'과 관련된 기능이 망가지는 것은

꽤나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다.


7. 파괴적, 충동조절 및 품행 장애


사회적 관계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측면에서,

인생리셋지침서의 여덟번째 지침인

'소속감'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장애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공격적이고 위험한

반응들이 지속된다면 이 장애를 고민해야 한다.


8. 물질 관련 및 중독 장애


인생리셋지침서의 아홉번째 지침은,

'인정중독'이다. 

인간은 타인의 관심과 인정을 위해

자기자신마저 버릴 수 있는 존재다.

인생리셋지침서의 열번째 지침은,

'자아실현'이다.

이 두가지가 모두 연관이 있다.

타인의 관심과 인정도, 고유한 삶의 목적도,

그 어떤 것도 가지지 못한 인간은

쉽게 자신이 의존할만한 것에 빠져든다.




여기까지가 내가 다시 재구조화한,

DSM-5의 정신장애 카테고리다.


개인적 선호에 따라,

재범주화를 했지만

DSM-5에서 열거된 장애리스트는

사실 그 순서도 꽤 세심하게 고려된

것임을 밝힌다.

가령, DSM-5 상 열거된 리스트에는

외상 및 스트레스 관련 장애 - 해리장애 - 신체증상 및 관련 장애

순으로 열거되어 있다.

이는, 외상적 사건에 의해 해리가 많이 나타나고,

과거부터 신체화 증상은 해리와 중복된다는 것을 고려하여

배치한 결과다.


다만,

조금 더 이해하기 쉽고 떠올리기 쉬운

스토리라인에 따라, 흐름에 따라,

DSM-5에 제시된 정신장애들을 

재구조화했다.


많은 사람들이 좀 더

편하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분류체계를 활용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꽤 나쁘지 않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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