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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버른앨리스 Jul 17. 2018

한 술집이 쏘아 올린 인종과 성차별 논쟁

호텔 롱타임이 왜 난리인 거야??


호주 SA주의 주도인 애들레이드에 펍이 하나 오픈했어.

어느 도시에나 숱하게 있는 펍 하나가 더 오픈한 게 뭐, 그래서?라고 나는 생각했지.

하지만 이 펍의 등장은 호주 내에서 미묘하게,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갈등의 두 선을 동시에 건드렸고 순식간에 논란의 핵이 되었어. 그래, 하나도 아니야. 무려 두 개를.


펍의 이름은 '호텔 롱 타임'

그리고 이 펍은 오픈 직후부터 일 년이 지난 지금까지 'RACISM + SEXISM'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어. 일단 기사들을 통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게.


https://nextshark.com/australian-gastropub-hotel-longtime-sparks-fury-racist-theme/


간략하게 왜 호텔 롱 타임이 이렇게 까지 욕을 들어먹고 있는지부터 말해볼게.

비난하는 사람들은 이 펍의 이름부터가 '풀 메탈 재킷'의 대사를 인용한 것이라고 주장해. 1987년 스탠릭 큐브릭 감독작인 이 영화는 베트남 전쟁에 파견 나간 미군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야. 유명한 장면 중의 하나는 전장에 나간 미군들에게 베트남 매춘 여성이 다가가서 성매매를 시도하려는 장면이고 그 장면에서 나오는 유명한 대사가 이거야.



“Me so horny, me love you long time.”



A gastropub in Australia called “Hotel Longtime” is currently under fire over its alleged racist theme that presumably took cues from “Full Metal Jacket”, a movie that degraded Asian women.
“Full Metal Jacket” was directed by Stanley Kubrick and involved a scene where a Vietnamese prostitute told American soldiers, “Me so horny, me love you long time.”
The pub is owned by Vietnamese-born Tin Chu and her husband, Alex Fahey, who both claim ignorance on the whole thing and that it was never their intention to offend anyone.


출처 : https://nextshark.com/australian-gastropub-hotel-longtime-sparks-fury-racist-theme/



그리고 또 한 가지, 이 호텔 '롱 타임'이라고 하는 단어 자체가 또 성매매를 연상시키게 한다는 거지.


롱 타임 / 숏타임


국제적으로 같은 뜻으로 통용되는 단어야. 짧게 할지, 아니면 긴 밤을 보낼지. 비난하는 입장의 사람들은 이 단어는 명백하게 '아시아 국가에서의 매춘'을 상징한다고 주장해.


아시안 테마의 펍의 이름이 호텔 롱 타임이라고 하면 조금 찝찝하기는 해도 우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 거야. 하지만 이 펍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어.


It’s not just “Longtime” that’s getting flak, however; the couple also called the establishment’s front bar the “Ping Pong Club Room,” which some speculate was named after ping pong sex shows in Southeast Asia.


이 펍이 프런트 바를 부르는 이름은 좀 특이해. 뭐라고 하냐면


PING PONG CLUB ROOM


태국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 중에는 이 단어가 무얼 상징하는지 머리에 떠오른 사람이 있을 거야. 나는 듣자마자 알았거든. 동남아시아의 그 유명한 '핑퐁 쇼'

여성의 성기로 온갖 오락거리를 보여주는 그 유명한 섹스쇼 말이야. 성인들이 가는 패키지여행에는 옵션으로 껴있고 모든 가이드 북에 떡 하니 ' 태국의 핫한 볼거리'로 소개되는 바로 그 쇼.


이 펍을 기획하고 오픈한 사장은 베트남 출신의 이민자 여성과 그의 남편이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베트남 사람이, 본국의 뼈아픈 역사를 이용하였다는 비난과 또 이민자인 여성이 아시안 여성들의 성이 백인들에게 싼값으로 성적 도구로 이용되는 현실을 돈벌이를 위해 소비하였다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분개하였어.





논란의 중심에 선 펍의 주인 커플, 베트남 여성인 추와 남편인 알렉스는 쏟아지는 비난에 이렇게 답했어.


“I’ve never even seen the film. I’d like people to understand what we’re trying to achieve. The name is not meaning to be a brothel — it’s ‘stay for a long time.’”

나는 그 영화를 본 적이 없어. 사람들이 우리가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지 이해했으면 좋겠어. 우리 펍의 이름은 사창가라는 뜻이 아니야. 그저 사람들이 '롱 타임' 머물렀으면 하는 것뿐이야.


“It’s meant to be like a clubroom — like a football clubroom — where you go and have a drink after playing ping pong. It’s nothing to do with the Thailand ping pong shows.”

핑퐁 룸이라는 건 그저 클럽 룸의 이름일 뿐이야. 풋볼 클럽 룸과 다를 거 없어. 그냥 네가 가서 술 한잔 하면서 핑퐁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곳일 뿐이야. 태국의 핑퐁 섹스쇼와는 아무 관계가 없어.


“It is worth remembering that I am a director of this licensee company and I am a proud Asian woman who has worked hard to build my business,” Chu told Adelaide Now. “There is nothing in our name which is in any way intended to insult or offend women. If anyone has felt that, then we humbly apologise — but again, it was never our intention.”

나는 이 허가받은 비지니스의 오너이며 자랑스러운 아시안 여성이고 이 비지니스를 설립하기 위해 아주 열심히 일했다는 것을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우리의 펍의 이름으로 우리는 여성을 모욕하고 수치심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고 그런 뜻은 전혀 없었어. 만약 누군가가 불쾌함을 느꼈다면 미안해.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그런 뜻은 없었어.



하지만 한 아시아계 호주 여성 (Alice Whittington) 이 이 펍의 오프닝 파티를 방문하고 느낀 점을 서술한 기사를 읽어보면 이런 생각이 들지.

글쎄, 정말 너희 그런 의도 없는 거 맞니?


“And just in case we weren’t sure that Hotel Longtime is making light of and profiting from the stereotype of Asian women being sexualised and the expectation that they are at the service of imperialist men, their opening party poster read ‘The Madame is waiting,’ with the image of an older Asian woman — a reference to a brothel madame.”

혹시 우리가 일말의 희망이라도 - 호텔 롱 타임이, 설마 아시안 여성들의 성적 상품화, 그리고 아시안 여성에 대해 제국주의자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성적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의 오프닝 파티 포스터를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포스터에는 나이들은 아시안 여성이 이렇게 말하고 있거든. "THE MADAME is WAITING" - 응, 마담, 그 사창가의 마담 말이야.





자, 이제 사람들의 반응을 봐볼까?

페북 담벼락 리뷰를 몇 가지만 봐볼게. 사실 많이 볼 필요도 없어. 다 비슷한 포인트에서 분개하고 지적하니까. 출처: https://nextshark.com/australian-gastropub-hotel-longtime-sparks-fury-racist-theme/



ELLEN : 음식이 좋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너희의 이름은 완벽하게 부적절해. 만약 누군가가 바의 이름을 '미투 바'로 지으면 어떨 거 같아? 장난이니까 괜찮아? 어떤 사람들의 인생에서 가장 끔찍했던 순간들을 희화 하하는 거야. 너희가 쓰는 단어들은 아시안 여성들이 역사 속에서, 그리고 약소국인 입장에서 안전을 위협받고 성적으로 농락당하며 성산업에 종사해야 하는 현실을 가볍게 치부하기 위해 쓰여왔던 단어들이야. 제발 이름 바꿔. 그러면 나도 이 리뷰를 수정하고 너희의 레스토랑에 기쁘게 방문할게.





MING-CHEAU : 제발 이름과 그 안에 들어있는 성적인 빈정거림을 바꿔. 이런 케케묵은 고정된 이미지는 정말 아시안 여성들에게 악영향을 미쳐. ( 너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해도 말이야. ) 타인의 고통과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시안 여성들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하찮게 만들어. 이건 농담거리가 아니야. 제발, 제발, 제발, 이 것보다 나을 수 있잖아.




ANITA : 나는 유색인종인 이민자의 비즈니스가 성공하는 것을 보는 것이 자랑스럽고 기뻐. 특별히 여성이 주체가 된 경우에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돈벌이를 위해 깔아뭉갠 경우는 결코 자랑스럽지 않아.

그래, 넌 열심히 일했고 나쁜 의도가 없을지 몰라. 하지만 너의 의도로 달라지는 것은 없어. 호텔 롱 타임의 브랜딩은 '아시안 여성을 성적 편견에 가두고 페티시로 삼아도 괜찮다'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니까.

나는 그런 편견으로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야. 그리고 나는 혼자가 아니야. 이건, 정말 괜찮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너에게 너희의 상호와 테마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말을 하고 있잖아. 외면과 무시는 대안이 될 수 없어. PLEASE DO BETTER.






하지만, 반면에.

수가 많지는 않지만 그들을 옹호하고 지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아. 그들은 어떤 논리로 위 주장들을 반박하고 있을까?


1. 논란이 될 소지가 다분한 이름과 테마이지만 오너 본인들이 몰랐다고 한다면 우연의 일치라고 볼 수도 있다.


2. 그들은 일반인들보다 도덕적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닌 그저 한 명의 자영업자이고 그들은 그들의 사업장의 상호와 콘셉트를 스스로 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대중의 입맛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들의 권리를 억압한다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다.


3. 자유 국가에는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용납이 되어야 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호텔 롱 타임이라는 상호와 핑퐁 클럽 룸이라는 특정 명칭이 사회적으로 용납이 되지 않을 수준이라고 여겨지지 않으며 대중의 힘으로 이들의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것은 자유 국가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폭력이고 사회를 획일화시킬 수 있다.







여기까지 들어보니까 어떤 것 같아?

너는 어떤 입장에 더 공감을 하니?


성차별, 인종차별, 표현의 자유, 비지니스의 의무....너무 쟁점이 많아 혼란스럽다.

이제 나름대로 정리를 하면서 저스틴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볼게!





알리스 : 저스틴, 안녕! 첫 주제부터 쉽지가 않다. 그치?

아시아 이민자, 40대 남자, 딸을 둔 아버지인 입장에서 이 난리통을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이들의 진짜 의도는 무엇이며 어떤 방향으로 이 논란을 바라봐야 할까?



저스틴 : 추와 알렉스가 이 같은 상호를 쓴 것이 “논란을 일으켜 마케팅 기회로 삼으려고 한 것인지?”, “흥미를 유발시키려는 단순한 계획이었는지?”, 아니면 정말 자신들의 주장대로 “오랫동안 머물러 달라”는 좋은 의도의 상호인지는 솔직히 우리가 알 수가 없지. 본인이 아닌 이상에야.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진의가 무엇일까 가 아닌 것 같아. 중요한 것은 의도가 어쨌든 간에 사람들, 특히 호주 내 아시안 여성들이 심한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느끼고 있다는 것과 이런 것들이 암묵적으로 용인이 되는 사회가 되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이 올 수 있는가, 가 아닐까?



알리스 : 나는 사실 엄청 충격받았거든. 이 기사를 나한테 보여준 사람이 베트남 이민자 남자 의사였는데 나한테 묻더라고. 이게 성차별 같아, 인종차별 같아?

무슨 소리야! 성차별 or 인종차별이냐고? 명백히 성차별이면서 인종차별인데?라고 이야기했더니, 본인은 인종차별은 맞는데 성차별은 아닌 것 같다고 하더라고. 아시안 여성이 예전처럼 전쟁 중에 끌려가서 성적 학대당하고 하는 시대도 아니고 지금은 스스로 본인의 성을 파는 것이고 스스로 공급을 하는 것인데 소비하는 사람이 있고 그걸 상업화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럽다는 입장이었어. 굳이 그 중에서 아시안을 콕 찝은걸 보니 아시안 비하기는 한데 여성비하는 아니라고. 입이 딱 벌어지더라. 할많하않....



저스틴 : ㅋㅋㅋ웃프네. 인종차별과 함께 성차별의 문제는 문제를 일으킨 사람, 혹은 주변인의 입장에서 접근하면 답이 안 나와. 불편을 느끼는 사람의 입장에서 문제를 풀어나가야만 해. 인종과 성은 모두 선천적인 특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특성을 갖지 않은 자는 죽었다 깨나도 상대편을 이해할 수 없지. 이해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약자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 것 같아.



알리스 : 그래, 사실 성폭력이나 인종차별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응, 나 원래 그러려고 그랬어.'

'응, 그게 내 의도였어' 하는 일은 없지.

내가 어떤 피해를 입었을 때 주변에다가 호소를 하면 '에이~ 걔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을 거야.'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거든.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상대편 의도가 좋았던 나빴던 내가 받은 상처가 줄어드는 건 아니잖아!



저스틴 :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야 항상 “문제가 될 것이 없다” 혹은 “전혀 의도치 않았다”라는 말을 하지만, 사실은 본인이 한 일과 말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피해를 입히는지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호텔 롱 타임’의 주인장들도 마찬가지잖아?



알리스 : 하긴, 베트남에서 태어난 추도  “자신은 아시안 여성이고, 이 사업체를 꾸리기 위해 열심히 일해왔다”라고 말하면서 “여성들을 모욕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라고 말하고 있고 남편인 ‘알렉스’ 역시 자신은 영화 ‘풀 메탈 재킷’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 또 다른 문제가 된 ‘핑퐁 클럽 룸’ 역시 태국의 핑퐁 쇼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하고 있고. 이렇게 계속 '나는 모르쇠~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니었는뎅 그렇게 됐네~ 아몰랑~ '하는 식으로 나오면 답이 없지. 어떻게 대화로 풀 수도 없는 경우야. ㅋㅋㅋ

여자인 나도 딱 듣고서는 이 것들이 뭘 의미하는지 알았거든. 롱 타임, 핑퐁 쇼, 마담 등등. 이민을 와서 살고 있는, 아시안 여성의 입장에서 이 기사를 접했을 때는 솔직히 피꺼솟이었지. 미친 거 아니야?



저스틴 : 솔직히 내가 너에게 공감을 한다고 해도 다는 못할 거야. 나는 아시안계 남성이니까 아마 아시안계 여성이 느끼는 설움을 제대로 이해하고 못하고 있을지도 몰라. 내 아내와 내 딸이 아시안계 여성이기 때문에 공감하려고 노력하고 있을 뿐이지. 본인이 겪어보지 않으면 그 설움을 모르는 법이지. 호주는 사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살기 좋은 곳이라는 말을 많이들 하잖아? 하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여성들이 느끼는 차별과 유리천장은 꽤 높은 편이야. 안 그래도 단단한 유리천장에 대나무 천장 (뱀부 실링 : 아시안계들의 머리를 막고 있는 차별의 벽을 나타내는 표현)까지 더해진 아시아계 여성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해지지.

사실 나아지고는 있다고 해도 호주에서의 성차별은 일상생활 속에 만연해. 한 예로 든다면 호주에서 초등학교 여자 아이들이 남자아이들보다 용돈을 11.3% 더 적게 받는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어. 남녀 성차별이 알게 모르게 어릴 적 용돈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었지.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문화적으로 퍼져있는 성차별주의가 나중에 극단적인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거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생활 속의 작은 성차별이라도 그 싹을 미리 잘라 버려야 하는 거야.



알리스 : 그렇다면 작은 생활 속 성차별도 미리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는 너는 호텔 롱 타임 주인장들의 행보는 '표현의 자유이다'라고 하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 거네?



저스틴 : 나는 이 문제를 표현의 자유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아. 표현의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라야 하는데… 이 경우 ‘표현의 자유’라는 주장 후에 과연 어떤 책임을 질 수 있는가를 묻고 싶어. 표현은 본인이 자유롭게 하고 그에 대한 상처와 짐은 타인이 지고 있잖아.



알리스 : 음, 나는 어떤 면에서는 표현의 자유라는 면에 동의해. 그래, 여기는 프리 컨트리, 추는 자유가 있는 프리 우먼이야. 그런데 그렇게 치면 평가를 받고자 시장에 나온 비지니스에 대해 대중은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비난과 칭찬을 할 권리가 있는 것 아닌가? 왜냐면 프리 컨트리, 프리피플이니까. 그들의 업장에 가보지도 않고 0점을 마구 날리고 비난을 하고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는 대중들도, (그들의 논리에 따르면) 폭력을 쓰는 것이 아니고 '주어진 자유의 권리'를 마음껏 사용하고 있을 뿐이잖아. 추와 알렉스의 비지니스는 타격을 받고 그들은 상처를 받겠지만 누군가에게 자유롭게 상처를 줄 권리가 있다면 누군가가 자유롭게 준 상처를 받을 의무도 있겠지. 1년이 지난 현재, 논란은 어느정도 사그라들었지만 노이즈 마케팅의 효과 또한 꺼져버렸고 SNS 리뷰가 다 닫힌 상태이며 업장은 한가하다고 해. 어떻게 보면, 이게 그들이 책임을 지는 거일 수도?

자의에 의해서던, 타의에 의해서던.


나는 사실 이 문제에 조금 더 관심이 많아. 나는 레스토랑 비지니스를 하는 오너 입장이잖아. 그러다 보니  많이 생각해보았어. 이런 거 있잖아. 연예인이 과연 공인인가? 일반인들보다 더 도덕적 책임이 요구되는 직업인가, 아닌가? 에 대한 논란. 이와 비슷한 거지. 과연 나와 같은 일개 (?) 자영업자, 사업가들에게 다른 직장인들보다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타당한가? 나는 대중을 상대로 나의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으로서 가격에 합당한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더불어 나의 비지니스가 사회적으로 어떠한 도덕적 영향을 끼치는지 고려해야 할 의무가 있는가에 대해 이번 사건을 통해 생각을 해보게 됐거든.



저스틴 :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맞아. 나는 직장인이니까 때로는 자영업자들의 생각을 다 이해하지 못할때도 있는 것 같아. 너의 생각을 더 들려줄래?



알리스 : 음, 너무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 사실 모든 집합군의 사람이 다 똑같아. 선생님들이라고 다 교육자 자질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고 의사라고 다 생명 존중하는 거 아니고 하물며 사회복지사, 장애인학교 선생님들이라고 도덕적으로 0퍼센트인 사람이 없는 건 아니잖아. 사업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착한 사람 나쁜 사람 적당한 사람 다양해. 직업윤리라는 게 투철한 사람, 사회적 영향을 늘 고려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장사가 나 돈 벌면 그만이지! 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래. 나는 개인적으로 어떤 직업이냐를 떠나서 그 직업군이 많은 대중과 광범위하게 직접적으로 접촉하고 영향을 쉽게 끼칠수록 윤리적인 자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대표적인 직업이 대중을 직접적으로 상대하는 사업가고 연예인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이 공인이라거나 더 나은 사람이라서가 아니고 영향을 쉽게 미치니까. 근데 그건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지, 본인이 알아서 자각할 일이지.

주제넘지만 동료 사업가 입장에서 평가하자면 추와 알렉스는 노이즈 마케팅을 이용할 줄 아는 영리한 장사꾼 일지는 몰라도 장기적인 시각이 있는 사업가는 아닌 것 같아. 선정성이나 사회적 논란으로 반짝하고 사라지는 반짝 스타 정도로 끝나지 않을까 싶어. 어디까지나 내 추측이지만. 아니 바람인가? ㅎㅎ



저스틴 : 나는 이번 논란에서 뭐가 흥미로웠냐면 온라인 청원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이었어. 사실 불쾌하거나 좀 이상한데서 밥을 먹고 나서 “뭐 이래? 다신 오지 말아야지”라고 말하고는 잊어버릴 수도 있잖아. 아니면 뭐 페북 담벼락이나 구글에 리뷰를 남길 수도 있겠지. 그런데 애들레이드 주민들은 그것 이상으로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는 거야. 사실 호주에서는 ‘change.org’ 같은 온라인 청원 운동이 매우 일반화되어 있거든. 이곳 사람들은 온라인 청원을 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해. 실제로  ‘change.org’ 같은 온라인 청원 운동을 통해 정책이 바뀌기도 하고, 비자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어. 결국 자신들이 느끼는 불편함과 올바르지 않음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야 말로 ‘인종차별과 성차별’ 문제를 조금이나마 풀어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어.



알리스 : 맞아!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몰라. 그게 진리인 것 같아.

그래, 불편해. 그래, 나 프로불편러다. 어쩔래. ㅋㅋ

결론은 없는 것 같아. 모두가 다르니까 모두가 다르게 생각하겠지.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은 의견을 공유하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이게 뭐? 아시안 창녀들이 뭐 어쨌다고? 너랑 상관없는데 네가 그게 왜 불편해? 예민한 거 아니야? -라고 하는 사람이 없지는 않았지만(ㅠ) 대부분은 나의 분노에 공감을 해주더라.

애들레이드에 가게 돼도 나는 저 펍은 안 갈 거 같아. 혹시라도 '호텔 롱 타임'이라는 이름을 바꾼다면 또 몰라도.


근데, 우리 처음부터 너무 진뺀거 아냐?

다음에는 무슨 이야기하지...?










*참조한 기사 링크는 가장 하단에 있어! 관심있으면 읽어보면 재미있을 거야 :-)


**답글은 원래 하던 대로 반말로 주고받으면 더 좋을 거 같아!! 나도 그게 편하고, 언니 거나 오빠 거나 친구 거나 동생일 너도 그게 편할 거야, 하다 보면!! 물론 존대가 편하면 그렇게 소통해도 좋아 :-)


***출처를 밝힌 공유는 언제나 환영이야! 따로 물어보지 않아도 돼 :-)







https://brunch.co.kr/magazine/movetoaustralia


https://brunch.co.kr/magazine/bluemelbourne


https://brunch.co.kr/magazine/your-migrant


 







****기사링크****


https://nextshark.com/australian-gastropub-hotel-longtime-sparks-fury-racist-theme/


https://www.news.com.au/lifestyle/food/restaurants-bars/new-adelaide-gastropub-hotel-longtime-engulfed-in-controversy-over-allegedly-racist-theme/news-story/c2e7cf6b168663b37f6c005ded8f84e4



https://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18/mar/28/the-venue-name-hotel-longtime-is-demeaning-to-asian-women-like-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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