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듣고 올게요.”
어릴 때 즐겨 듣던 ‘박소현의 러브레터’는 내게 단순한 라디오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하루의 끝을 위로하던 작은 의식이었다. 밤마다 흘러나오던 그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막연히 생각했다.
‘언젠가 나도 저런 라디오를 해 보고 싶다.’
고등학생이던 어느 날, 컴퓨터 프로그램 ‘윈엠프’에서 라디오 방송 기능이 생겼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창구를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다니 설레었다. 마이크를 켜고, 첫 방송을 시작했다. 그 방송을 듣던 사람은 단 한 명, 동아리 선배였다. 방송이 끝난 뒤 선배가 메신저를 보냈다.
“너, 서울말을 쓰는구나?”
“아... 그래요? 엄마가 서울 사람이셔서 그런가 봐요.”
“라디오, 재미있게 잘 들었어.”
그 말 한마디가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누군가 내 목소리를 들었다는 사실만으로 세상이 조금 더 가까워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고등학생에게 라디오는 사치였다. 공부, 입시, 현실이 내 꿈을 덮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시간이 지나도 이상하게 ‘라디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내 마음 어딘가에 남아 있었다. 유튜브가 대중화되고,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니 망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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