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고통이다.”
융의 『적극적 명상』에 나오는 문장이다. 그는 말한다.
“무언가 참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을 때, 삶의 명백한 무의미가 견딜 수 있는 수준을 넘었을 때, 우리는 더 많이 아는 존재에게 주의를 돌려야 한다. 아직 자신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 문장을 읽을 때마다 나는 멈춰 선다. 삶에는 누구에게나 이런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의 순간’이 찾아온다. 이 순간을 잘 건너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그 고통은 자신을 통째로 삼켜버린다. 스스로를 파괴하거나, 타인을 파괴하는 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생각해 보면 내게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십여 년 전, 처음 우울증이 찾아왔을 때. 그리고 정확히 10년 뒤, 다시 그 어둠이 찾아왔을 때였다. 그때의 나는 절망 속에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도대체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세상은 나를 외면했고, 하고자 하는 일마다 벽에 부딪혔다.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는 것 같았다. 그때 처음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무서운 생각이 스쳤다.
‘아, 나도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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