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연말인사

by 후알유

'올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라는 평소보다 많이 하고 있다.

어쩌면 스스로 그 말이 듣고 싶어서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연초라고 해서 하던 목표가 잘 될 이유가 없고,

연말이라고 해서 일이 잘 안 되는 이유는 없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이루고 싶은 일을 조금씩 해나가서 조금 더 부담 없는 1월을 만들어보자.


3년 차가 힘들다고 하는데, 뭐가 힘든 지는 왜 아무도 안 알려줬나 모르겠다.

그저 출근 자체가 즐겁고 돈 버는 게 뿌듯했던 시절을 지나가,

저연차에게 주어줬던 '까임 방지 권'이 없어지고

잘못된 부분이 보이지만 그럴만한 능력은 되지 못하는 게 스스로를 쓸모없다고 느끼게 했다.

무례한 사람을 스치는 능력이 부족해서 혼자 오롯이 다 맞아보기도 했다.


하던 일이 무료해지고, 재밌는 업무를 찾아다니기도 했다.

이전에 하던 일을 성실히 했기 때문에 무료해지는 것인데 그게 마음을 어지럽게 했다.

올 한 해 나는 조금 더 어렵고, 복잡한 일을 해내서 인정이란 걸 받고 싶어서 안달 나 있었다.

각자의 모니터를 보고 서로의 업무를 병렬적으로 해내느라 무관심한 사무실에서 계속 지어 짜냈다.

그것은 모두 성실한 우리 팀의 강점인 데 어쩐지 소외되고 도태되는 쓸쓸한 느낌을 받았다.

결국은 대학원을 가는 사고를 처버린 거 같다.

내년에는 새로운 길을 가겠지.

올 한 해 모두 수고가 많았습니다.

내년에는 조금 더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하루하루를 살아내길 바란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스스로 만족하고 별 탈 없는 지루할 정도로 무탈한 한 해를 보냈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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