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정한 기준을 벗어나 나를 사랑하는 법
빨간머리앤을 보고 있으면 매 순간 멈춰서 생각하게 된다. 대사 하나, 장면 하나가 모두 주옥같아서 때로는 일시정지를 누르고 적어두기도 했다. 아마도 앤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특별한 힘 때문이다. 그녀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누군가의 고통에 공감하며 행동으로 옮긴다. 모험이라기보다는, 그저 해야 할 일을 한다는 그 단순하고도 당당한 태도가 정말 매력적이다.
앤을 보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내 일이 아니니까"라며 외면했던 적은 없었을까? 반대로,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목소리를 낮춘 순간들은 없었을까? 그저 평화를 위해 모두를 이해시키려 애썼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앤은 그런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되, 타인을 아프게 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한다. 시즌 3, 7화에서 앤이 신문에 기고한 글을 떠올려본다. 그녀는 자신의 생각이 아닌, 사실을 기반으로 글을 썼다. 그런데도 혁신적인 생각은 언제나 비난을 받기 마련이었다. 누군가의 마음을 상하게 하진 않았을까, 피해자는 더 아프진 않았을까? 앤의 고민은 곧 나의 고민처럼 느껴졌다.
편견과 싸우는 앤을 보며 내가 배운 건 단순했다. 사랑받고 인정받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나는 나대로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 어른들은 흔히 "다 지나온 길"이라며 경험담을 들려주지만, 그 모든 경험이 내 삶의 나침반은 아니다. 나의 선택은 나의 것, 그리고 내가 나를 온전히 믿는 순간에만 의미가 있다는 걸 앤이 알려줬다.
앤은 자신의 혁신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변화를 꿈꾸는 아이였다. 그리고 그 모습이 꼭 나를 닮았다. 나는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하며 변화와 발전을 꿈꾼다. 물론, 혁신적인 생각은 비난을 받을 수 있고, 때로는 나조차도 불안함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앤의 이야기는 내 삶의 축소판처럼 느껴진다. 그녀가 푸대접을 받더라도, 소통이 단절되더라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변화시키려 했듯이, 나도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내가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앤이 나의 한 부분을 대변해주기 때문이다. 그녀를 응원하면서 나 자신을 응원하게 되고, 그녀를 보며 나의 부족함마저 사랑하게 된다.
앤은 이야기 속에서 그녀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갔다.
그리고 나 역시 나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세상이 정한 기준이 아닌, 나만의 기준으로 나를 소중히 여기는 순간들을 만들어가고 있나요? 앤의 명대사처럼, 오늘 하루가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는 작은 행복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결국, 내 삶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