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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라는 신기루 : 무모할 수 있었던 이유

이거 하나로 시작한, 묻어둔 이야기들을 꺼내며

by 포코아

프리랜서를 처음 시작했을 때, 나는 마치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웃기지? 출근하지 않아도 집에서 노트북 하나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도 신기했다. 공간적, 시간적 자유로움이 너무 좋았고, 새로운 세상을 맛본 느낌이었다. 공문서와 상담지만 들여다보며 서류에 파묻혀 야근하던 내가, 앉아서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시작했다니! 그 자체로 흥미롭고 신기했다. 그 모든 것에 취해 있었다.


그때는 실력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하나하나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그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그 이상을 최대한 저렴한 금액에 해드리며, 일명 ‘모험’을 시작했던 거다. 내가 가진 유일한 장점은 뭐든 시작해보는 용기였다. 사회복지를 벗어나고 싶다는 강렬한 마음 하나로 신이 나서 일했다. 많은 사람들과 유관기관을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 혼자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매력, 내가 원하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성취감에 빠져들었다.


그때의 나는 먼 미래를 생각하지 않았다.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선택하지 못했던 20대와는 달리, 이제는 하고 싶은 일을 해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즐거웠다. 그래서 앞으로의 방향성이나 목표는 세우지 않았다. 단지 의뢰가 들어올 때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어쩌면 무모하게 시작했기 때문에 그 불타오르던 열정이 유지될 수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 불길은 어떻게 되었냐고? 아주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이야기들이 남아 있다. 매번 구글킵에만 적어두고 온데간데없이 묻혀 있던 이야기들. 이제는 그것들을 꺼내어 솔직하게 써보고 싶다. 날것 그대로의 이야기들 말이다. 앞으로도 지켜봐 주면 좋겠다. 브런치에서 그 이야기들을 한 조각씩 나눠보려 한다. 오랜만에 설레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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