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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May 25. 2017

서울숲길 골목 여행

다양한 리빙 소품을 자유롭게 배치한 무드랩 내부. ⓒ 김수지
도심 한복판의 숲 옆에서 분주하게 제 할 일을 하는 이들이 있다.
다양한 철학과 안목으로 똘똘 뭉친 이들은 서울숲길에서
조용히 세상을 바꿔나가는 중이다.



볼 곳



1. 오늘살롱

왼쪽은 오늘살롱 지하에 자리한 이노베이터스라이브러리, 오른쪽은 편안한 분위기의 오늘살롱 내부. ⓒ 김수지


겉보기엔 평범한 카페지만 오늘살롱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범상치 않다. 이곳에선 정기적으로 다양한 강연을 열고, 매달 혁신가가 모여 새로운 일을 공모한다. 그 배경에는 스타트업을 투자 · 지원하는 비영리법인 루트임팩트가 있다. 스타트업의 도전을 응원하는 루트임팩트는 ‘살롱’을 꾸며 혁신가와의 만남을 주선한다. 지하에 마련한 아담한 도서관 이름 또한 ‘이노베이터스 라이브러리’. 기부를 받아 완성한 도서관은 인문 · 사회 서적 및 혁신과 경영에 관련된 책을 주로 비치하고 있다. 누구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책을 기부한 회원은 대여도 가능하다. ‘오늘 프렌즈’ 멤버십에 가입만 하면 정기 모임에도 참여할 수 있다. 강릉 테라로사 출신 바리스타인 윤상도 매니저의 핸드 드립 실력 또한 믿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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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프렌즈 멤버십 1만 원, 핸드 드립 커피 5,000원, 10am~7pm,

     토 · 일요일, 공휴일 휴무, 인스타그램 @oneulsalon




쇼핑


2. 마리몬드 라운지

왼쪽은 라운지에서 마시는 블렌딩 꽃 차. 오른쪽에 다양한 마리몬드 제품이 진열돼 있다. ⓒ 김수지


디자인을 통해 동반자의 이야기를 세상에 널리 알리는 브랜드 마리몬드. 첫 번째 동반자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다. 매년 두 번씩 할머니 한 분을 선정해 꽃 패턴을 선보이는데, 이번 2017년 S/S 시즌에는 김복동 할머니를 표현한 단아한 목련이 그 주인공이다. 휴대폰 케이스와 노트, 배지 등의 문구류뿐 아니라, 후드 티셔츠나 에코 백 등의 패션 소품에도 동일하게 목련꽃 패턴이 활용된다. 마리몬드 라운지에서 그 결과물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곳은 마리몬드의 전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유일한 오프라인 숍이자, ‘마리몬더’를 위한 카페. 쇼핑을 즐긴 뒤 꽃을 우려낸 차를 마시며 편히 쉬어도 좋다. 라운지 안에 자리한 플라워 숍 ‘꽃 그리다 봄’에서는 생화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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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 케이스 2만3,000원부터, 10am~9pm, 인스타그램 @themarymond




3. 무드랩

다양한 리빙 소품을 자유롭게 배치한 무드랩 내부. ⓒ 김수지
ⓒ 김수지

무드랩은 변화하는 공간이다. 라이프스타일 숍, 브랜드 인큐베이팅, 브랜드 프로모션 등 다양한 활동을 동시에 진행하는 일명 ‘모듈형 프로젝트 스페이스’. 각기 다른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리빙 소품이 하나의 유기적 공간을 만들어낸다. 현재 임정주 디자이너의 목제 소품 및 블룸앤코의 식물, 더블 러버스의 안경 등이 입점해 있다. 3개의 방을 통과하며 전시를 감상하듯 자유롭게 다양한 소품을 만나보자. 지금 무드랩이 인큐베이팅하는 브랜드는 첫 번째 방에 자리한 맛차 전문 카페 ‘맛차차’다. 제주에서 기른 신선한 유기농 말차를 베이스로 한 다채로운 음료를 선보이며, 설탕이 아닌 비정제 사탕수수를 사용해 건강하면서도 맛있다. 



OWNER’S PICK 

맛차차의 이예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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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맛차일수록 거품이 많이 납니다. 제주에서 키운 유기농 맛차에 쑥을 섞은 쑥맛차는 풍성한 거품 덕분에 쓰지 않고 부드럽죠. 초콜릿을 곁들이면 더욱 맛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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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쑥맛차 5,000원, 11am~8pm, 일요일 6pm까지,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mood.lab, @matchacha_seoul




먹을 곳


4. 더 피커

 친환경 야채와 과일을 넣은 아보그린 샐러드. ⓒ 김수지
과일과 곡물 등을 소분해 판매하는 더 피커 매장 내부. ⓒ 김수지

친환경적 가치가 주목받는 요즘, 리사이클링에서 더 발전한 업사이클링이 트렌디한 문화를 이끌고 있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애초에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프리사이클링(precycling)이 있다. 더 피커는 프리사이클링을 실천하는 국내 최초의 제로 웨이스트 스토어. 그만큼 착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유기농 샐러드 및 비건 버거, 스무디 볼 등 친환경 식자재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다. 아보카도, 로메인, 퀴노아, 치아시드 등이 풍성하게 들어간 아보그린 샐러드가 인기 메뉴. 맛은 물론이고 양도 푸짐해 든든하다. 테이크아웃 시에는 옥수수 추출물로 만든 그릇에 담아갈 수 있으며, 친환경 인증 농산물을 원하는 무게만큼 담아 계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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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보그린 샐러드 1만 원, 11am~8:30pm, 

     쉬는 시간 3pm~5pm, 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thepicker



LOCAL’S TIP


더 피커의 송경호, 홍지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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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피커(the picker)’는 수확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날것 그대로를 수확하는 농부처럼 포장지 없이 건넨다는 의미죠. 실제로 유기농 작물을 재배하는 농장을 둘러보면 ‘공생’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농사를 짓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도 일상 속에서 친환경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프리사이클링 매장인 더 피커를 시작하게 됐지요. 골목 끝이라 우려도 됐지만, 푸른 숲이 바로 옆에 자리하면서도 주거 지역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 이곳에 매장을 냈습니다. 서울숲길은 성수동이랑은 또 다른 분위기예요. 아직 상업화된 지역이 아니라 이웃 상점끼리 서로 잘 알고 친하죠. 그래서 재미있는 일이 많이 일어나요. 서로 서비스도 많이 주고, 브랜드끼리 함께 컬래버레이션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초콜릿 전문점 피초코와 맛차 전문점 맛차차가 함께 말차 초콜릿을 만들기도 하고, 건너편의 위드플랜츠라는 꽃집에서 피초코의 초콜렛을 팔기도 하죠. 서울숲길에는 착한 기업과 브랜드가 많아요. 이 골목에서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치는 곳들을 투어 해보는 것을 추천해요. 골목 초입에 위치한 펜두카에서 나미비아 여성이 제작한 수공예품을 쇼핑한 뒤 건강한 밥상을 내는 소녀방앗간에서 식사를 하고 ‘위안부’ 할머니를 돕는 마리몬드 라운지를 들르는 식이죠. 오늘살롱에서 기획하는 투어 프로그램이나 강연에 참여해도 좋고요.”




5. 장고키친

초벌한 장어를 개인 화로에서 한번 더 굽는다. ⓒ 김수지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바닷장어 구이를 즐길 수 있는 그릴 앤드 바. 장어 구이와 와인의 조합은 언뜻 오묘하지만, 장고키친은 이를 훌륭하게 소화해낸다. 개인 화로를 사용해 굽는 장어는 별도의 양념이나 소금 간을 하지 않아 보디감이 묵직한 레드 와인과 좋은 궁합을 낸다. 초벌 과정에서 세라믹을 이용해 안과 밖을 골고루 익힌 장어는 육즙이 가득 담겨 촉촉하고 탱글탱글한 식감이 특징. 화로 위에서 담백하게 구운 장어를 생강과 와사비를 곁들여 특제 소스에 찍어 먹는다. 개인 화로에서 기호에 맞게 구워 먹을 수 있는 스테이크 메뉴도 갖췄다. 대리석과 목재를 이용한 인테리어가 훌륭하고, 좋은 품질의 다양한 와인 리스트도 갖추고 있다. 테이블이 적으니 예약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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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장어 구이 1만9,000원(2인 이상 주문 가능), 6pm~11pm, 

     토 · 일요일 5pm부터, 인스타그램 @jangokichen




마실 곳


6. 장미맨숀

왼쪽은 연립주택을 카페로 개조한 장미맨숀 외관. 오른쪽은 슈림프 아보카도 오픈 샌드위치. ⓒ 김수지


연립주택이던 건물을 카페로 꾸미는 순간 평범함은 독특함이 됐다. 이름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미맨숀’이지만, 그 공간은 참으로 개성적이다. 4개의 방으로 분리된 1층, 커다란 샹들리에를 단 반지하, 공간이 개방된 2층과 루프톱까지. 어디로 이어질 지 모르는 독특한 건물 구조 덕분에 이리저리 탐험하는 재미가 있다. 널찍한 내부 공간은 여유롭게 쉬기 좋고, 앤티크 소품으로 꾸며 예쁜 사진도 건질 수 있을 듯. 커피 메뉴 외에 채소와 생과일을 갈아 넣은 건강한 착즙 주스와 식사가 가능한 샌드위치 메뉴를 갖추고 있다. 테이크아웃 시 주스를 병에 담아갈 수 있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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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일 착즙 주스 7,800원, 슈림프 아보카도 오픈 샌드위치 8,000원,

     10am~10pm, 인스타그램 @rose_mansion




7. 탭하우스 숲

1번에서 10번까지 번호를 매긴 맥주 탭. ⓒ 김수지

탭하우스 숲에 가면 맛있는 맥주와 좋은 사람이 있다. 각각의 맥주에 대한 세심한 설명을 적은 메뉴판이 말하듯 인상 좋은 주인장이 전하는 따뜻한 분위기가 이곳의 가장 큰 매력. 여유로운 서울숲길의 분위기처럼 쉼표가 되는 공간이다. 맥주를 워낙 좋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펍을 차린 서정일 대표는 독특하면서도 품질이 좋은 수제 맥주를 선별해 소개한다. 1부터 10까지 번호를 매긴 10개의 맥주 탭 중 주인장이 특별히 추천하는 것은 1번 ‘오크에일 바이 크래머리 앤드 숲’. 오크통에서 숙성 과정을 거친 에일 맥주로, 목 넘김은 가볍고 부드러우면서 오크 향 특유의 고소하고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다. 파스타와 피자, 립 바비큐까지 다양한 안주도 맛볼 수 있으며 와인과 사워 맥주 리스트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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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래프트 비어 400ml 6,500원부터,             

     5pm~2am, 토 · 일요일 12pm부터, 

     02 6012 7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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