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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Oct 17. 2017

단풍 사진 촬영 노하우 5


아름답고 선선한 가을이 다가왔지만, 너무나 짧아 벌써 아쉬워진다. 사진을 찍다 보면 세상의 작은 디테일에 감동하게 된다. 일상에서 흔히 보던 사물이나 풍경에 시선이 간다면 마음과 감성이 움직였다는 증거가 아닐까? 올가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화려한 자연의 색을 담아보자. 계절을 대하는 마음, 자연을 바라보는 마음이 조금은 달라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테니.





단풍 사진 촬영 노하우 5








1. 단풍으로 담아내는 빛의 마법

전라북도 고창 선운사, 2014. 35mm, f11,15초, ISO 200. ⓒ 김주원


멋진 장소에서 내가 촬영한 사진은 왜 감동이 없을까? 분명 눈으로 보면 화려하고 멋진데 사진으로 담아놓고 보니 밋밋한 이유는? 바로 빛을 제대로 요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을 경험할 수 있는 계절은 가을. 형형색색의 단풍을 통해 그 빛을 표현할 수 있다. 이 사진은 비가 그친 후 구름이 빛을 가릴 때와 구름 사이로 빛이 투과되었을 때 촬영했다. 같은 장소와 구도, 촬영 데이터지만 빛이 있는 사진이 확연히 아름답다. 풍경을 촬영하는 사진가는 이 빛을 좇아다닌다. 전체를 비추는 환한 빛이 아니라 섬세하고 미약한 빛이다.






2. 단풍을 화려하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역광

2. 단풍을 화려하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역광 경기도 용인, 2013. 85mm, f5,400초, ISO 100. ⓒ 김주원경기도 용인, 2013. 85mm, 

 빛을 마주하는 역광 사진은 일반인이 어려워하는 빛이다. 자칫 어둡게 촬영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단풍 사진을 촬영할 땐 오히려 좋을 수 있다. 얇은 잎을 통과한 빛이 보다 아름다운 색상을 만들고 단풍을 돋보이게 해주기 때문이다. 역광으로 단풍을 촬영할 때는 어두운 배경을 선택하면 효과적이다. 화려한 단풍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만일 사진이 너무 밝거나 어두워 보인다면 카메라의 노출 보정 버튼을 활용해 빛을 조절하자. 또 광각렌즈보다는 망원렌즈 계열이 단풍에 집중해 촬영하기 좋다. 배경을 적당히 흐리게 표현하고, 먼 부분을 클로즈업해 촬영할 수 있다.






3. 바람을 품은 가을 색

전라북도 고창 선운사, 2014. 50mm, f16, 1.3초, ISO 100. ⓒ 김주원

가을이 한창 무르익던 11월 중순, 단풍을 촬영하기 위해 전북 고창의 선운사를 찾았다. 서울에서 맑던 날씨가 선운사에 도착하니 비바람과 돌풍으로 바뀌었다. 이는 좀처럼 오지 않는 기회다. 해 질 녘이라 빛이 적고, 비가 내린 직후 촉촉히 젖은 나뭇잎이 본연의 색을 뽐낸다. 장노출로 담아낸 단풍은 촌스러운 단풍 사진이 아니다. 나무가 숲에 그리는 고급스러운 색채의 유화 같은 느낌이다. 빛과 색이 중첩되며 가을 특유의 황홀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장노출로 단풍을 촬영할 때는 일단 튼튼한 삼각대를 준비하자.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릴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면 더 좋다. 이 사진은 돌풍이 불 때 촬영했다. 바람이 그다지 세게 불지 않는다면 노출 시간을 더 늘려야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순간을 담을 수 있다.






4. 일상에서 만나는 가을 풍경이 모두 작품

왼쪽부터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경기도 용인, 2014. 135mm, f3.5,125초, ISO 800. 경기도 용인, 2012. 50mm, f6.3,100초, ISO 200. 경기도 용인, 2013. 50mm, f2.8,80초, ISO 100. ⓒ 김주원


3장의 사진은 모두 거주하는 아파트 근처에서 촬영했다. 순서대로 아파트 산책길에서 만난 의자, 아파트 창가에서 바라본 놀이터의 나무, 떨어진 나뭇가지를 집에 가져와 촬영한 것이다. 꼭 멋진 자연이나 풍경 속으로 떠나야만 단풍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변의 모습도 다른 생각과 시선으로 바라보면 색다르고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무심히 지나치거나 평범하고 일상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





경기도 용인, 2013. 85mm, f3.2,100초, ISO 320. ⓒ 김주원

5. 작은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

좋은 사진이란 무엇일까? 아름답고 광활한 풍광을 담은 사진? 많은 사람에게 친숙한 유명한 사진? 눈에 확 들어오는 뛰어난 구도의 사진? 사진가 필립 퍼키스(Philip Perkis)는 이 질문에 “Esoteric(소수만 이해하는)”이라고 답했다. 남들이 호기심을 두지 않는 대상, 눈여겨보지 않는 풍경을 바라봐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사진 속 장면을 봤을 때 이 단어가 뇌리를 스쳤다. 가을날 호수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는 단풍을 보며 남들이 보지 못한 풍경을 발견한 것 같아 기뻤다. 이 장면은 봐달라고 억지로 강요하지 않고 좋은 느낌을 물결의 파장처럼 은은하게 전달한다. 사진의 즐거움은 이처럼 작은 것을 발견하는 데서 시작된다.

















김주원 사진가. ⓒ 김주원



김주원은 파인 아트 풍경 사진가이자 사진 교육자, 저술가다. 2014 소니 국제사진상, 2011 동강사진상, 국제사진상 등을 수상했다. 김주원의 <DSLR 사진 강의> <포토샵 사진 강의> <DSLR 사진 입문> 등은 현재 사진 분야 스테디셀러다. 소니 글로벌 이미징 앰배서더로도 활동 중이다.










글. 김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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