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특집]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이야기

피겨 음악으로 자주 쓰이는 투란도트의 작곡 배경

by 김클랑


요즘 베이징에선 동계 올림픽이 한창인데요. 겨울 스포츠의 꽃인 피겨 종목에선 종종 클래식 음악들이 많이 쓰입니다. 특별히 이 번에 우리나라 선수 중 차준환과 김예림 선수가 프리 프로그램 음악으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를 선택하였는데요. 오늘은 이 투란도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푸치니의 마지막 오페라, 투란도트



자코모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는 이탈리아의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가 1920년 3월부터 작곡한 3막 형식의 오페라로 푸치니의 마지막 오페라 이기도 합니다. 오페라는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성악 음악, 무대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까지 총망라한 종합 예술 극으로서 음악을 작곡하는 작곡가와 대본을 쓰는 작가가 따로 존재하는데요. 투란도트는 신인 작가 Giuseppe Adami 아다미 와 당대 아주 저명했던 작가 Renato Simoni 시모니라는 사람이 Carlo Gozzi라는 극작가가 쓴 동일한 이름의 연극을 재창조한 작품입니다. 작가진들은 이 두 명 이외에도 좀 더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런데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던가요. 푸치니의 죽음 전까지도 여러 번의 수정 작업이 계속되어 푸치니는 이 프로젝트를 그만두는 게 좋겠다 자주 생각했었다고 해요. 하지만, 이미 음악 작업은 전반적으로 다 마친 상태였고, 두 주인 공의 듀엣 곡만 계속 수정하는 과정이 남아있었죠. 수정 과정에 남겨진 그의 작곡 스케치들이 한 더미 남아있다고 해요.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푸치니는 후두암 판정을 받게 되고, 1924년 11월 초 벨기에 브뤼셀에서 치료를 받게 됩니다. 결국 얼마 못 가 11월 말에 푸치니는 숨을 거두었지만, 푸치니의 가족들과 출판업자 Ricordi, 그리고 이미 초연을 함께 하기로 했던 지휘자 토스카니니까지 합세하여 푸치니가 남긴 스케치들을 바탕으로 총보를 완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다음 해 4월 밀라노에서 처음 공연을 하게 되죠.



오페라 투란도트의 초연을 지휘한 토스카니니



투란도트는 어디서부터 왔나.


사실 ‚투란도트‘라는 이름은 12세기 페르시아 작가 니자미의 역사 소설에서 러시아의 공주로도 등장하는데요. 이 이름은 어떻게 유럽까지 알려지게 된 걸까요?



12세기 페르시아 작가, 니자미



17세기의 오리엔탈 지역에서 프랑스 대사관으로 일했던 프랑수아라는 사람은 어느 날 이란 친구로부터 페르시아의 설화들이 담긴 책 한 권을 선물 받게 됩니다. 이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은 프랑수아는 근무를 마치고 파리로 돌아오는 길에 프랑스어로 번역해서 여기저기 알리기 시작합니다. 이 책 안에 나오는 한 이야기의 공주로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투란토트입니다.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간단 줄거리!


투란도트의 줄거리를 간추려 본다면 이렇습니다. 어느 날 중국에선 투란도트 공주가 낸 3가지의 수수께끼를 맞추는 자는 그녀와 결혼을 하게 될 거라고 공표합니다. 이 수수께끼에 도전해서 맞추지 못하면 사형에 처하게 되죠. 이 도전에 실패한 페르시아 왕자의 참수형을 구경하기 위해 모여든 인파들 사이로 이리저리 치인 ‚티무르‘라는 한 노인은 자신이 통치했던 타타르 왕국의 몰락 이후 피난길에서 헤어졌던 아들 칼라프를 이 자리에서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칼라프는 형을 집행하기 위해 나온 투란토트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되죠.

투란도트 초연 당시 포스터

그래서 주변의 만류 속에서도 그녀가 낸 수수께끼에 도전하게 되는 데요. 투란도트는 세 가지의 수수께끼를 다 맞춘 칼라프와 약속대로 결혼해야 했지만, 투란도트는 이를 거부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칼라프는 제안 하나를 하게 되는데요. 아직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모르니, 아침 해가 밝기 전에 자신의 이름을 말하면, 스스로 죽겠다는 제안이었어요. 그리고 이에 분노한 투란도트는 밤새 그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수소문합니다. 잔인한 투란도트 공주는 그의 이름이 밝혀질 때까지 아무도 잠들지 말라고 명령하고, 알아내지 못하면 다 죽여버리겠다고 엄포를 놔 버려요. 중국 사람들은 전부 죽게 될 거라고 좌절했지만, 칼라프는 ‚잠들지 말라 ‘는 뜻의 아리아,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노래 ‚네순 도르마‘ 를 부르며 승리를 확신합니다. 네순 도르마는 한국어로는 (공주는 잠 못 이루고)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가사를 보면 사랑을 마침내 쟁취하고 말 거라는 칼라프의 확신이 담겨 있습니다. 그의 확신처럼 투란도트는 결국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칼라프에게 어떻게 이길 수 있었는지 묻는데요. 칼라프는 사랑이라고 대답하며, 자신의 원래 이름을 소개합니다.


그 누구의 사랑도 거부했던 투란도트의 차가움을 녹이는 칼라프의 열정. 이 스토리를 우리 선수들이 어떻게 연기할지 지켜봐 주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