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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세계관이 만드는 미래

AI가 세계관의 가치를 폭등시켰다

by 김동은WhtDrgon

2022년, ChatGPT가 등장했습니다. 2023년, Midjourney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 Sora가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창작자들은 두려워했습니다. "AI가 우리 일을 다 해버리면 어떡하지?" 하지만 1년이 지나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세계관의 가치가 폭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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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AI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당신이 세계관을 주면, AI는 그것을 24시간 안에 100가지 버전으로 만들어줍니다. 캐릭터 디자인, 배경 컨셉아트, 장면 일러스트... 과거에 수개월 걸리던 작업을 AI는 하루 만에 해냅니다.

하지만 세계관 없이 AI를 쓰면 어떻게 될까요? 그저 예쁜 쓰레기만 양산됩니다. 한 장면에서는 밝은 숲이고, 다음 장면에서는 어두운 숲입니다. 일관성이 없습니다. 왜? 세계관이 없으니까요.

강연에서 제가 말했던 것처럼, "AI가 만들어준 게 여전히 내 것이냐면 나의 의지, 사상, 철학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의지와 사상과 철학이 담기는 그릇이 바로 세계관입니다.

AI 시대가 되면서 역설적으로 명확해졌습니다. 세계관은 인간 고유의 영역입니다. AI는 도구일 뿐입니다. 당신이 세계관을 만들면, AI는 그것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관 자체는 당신만이 만들 수 있습니다.


09화에서 우리는 키워드 라이브러리를 만들었습니다. [홍천], [숲], [빛], [습도], [감정]... 수백 개의 키워드를 연결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AI에게 줄 수 있는 지식 체계입니다. 당신이 "홍천의 아침 풍경을 그려줘"라고 하면, AI는 당신의 키워드 라이브러리를 참조해 그립니다. 숲의 밀도, 빛의 각도, 습도의 느낌, 감정의 색채... 모든 것이 일관됩니다.

AI가 세계관을 필수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세계관을 가진 창작자의 가치를 폭등시켰습니다.


공간의 시대가 온다

웹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30년간 평면의 세계에 살았습니다. 웹 페이지, SNS 피드, 유튜브 썸네일... 모두 2차원입니다. 스크롤하고, 클릭하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하지만 이제 바뀝니다.


저는 강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웹 사용자라는 사람으로서 웹을 사용하고 평면에서 정보를 체크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이럴 거냐. 이걸 놔두지 않을 것입니다. 3D가 열리고 지면이 공간이 될 것입니다. "


메타버스를 생각해 보십시오. VR 헤드셋을 쓰면 당신은 3차원 공간에 들어갑니다. 더 이상 스크롤하지 않습니다. 걸어 다닙니다. 주위를 둘러봅니다. 공간 안에 있습니다.


애플 비전 프로가 나왔습니다. 공간 컴퓨팅이라고 부릅니다. 당신의 거실이 스크린이 됩니다. 당신의 책상이 작업 공간이 됩니다. 평면이 공간으로 확장됩니다.


"공간이 있다면 그 안에 화신 아바타가 있어야 됩니다."

공간 안에는 캐릭터가 필요합니다. 배경이 필요합니다. 사건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세계관이 필요합니다.


웹툰을 생각해 봅시다. 웹툰은 평면입니다. 하지만 웹툰이 드라마가 되면 어떻게 될까요?


"웹툰은 드라마로 만들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왜? 공간을 채워야 하니까요.


드라마는 3차원입니다. 배우가 걷는 거리, 들어가는 건물, 앉는 의자... 모든 것이 공간 안에 존재해야 합니다. 웹툰에서는 "주인공이 카페에 앉아 있다" 한 컷으로 끝나지만, 드라마에서는 그 카페의 인테리어, 창밖 풍경, 테이블 위의 소품... 모든 것을 채워야 합니다.


그래서 06화에서 우리는 미장센을 배웠습니다. 07화에서 기믹을 배웠습니다. 08화에서 엠프티 카메라를 배웠습니다. 모두 공간을 채우는 방법입니다.


이제 모든 콘텐츠가 공간으로 갑니다. 게임은 이미 3D입니다. 드라마도 3D입니다. 이제 웹툰도, 소설도, 음악도 공간으로 확장됩니다. 당신이 BTS 콘서트를 메타버스에서 본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당신은 무대 위를 걸어 다닐 수 있습니다. 멤버들 옆에 서 있을 수 있습니다. 무대 뒤편을 볼 수 있습니다.

그 공간을 채우는 것이 세계관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비용이 제로가 된다

과거에는 세계관을 만들어도 구현하기 어려웠습니다.

당신이 판타지 소설을 썼다고 합시다. 멋진 세계관을 만들었습니다. 마법 체계, 왕국의 역사, 종족들의 관계... 모든 것이 정교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영상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될까요? CG 비용이 수억 원입니다. 배우 섭외, 세트 제작, 촬영, 편집... 개인 창작자는 엄두도 못 냅니다. 그래서 세계관은 머릿속에만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이제 다릅니다.


"디지털로 바꾸는 비용 자체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비용을 AI가 제로로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당신이 세계관을 만들면, AI가 그것을 시각화합니다. Midjourney에 프롬프트를 주면 당신의 왕국을 그려줍니다. ChatGPT에 설정을 주면 당신의 역사를 서술해줍니다. Sora에 지시를 하면 당신의 전투 장면을 영상으로 만들어줍니다.

중요한 것은 세계관입니다. AI는 도구입니다.


"세계관이 있어야 파생적 작업이 될 수 있고 지식 체계가 있어야 AI가 생산하게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비용이 제로가 된다는 것은, 세계관만 있으면 누구나 대규모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과거에는 수억 원이 필요했던 일을, 이제는 세계관과 AI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세계관 없이는 AI도 무용지물입니다.


30년을 살아남은 세계관

포켓몬을 보십시오.

1996년, 게임보이용 게임으로 시작했습니다. 30년이 지난 2025년, 포켓몬은 여전히 확장 중입니다. 새로운 게임, 새로운 애니메이션, 새로운 카드, 새로운 굿즈... 끊임없이 나옵니다.

왜 30년을 살아남았을까요? 세계관이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포켓몬 세계에는 규칙이 있습니다. 포켓몬은 포켓볼에 들어갑니다. 트레이너는 배지를 모읍니다. 체육관 관장과 싸웁니다. 이 규칙은 30년간 일관됩니다. 새로운 포켓몬이 추가되어도, 새로운 지역이 생겨도, 세계관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포켓몬은 부모가 신용하는 키워드 세트를 자녀에게 대물림해 주는 것입니다."

세대를 넘어 전승됩니다. 왜? 세계관이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보십시오. 2008년 <아이언맨>으로 시작했습니다. 15년 동안 30편 가까운 영화가 나왔습니다. 각 영화가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연결됩니다. 왜? 세계관이 일관되기 때문입니다.

팬들은 이스터 에그를 찾고, 타임라인을 정리하고, 다음 페이즈를 기대합니다. 05화에서 배운 것처럼, 그들은 관광객이 아닙니다. 주민입니다. 마블이라는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BTS의 세계관을 보십시오. 2015년 <화양연화> 시리즈로 본격화되었습니다. 피땀눈물, 봄날, 작은 것들을 위한 시... 각 앨범이 서로 연결되며 거대한 세계관을 만들었습니다. 팬들은 그 세계관을 연구하고, 이론을 만들고, 2차 창작을 합니다. 주민이 되었습니다.


반대로, 한때 유행했던 것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2010년대 소셜 게임 캐릭터들.

국민 게임이었던 매치3게임. 귀엽고, 재미있고, SNS에서 화제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왜? 세계관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캐릭터만 있고, 그 캐릭터가 사는 세계는 없었습니다. 캐릭터가 왜 존재하는지, 무엇을 하는지, 어디서 왔는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유행은 지나갑니다. 하지만 세계관은 남습니다.

30년, 15년, 10년... 살아남은 콘텐츠들의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명확한 세계관.


지금까지 우리가 만든 것

1화부터 11화까지, 우리는 함께 세계관을 만들었습니다.


1-4화에서 우리는 세계관의 뼈대를 세웠습니다.

01화에서 배웠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재활용이다." 세계관은 기존의 것들을 새롭게 조합하는 것입니다. 02화에서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단순한 외모가 아니라, 욕망과 두려움을 가진 존재. 03화에서 배경을 설정했습니다.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상징과 분위기를 담은 공간. 04화에서 사건을 연결했습니다. 캐릭터와 배경을 묶는 인과관계.


5화에서 우리는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관광객이 아니라 주민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일회성 소비가 아니라 지속적인 거주. 세계관은 주민을 만드는 도구입니다.


6-9화에서 우리는 도구를 익혔습니다.

06화 미장센, 프레임 안의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법. 07화 기믹, 반복되는 상징으로 세계관을 강화하는 법. 08화 엠프티 카메라, 캐릭터 없이도 세계가 존재함을 보여주는 법. 09화 키워드 라이브러리, 수백 개의 키워드를 연결하여 거대한 의미망을 만드는 법.

이 도구들로 우리는 세계관을 구체화했습니다.


10-11화에서 우리는 순환을 이해했습니다.

10화 외적 순환, K가 세계로 나가는 방법. BTS가 흑인 커뮤니티와 연대하고, 코리안 타코가 LA의 문화가 되고, 캣츠아이가 K-팝 방법론을 사용했습니다. 인접 세계관을 링크하며 익숙함을 만드는 것.

11화 내적 순환, 세계가 K로 들어오는 방법. 광주 고려인이 떡을 만들고, 중국 유학생이 마라탕을 퍼뜨리고, 안산 다문화 거리가 한국 로컬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섞임을 통해 크레올을 만드는 것.


외적 순환과 내적 순환. 익숙함과 새로움. 디지털과 피지컬. 이 모든 것이 세계관 안에서 순환합니다.


당신의 세계관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만들고 싶은 세계는 어떤 모습입니까? 그 안에 누가 살고 있습니까? 어떤 사건이 일어납니까? 어떤 키워드로 연결되어 있습니까?

지금 답이 명확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포켓몬도 처음엔 작은 게임이었습니다. 마블의 MCU도 <아이언맨>의 성공에서야 시작됐습니다. BTS도 처음엔 앨범 한 장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계속했습니다.


강연에서 말했듯이, "세계관을 구축하는데 요즘은 7일이 걸립니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진짜 세계관은 수개월, 수년에 걸쳐 만들어집니다. 포켓몬은 30년, 마블은 15년, BTS는 10년에 걸쳐 만들었습니다.

당신의 세계관은 얼마나 걸릴까요? 1년? 5년? 10년?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시작하느냐입니다.

AI 시대가 왔습니다. 공간의 시대가 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비용이 제로가 됩니다. 이 모든 변화 속에서 살아남는 것은 세계관을 가진 창작자입니다.


10년 후, 우리는 당신의 세계에서 만날 것입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1-11화가 당신과 함께 있습니다. 막히면 다시 읽으십시오. 01화로 돌아가 당신의 주제를 찾으십시오. 02화로 가서 캐릭터를 만드십시오. 03화로 가서 배경을 설정하십시오. 04화로 가서 사건을 연결하십시오.

그리고 05화부터 09화까지 배운 도구들을 사용하십시오. 미장센을 찾고, 기믹을 만들고, 엠프티 카메라를 설치하고, 키워드 라이브러리를 쌓으십시오.


10화에서 배운 것처럼 인접 세계관을 링크하십시오. 외부의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11화에서 배운 것처럼 크레올을 만드십시오. 섞임을 통해 새로운 것을 피워내십시오.

천천히 가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계속하십시오. 세계관은 완성되지 않습니다. 계속 진화합니다. 외적 순환과 내적 순환이 끊임없이 돌아갑니다. 디지털이 피지컬을 만들고, 피지컬이 다시 디지털이 됩니다. 세계가 당신의 세계관이 되고, 당신의 세계관이 다시 세계가 됩니다.


10년 후, 당신의 세계관은 어떤 모습일까요? 게임이 되었을까요? 드라마가 되었을까요? 소설이 되었을까요? 아니면 당신도 상상하지 못한 무언가가 되었을까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10년 후, 우리는 당신의 세계에서 만날 것입니다. 그 세계를 탐험하고, 그 안의 캐릭터를 만나고, 그 사건을 경험할 것입니다. 우리는 관광객이 아니라 주민이 될 것입니다.

그곳에서 뵙겠습니다.


이것이 세계관이 만드는 미래입니다. 그리고 그 미래는 지금, 당신이 시작하는 순간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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