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물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선생님 자신에게 어떤 사람이세요?"
수업을 마치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1층 버튼을 누르고 있는데
아이가 질문이 해도 되느냐며 내게 던진 물음이다.
2시간 전만 해도 아이와 컬러테라피의 일부를 함께 해 보며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 색을 뽑아봐.'
내가 배운 컬러테라에서는 컬러가 담긴 병들이 있다.
마침 고등학교 특강을 위해 그 컬러병들 중에 8가지 색을 사진으로 뽑아놓은 것이 내 가방에서 있었고,
수업에 온 5학년 학생에게 뽑아보라고 한 것이다.
영어수업을 하다 말고 우린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왜 '마음'이 중요한지를, 내 마음에는 무엇을 해 주어야 하는지를...
'마음'은 눈을 맞추고 알아봐 주면 스스로 피어난다.
아이는 마음을 펼치고 골똘히 내 이야기를 듣기도
자신의 이야기도 한다.
'그래 이렇게 아이의 마음을 다독여 주며 공부를 가르치는 거야.'
뿌듯했다.
그런데, 이 아이가 내게 던진 질문에 머리가 멍해진다.
'나는 나에게 어떤 사람이지?'라는 질문은
'당신은 당신 스스로를 사랑하나요?'
'당신은 당신 스스로를 만족해 하나요?'이런 질문도 같고
'당신은 당신 스스로의 마음을 잘 알아주고 있나요?'
이런 질문도 같고, 나의 본연의 모습을 질문하는 것도 같았다.
"아,... 음.... 너무 좋은 질문인데? 그런데 내가 지금은 답을 못하겠네?"
답을 못한 채 그렇게 나의 마음은 서성였다.
나의 일은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다.
주로 1:1 수업을 많이 해 왔고,
어쩌다 보니 입소문만으로 21년을 해왔다.
유치원생이었던 학생들이 대학생이 되었고,
너무 기뻤지만,
그러고 나니 한 동안의 허무함에 헤매었다.
하필 그때가 나의 첫 책이 나올 즘이었고,
알 수 없는 허망한 마음을 달랠 길이 필요했다.
나만을 위한 것을 해보자 해서 시작한 것이 컬러테라피 공부였고,
나 자신에 집중하고자 명상도 공부했다.
그 몇 달 동안 나에게 관심을 주었건만,
어느덧 나는 또 바쁘다는 핑계로
나는 나를 놓치고 있다 마음에 불편함이 있었다.
이 아이의 질문이 내 세상을 흔드는 것만 같았다.
잠시 좀 눈을 뜨고 일어나 보세요! 하고.
나의 바쁘다는 이유는 나를 잃어도 좋다는 건 아닌데,
바빠서 나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도 보질 못하고 가고 있었다 싶다.
다시 그 질문으로 돌아가 내게 물어본다.
'나는 나에게 어떤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