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X 디자이너라는 말을 듣고, 막상 “무슨 일 하는 사람이야?”라고 물어보면 쉽게 대답하긴 어렵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브랜딩? 경험 설계? BX가 정확히 뭔지, 어디까지 정의해야하는 건지, 경계가 모호했다.
하지만 몇 개의 브랜드 프로젝트를 지나면서 확실히 느낀 건 하나다.
BX 디자이너는 브랜드를 '보이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느끼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것.
우리는 단지 로고를 만들고 패키지를 예쁘게 다듬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브랜드가 어떤 말투를 쓰는지, 어떤 색을 입는지, 어떤 리듬으로 움직이는지를 설계한다.
누군가가 처음 브랜드를 만나는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그 브랜드의 태도를 느끼고
다시 만났을땐 나도 모르게 어느새 익숙해지도록, 그러다 결국 좋아지도록.
그 모든 여정을 설계하는 게 우리의 일이다.
너무 추상적인가? 싶지만 안을 살펴보면 사실 굉장히 현실적인 작업들이다.
리처치를 기반한 미션과 방향설정, 철학과 컨셉, BI 시스템부터
인스타 피드 톤앤매너,웹사이트, 공간 그래픽, UXUI, 패키지 키트까지 손닿는 게 많다.
당연히 혼자 다 할 수 없고, 기획자, 마케터, 개발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해야한다.
가장 중요한 건 ‘브랜드가 일관되게 느껴지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설계해야 한다는 것.
결국 사람은 스쳐지나가는 찰나의 순간에서 브랜드를 기억하니까
BX 디자이너는 브랜딩이 추상적인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브랜드가 말하고 싶은 걸 사용자 입장에서 다시 번역하는 사람이다.
시각적으로, 언어적으로, 경험적으로, 어쩌면 우리는 디자이너보다는
브랜드의 통역사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