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엄마도 1년간 자리 맡아주느라 재미있었다.
금요일 저녁 10시 30분.
"띠링띠링띠리링..."
알람이 울린다.
작년 12월 첫 수업부터 종강 수업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수업자리를 맡아주었다. 예전에 이런 시스템이 없던 시절엔 진짜로 엄마들이 직접교실로 가서 맡아주기도 했다고 하니 그거에 비하면 손가락으로 '클릭, 클릭'하는 것쯤은 일도 아니긴 하다. 그래도 원하는 자리를 선점하려면 거의 1분 컷이기 때문에 신경 쓰고 있어야 한다. 처음 몇 번은 아이가 직접 하기도 했는데 공부하고 있거나 이동중이거나하면 때를 놓치고, 그러다 보면 맨 뒷자리나 화면이나 칠판도 보기 어려운 자리에 앉게 돼서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하면서 나에게 부탁을 했었다.
뭔가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생겨서 나름 일삼아 매주 하다 보니 재미도 있고 아이는 원하는 자리 늘 앉아서 좋았다고 이야기해 주니 뿌듯하기도 했다.
그러기를 40번. 40주를 했네.
"고사미야. 오늘 마지막 자리예약했어. 이제 진짜 끝이네!"
고사미는 김승리 선생님과의 마지막 수업이라며 뭔가 시원섭섭하다고 한다. 어려웠던 과목을 즐겁게 준비할 수 있어서 좋았고,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입시에서 '국어과목은 집을 팔아도 안된다.'는 속설이 있는데, 집을 팔지 않고 국어과목을 살릴 수 있었던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일타선생님 누구! 콕 집어 정할 수는 없지만, 자기하고 잘 맞는 선생님을 찾는다면 '절대'안 되는 일은 없다는 걸 알았으니 다행이다.
'물론, 끝까지 잘 마무리해서 진짜 시험까지 잘 치러준다면 좋겠지만, 일단 낼 수업까지 잘 마무리하고 오렴. 진짜는 이제부터다. 그동안 주말마다 한번 놀지도 못하고 수업 다니느라 고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