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정답은 없지만...
국어. 영어수업이 끝났다.
수능 마지막주간까지 인 줄 알았는데, 1주 전에 마무리해 주시니 좋네! 스스로 정리하고 마무리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다행이다. 한 번의 토요일이 남아있구나!
강의를 마친 선생님도 아이들도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이었는데, 홀가분했기를...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들의 표정을 읽을 수가 없다.
하루 종일 수업 듣느라 지쳐서 그럴 수도 있겠고,
정말 저 혼자 오롯이 견뎌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는 것이 무서워서 일수도 있다. 친구아들, 딸 중 N수생도 많은데, 시험을 여러 번 봤다고 해서 담대 해지는 건 아니더라. 오히려 알고 보면 더 무섭다지 않는가. N수생들이야말로 이번에는 끝내야지!라는 마음에 더 초조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수업을 마치고 차에 올라탄 고사미는
"끝났다." 하고는 짧은 숨을 내쉰다.
이어서 선생님께 종강선물로 받은 간식과 텀블러를 꺼내 보여주며 "이것 봐! 멋지지?" 한다.
까불까불하는 고사미도 표정을 읽을 수 없다.
'너도 긴장이라는 걸 할 줄 아는 거 였어?...'
"드디어 수업을 끝낸 소감이 어때? 긴장돼?"
"그냥. 평소처럼 시험 보고 오답하고 그랬지 뭐. 근데 좀 쫄리긴 해. 진짜 얼마 안 남았네! 엄마. 나 배고파요. 가면서 햄버거 먹고 싶어요."
적당한 긴장감은 성취도를 높이고 실수도 줄인다고 한다. 시험이 10일 남았으니, 몸도 맘도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아프지도 말고, 좋은 컨디션으로 잘 버텨주길.
'우리는 답을 찾을 거야. 늘 그랬듯이'
뭔가 엄청 파이팅 넘치는 말이지만... 좀 무서운데...
간식이 들어있는 상자의 카드 글귀를 보고 '오.. 좀 쎈데?' 했더니 고사미는 카드는 획 던져버리고 '오. 이거 맛있는데, 신경 좀 썼나 본 데..' 한다.
크게 보면, 사람이 사는데 답이 어딨어? 그냥 사는 거지. 학생은 학생으로. 엄마는 엄마로. 그냥 사는 거지.
초등학교부터, 중등, 고등학교까지 늘 답을 찾으며 애써왔던 모든 수험생에게 후회 없는 시간이기를 응원한다.
야식은 몸에 좋지도 않고, 밤잠에 도움도 안 되는데, 고사미의 애교에 어쩔 수 없이 맥도널드 드라이브스루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