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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쾀 Apr 20. 2017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 어떤 죽음에 '존엄'이 있는가

우리는 죽음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니, 죽음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긴 한 것일까. 죽음은 인간 역사 동안 인간들이 전혀 알 수 없던 유일한 미지의 세계이다. 그 누구도 죽음 이후를 알 순 없다. 죽음 그 이후를 알 순 없더라도, 우린 모두 죽게 된다. 만약에 죽음이 우리에게 닥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를 쓴 모니카 렌츠는 스위스 장크트갈렌 종합병원에서 17년간 1000여 명의 임종을 지켜봤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쓴 책이 바로 <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이다. 


어떤 죽음이 좋은 죽음일까

모니카 렌츠는 주로 '어떤 죽음이 좋은 죽음' 인가에 대해 주로 이야기한다. 과연 어떤 죽음이 좋은 죽음일까. 고통 없는 죽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서 맞이하는 죽음? 아니면, 하고 싶은걸 다 하고 맞이하는 죽음? 모니카 렌츠는 좋은 죽음이란, 성공한 삶과의 이별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성공한 삶과의 이별이란, 자신의 죽음에 대해 본인이 동의할 수 있을 때 성공한 삶과의 이별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저 죽음을 두려워하고, 죽음 앞에서 절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임종 준비 또한 필요하다. 죽음을 앞둔 사람에겐 온갖 불안과 걱정, 그리고 두려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럴 때, 주위에서 그 사람이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모니카 렌츠는 좋은 죽음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존엄'이라는 개념 또한 설명한다. 존엄은 자신이 죽을 운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이를 편안하게 수용하는 것. 이게 바로 존엄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내 것이었듯이, 죽음 또한 내 것이라고 수용하는 것. 이를 통해 존엄이 완성될 수 있다. 

자신이 살아옴에 따라 갖고 있던 삶에 대한 집착, 죽음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거부 반응이 전부 사라지고, 온전히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지 '좋은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죽음은 누구에게도 두려운 하나의 '관문'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그 누구도 그 관문을 피할 순 없다. 결국 삶의 끝에선 넘어야 하는 관문인데, 이를 마냥 두려워하고, 걱정할 순 없을 것이다. 그 죽음을 어떻게 편안하게 맞이할 것인지를  <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는 잔잔하게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환자의 동의 없는 '존엄사'는 존엄하지 않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좋은 죽음'에 대해 참 많이 생각해봤던 것 같다. 과연 좋은 죽음이 존재할 것인가. 삶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맞는 죽음은 정말 '좋은 죽음'인 것인가. 삶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것이 말은 쉽지만 실제로 실천하긴 참 어려운 게 아닌가 의문이 들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단순하지만, 그 어려운 '죽음에 대한 동의'를 못해서 죽음 앞에서 그렇게 힘들어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도 죽음에 대한 동의가 있어야 '존엄' 또한 존재한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존엄사' 역시 환자의 동의가 있어야 진짜 '존엄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환자 동의 없이 행해지는 '존엄사'는 환자로 하여금 좋은 죽음으로 이르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일종의 '살인'이라고 생각이 된다. 


생소하지만 모두가 궁금해하는 죽음을 누구보다 더 가까이서 지켜본 모니카 렌츠의 책  <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 죽음을 맞이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반응과, 그들의 마지막 말들을 수록해 놓아서 더욱 흥미로웠다. 평소에 제대로 생각해볼 기회가 없었던 죽음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마련해준 모니카 렌츠에게 더욱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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