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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시네마테크 컬트 영화프로그램(19) 98.4(1)

응답하라! <영화세상, 대전 시네마테크 컬트>

by 황규석 Feb 0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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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킹덤> 상영후 1000부 발행한 CULT 51호


 4월 프로그램은 <킹덤> 대전 상영에 관한 기사와 후일담이 두 번에 걸쳐 나뉘어 발행됩니다.


1998.4

킹덤 대전 유치 상영의 주역들(최아휘, 김요석, 정용진, 황규석)킹덤 대전 유치 상영의 주역들(최아휘, 김요석, 정용진, 황규석)
킹덤이 걸린 아카데미극장 이곳도 지금은 폐관킹덤이 걸린 아카데미극장 이곳도 지금은 폐관
대전 아카데미극장대전 아카데미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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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 홍보 부츠와 남동생과 같이 - 지금은 일식 쉐프인 남동생은 사무실을 구하거나 홍보를 할때 늘 친구들과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킹덤> 대전 상영회

킹덤 대전 상영 기획 주관

수  입  사: KJ엔터테인트먼트(대표 이강오)

기획,홍보: 대전 시네마테크 컬트(대표 황규석)

배       급: 대전 중앙영화사(박경준 과장)

상영 기간: 1998년 4월 3일 ~ 4월 17일

아카데미극장(2관): 1998년 4월 3일 ~ 10일 [심야상영 자정 12시: 3, 4일]

동      보    극   장: 4월 11일 ~ 4월 17일 [심야상영 자정 12시: 10, 11, 17일]

 요금: 6천 원. 상영기간에 헌혈을 한 헌혈증을 가져오면 무료          


<킹덤> 상영을 기획하고 준비하며....


  1. 우려와 기대 속에 출범한 1997년 여름 제1회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 전국 시네마테크 연합의 동지들과 함께 시네마테크 아이디카드를 발급받고 참관을 했다. 심야상영에서 직접 체험한 <킹덤>의 흥미로움과 관객의 열기는 정말 뜨거웠다. 핸드핼드로 어지럽게 찍은 화면과 음습한 분위기의 음악도 마음에 들었다. 관객들과 밤새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 희열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함께 맘껏 영화의 분위기에 온전히 몰입했다는 전우애까지 생길 정도였다. 해는 바뀌고 97년 11월 열린 영화제의 성공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때 우리보다 앞서 부산과 대구에서 <킹덤>의 절찬 상영 소식을 듣고 우리 컬트도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 없이 일을 저지르고 보는 돌격형 일면 막무가내 스타일인 나는 수입사인 KJ엔터테인먼트에 전화를 하고 대전의 영화배급사의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대전의 영화배급사는 지금은 사라진 신도극장 뒤편에 있는 허름한 단층 건물에 있는 중앙영화사였다. 컬트를 운영하면서 난 '참솔봉사회'라는 모임의 막내로 활동했는데 그 참솔봉사회의 강영만 사장님은 대전에서 영화배급업을 하셨던 분이셨고 아마데우스라는 카페를 운영하시건 분이셨다. 그 사장님이 한 번은 연락을 해와 만났는데 그 모임에서 같이 활동을 하자는 이야기였다. 16미리 영사기를 들고 고전 영화 심청전, 흥부전 등 옛날 영화로 기억되는데 그 필름을 요양원이나 경로회관에서 틀어주는 일이었다. 한의사 회원은 침을 놔주고 미용실 사장님들은 노인들의 머리를 잘라주었다. 빵집 사장님은 빵을 가져오셨고 회비를 모아 간식과 점심거리를 대접하기도 하는  순수한 ㅂ봉사모임이었다. 여하튼 그 모임에서 영화서 연락처를 알아 <킹덤>이라는 영화를 대전에서 상영을 하기로 계획을 잡았다. 돈을 버는 것도 아니었지만 관객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 그것이 시네마테크 컬트의 의지였고 바람이었다.


  2. 중앙영화사 사무실에서 이강백 대표님과 박경준 과장님 아카데미 극장 관계자를 모시고 회의를 했다. 미리 여러 극장에 연락을 해서 의사 타진을 한 뒤였다. 물론 컬트가 무엇이냐 너네는 뭐 하는 곳이냐는 등 이상하고 의심의 눈초리도 받았다. 딱히 우리도 우리가 뭐를 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도 사실은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불법복제테이프를 상영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가 열심히 홍보하고 노력을 하겠으니 일단은 필름을 걸어보자고 설득을 했다. 물론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활동에 대한 프레젠테이션도 있었다. 서서히 관계자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는 순간이었다. 헌혈증 제시 무료 아이디어도 실은 대구인가 부산에서도 진행했던 아이디어였다. 물론 나도 영화 말고는 당시에도 헌혈이 취미였다. 공포영화는 피, 피는 헌혈, 이런 단순한 뇌구조. 좋은 일을 하면서 밤새 한번 놀아보자 영화에 취해보자는 취지에 두 개의 극장이 넘어갔다. 수입사와 극장에서 얼마간의 홍보비를 책정해 주셨다. 나중에 정말 쓸데없는 짓이었다고 생각했지만 당시 컬트의 운영진이었던 친구들의 명함을 파주었다. 어디 가서 꿀리지 말고 일하자는 의미로. 그리고 51호의 회지를 만드는 비용으로 썼다. 1,000부라는 넉넉한 부수를 인쇄해 극장과 공공장소에 배포를 했다. 2주간의 영화 상영이 끝나고 말이다.


  3. 영화의 홍보를 책임지기도 했으니 각 일간지에 보도 자료를 보내고 문화, 영화 담당 기자님께 전화를 넣고 찾아갔다. 대전에서는 제일 오래된 신문인 중도일보의 안순택 기자님의 적극적으로 취지에 공감하셔서 크게 내주셨다. 그리고 당시의 각종 무료 정보지에도 팩스를 보내고 홍보를 했다. 그리고 차량(!) 광고도 했다. 빌린 지인의 티코 차에 킹덤 포스터를 덕지덕지 붙이고 대학가를 돌아다니고 게시판에 포스터를 붙인 것이다. 정말이지 처절하리만큼 밥을 굶어가며 홍보를 했다. 그냥 즐거웠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해야 컬트도 살고 또 다음에 좋은 영화가 오면 걸릴 수 있다는 희망을 줄 것이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렇게 고생하는데 밥 한 끼 제대로 사주지 못한 게 못내 아쉽고 미안하다. 여하튼 극장에 영화가 걸리고 정말 사람들이 미어터졌다.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국제영화제에서나 가능한 일이 대전에서 펼쳐지고 있었으니까 신이 날만도 했을 것이다. 밤을 새워 졸음을 쫓아가며 영화를 보는 일. 극장에서 나와 뜨는 해를 바라보는 일이야말로 진짜 영화광의 자격이 아닐까 생각되었으니까 말이다. 불과 4개월 전 열린 영화제에서도 느꼈지만 막 국제영화제가 생기고 각종 영화잡지들이 영화를 읽어보는 재미를 만들었다. 불확실과 경기 침체 IMF 시대를 이겨내는 방법은 검은 장막을 치고 들어가 잠시 현실을 잊거나 현실을 투영한 영화에 자신을 얹혀놓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4. 첫날부터 영화관에 가득 찬 관객들의 흥분된 모습. 그리고 긴 상영시간에 두 시간이 지나고 휴식시간에 나와 이야기 꽃을 피우는 관객들의 모습이 너무 반갑고 고마웠고 좋았다. 매점도 매출이 급상승한 것은 물론이었다. 물론 컬트는 홍보 부츠도 만들고 회원 가입신청소도 배치를 했다. 극장도 안내했고 중간중간 극장의 청소도 도왔다. 이 영화 <킹덤>이 잘 되는 일이 우리가 잘 되는 일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운영진들이 돌아가며 영화의 상영 전에 무대에 올라 영화를 소개하는 시간이 이었는데 그때 초롱초롱 빛나는 관객들의 눈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인사를 하고 들어갈 때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그것은 우리의 일이 인정을 받고 칭찬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해서 가슴이 벅차오르는 순간이었다. 비록 끼니조차 제대로 때우지 못했지만 말이다. 그런 응원과 격려를 받고 컬트는 그 시대를 살아냈다. 영화는 그렇게 대전 관객들의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새벽에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은 잠이 들었다 깬 모습도 있고 피곤한 모습이었지만 대다수는 우리 대전에서 심야 상영을 하고 좀처럼 하지 못할 경험을 해서 뿌듯하고 보람 있는 모습이었다. 아마 평생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있으리라. 컬트라는 비영리 문화단체가 영리 기관이 극장과 호흡을 맞춘 시도. 열린 영화제 그때처럼 좀 오래 할 걸 그랬나... 비록 단발성에 그쳤지만 참 잘 준비하고 성공한 행사로 오래 기억에 남아있다. 시네마테크와 일반극장과의 교감과 협업의 사례로.


P.S 당시 동보극장 영사실에 사용을 안 하는 고급 오디오가 있었는데 그것의 처분을 고민하시길래 내가 참솔봉사회의 회원 중 한 분이 수입오디오전문점을 하는 것을 알고 연결을 시켜주었다. 그래서 150만 원을 주고 거래가 성사가 되었고 얼마간의 중계 수수료를 받아 회원들에게 밥을 사주고 홍보비로 사용했다.


- 컬트 대표 황규석 -

  

자체제작 포스터자체제작 포스터
대학가 게시판 홍보대학가 게시판 홍보
티코 차량 홍보티코 차량 홍보
삼성동 대전산업대(현 한밭대) 킹덤 차량 홍보삼성동 대전산업대(현 한밭대) 킹덤 차량 홍보



저주받은 영화 <킹덤> 대전 엄습


- 유령들의 시간, 자정에 시작해 새벽닭이 울고서야 관객들을 놓아준 공포영화. TV 시리즈로 제작됐고, 13부작 중 4부에 불과한 미완성 필름임에도, 서울과 부산에서 연일 매진행진을 기록한 마법의 영화, <킹덤>이 대전에 왔다. 대전에 오게 된 경위도 마법 같다. 영화팬들이 영화사에 전하를 걸어 대전 상영을 부탁해서 이뤄졌기 때문. <킹덤> 대전 유치에 앞장선 시네마떼끄 컬트의 황규석 대표(30)는 "좋은 영화가 대전을 비켜가는 것이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킹덤>은 제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최고 화제작이었다. 영화제동인 심야 1회 상영하기로 했다가 관객들이 몰려들어 3차례 매진 상영했다. 국내 외화 사상 가장 긴 상영시간 4시간 39분. 대중용 영화라기보다는 컬트 스릴러라고 부를 만한 이 필름이 국내에서 큰 호응을 얻을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최고의 의료진이 모여 만든 병원 <킹덤>에 언제부턴가 작은 진동이 일어난다. 심령술사인 드루세 할머니. 그녀는 병원에서 일어났던 과거를 밝혀낸다. 최신 의학과 심령술, 끔찍한 과거와 기괴한 현재, 파편 같은 환상과 불가해한 현실이 혼란스럽게 뒤섞인다. 흥미로운 점은 사건을 풀어 가는 방법. 서양 오컬트 영화가 주로 성서에 의존하는 것과는 달리 「킹덤」은 주술적, 흑마술에 가깝다. 손꼽히는 스타일리스트인 라스 폰 트리에는 화려한 형식미를 자랑한다. 불안정한 사각(斜角)으로 찍은 좁고 긴 병원 복도, 화자(話者)와 청자(聽者)를 구분하지 않고 휘둘러 대는 들고 찍기(핸드헬드)의 불안한 시선, 노란색 톤으로 통일한 색조는 공포를 증폭시킨다. 근경과 원경을 분리해 서로 다른 두 화면을 동시에 표현하는 기법, 투명한 유령이 붉은 피를 흘리는 장면에서 「유로파」나 「브레이킹 더 웨이브」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1~2부가 조금 지루하지만, 휴식시간을 거쳐 3~4부로 넘어가면 충격적 이야기와 자극적 장면묘사가 속을 받아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3일부터 10일까지는 아카데미 2관, 11일부터 17일까지는 동보극장에서 상영한다. 3일과 4일, 10일과 11일, 17일엔 오후 10시에 심야상영을 갖는다. 요금은 6천 원. 상영기간에 헌혈을 한 증서를 가져오면 무료.


중도일보 1998년 4월 4일(토요일) 중도 Life

<安舜澤 기자>



<킹덤> '대전'유치 황규석 대표(시네마떼끄 컬트)

"지역 팬도 좋은 영화 볼 자격 있다"


「킹덤」을 대전에서 상영하고 싶다고 영화사에 전화했어요. 영화사에서 나서주었고, 지역 극장들도 받아줘 유치하게 됐습니다. 좋은 영화들이 대전을 비켜가는 것이 아쉽습니다.』 영화 「킹덤」의 대전 유치에 앞장선 시네마떼끄 컬트의 황규석 대표(30)는 『대전이 영상문화의 불모지로 각인된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킹덤」을 유치하게 된 동기는.
『대전 팬들도 좋은 영화를 볼 자격이 있다.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는다면 안 되겠다 싶었다.』


- 덕분에 홍보를 떠맡았는데.
『주관객층을 대학생들에게 맞추고 대학 영화동아리 등을 통해 홍보를 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곳을 돌려니 힘이 든다. 많은 분들이 관람해 주어 좋은 영화가 더 이상 대전을 비켜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 좋은 영화의 유치에 계속 나설 것인지.
『힘이 된다면 나설 것이다. 관객들은 영상문화의 소비자들이고 여기서도 소비자운동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시네마떼끄 컬트를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영상문화 도서관으로 꾸미고 싶고, 대전의 풍경 대전사람 대전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대전영화를 만들고 싶다.』

<安舜澤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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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일보 특집기사중도일보 특집기사
상영첫날 부터 기대에 찬 관객들로 붐빈 아카데미극장 로비상영첫날 부터 기대에 찬 관객들로 붐빈 아카데미극장 로비


인물탐방

 - 황규석 대표(대전 씨네마떼끄 컬트) -


 남다르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 봤음직한 모임, 씨네마떼크 컬트. 씨네마떼끄는 전국에 고루 분포해 있는 영화 동호인 단체다. 그러나 단순 동호인이 아닌 영상문화를 널리 보급하고자 각종 영화상영이나 비평, 영상문화 기반조성을 위해 힘쓰고 있는 영화사랑 인들의 대중적인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기자는 지난 10일 어렵사리 대전 아카데미 극장에서  심야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는 대전 씨네마떼끄 컬트를 찾았다. 다행히 영화 마지막 상영시간에 이르러 대전 씨네마떼끄 컬트의 대표인 황규석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씨네마떼끄란 무엇인가.

- 서로 이야기하고 보여주는 공간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여주는 것으로만 이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컬트는 무엇을 하나.

- 어떻게 이야기하고 보여줄까를 고민한다. 앞으로의 씨네마떼크 컬트는 일반인들이 영상문화를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자리할 생각이다. 실제 대전에서 대전의 환경과 고민을 담은 영상물을 만들고 그런 토착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들을 키울 것이다.


김대중 영상문화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 검열제도를 폐지한다. 창작의 자유를 보장한다. 새 정부는 이렇게 크게 세 가지 틀로 나누었다. 각종 지원 혜택이 늘면서 독립영화는 물론 영화계 전반이 밝아질 것이다. 검열제도 폐지는 큰 의미를 둔다. 스스로에게는 관용적이면서 남에게는 배타적인 것이 우리네다. 처음에는 과도기에 들겠지만 우리 스스로 어느 정도 외래문화에 대한 자정능력이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대학들의 연계는 어떤가.

- 최근 대학들이 매우 활동적으로 변했고, 배재대학교 공연영상학과는 그 점에서 파트너십이 뛰어난 것 같다. 비디오 영상 작품공모전을 함께 준비할 예정이다.


이번에 기획한 것은 무엇인가?

- 보다시피 삼성영상사업단과 지역 극장들의 영화상영이었다. 극장 측과 배급사 측의 수익성문제로 많이 부딪혔으나 대전. 충남적십자혈액원과 연계해 헌혈증서를 가져오면 무료로 입장시켜 주는 등 이번 상영제를 단순한 상영이 아닌 지역 영상문화 저변확대를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벗어나지 않으려고 했다. 후에는 오히려 극장 측이 자신들의 이미지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고마워했다. 앞으로도 이런 활동을 꾸준히 할 것이다.


대표로서 씨네마떼끄 컬트가 가지는 비전이 있다면 무엇인가.

- 컬트가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지역에서 주된 활동을 하며 영상물을 통해 우리들의 모습, 행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가 그러한 영역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영상문화 정착에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관객들도 컬트의 이미지를 느껴주었으면 한다.


유행은 쉽게 붐이 일 듯 쉽게 꺼지기 마련이다. 문화수용자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과정을 원한다. 그러나 어떤 문화이거나 장르이든지 고유의 특색에는 모두가 공감한다. 단순히 이색적인 것을 원한다는 것이 아니다. 생활 속에서 함께 공유하는 부분들, 그것에 관객들은 쉽게 감동한다. 대전만의 독특한 모습들, 그 과정에서 보이는 작은 모습들을 컬트는 담을 준비가 되어있다. 이제 우리도 그 작은 준비에 응원을 보낼 때가 된 것 같다.

1998.4.13 배재재 신문1998.4.13 배재재 신문


- 1998.4.13. 월 배재대 신문 <김민수 기자> -



4시간 40분. 그 끝나지 않는 세기말 유럽의 레퀴엠

공포의 심야영화 <킹덤>


1997년 부천 국제 환타스틱 영화제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던 공포영화 <킹덤>이 대전 시네마떼크 컬트의 주관아래 오늘 아카데미 극장에서 개봉된다. 상영시간 4시간 39분. 음산하고 질척거리는 컬트적 내용, 익숙하지 않은 덴마크 영화. 상영관조차 잡기 힘든 갖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서울과 부산, 대구 등지에서 전회매진되는 '특이한' 현상을 일으켜 심야영화라는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었다.


무대는 덴마크 국립병원인 킹덤. 1백 년의 역사처럼 갖가지 음침한 사연을 갖고 있다. 신경외과 병동 엘리베이터 안  심령학에 조예가 깊은 할머니 환자가 환청처럼 들리는 어린아이의 울음소리를 듣는 것으로 얘기는 시작된다. 그것은 사생아로 태어나 의사인 생부에 의해 도살돼 병원을 떠도는 마리의 영혼. 매일밤 정체를 알 수 없는 앰뷸런스가 병원으로 달려오고, 시체의 머리가 사라지는 등 괴상한 일들이 이 병원에서 벌어지는데... <유로파>, <브레이킹 더 웨이브>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94년에 만든 이 영화는 4 단락으로 구성된 TV 시리즈물. 상영기간 중 헌혈하는 이에게는 무료관람 혜택을 준다.


일시: 4월 4일 ~ 17일

장소: 아카데미 극장(4.3 ~ 4. 10), 동보극장(4.11 ~ 4.17)

문의: 254-0193, 256-0911, 252-7074   -교차로-



호러영화 '킹덤'을 주목하라

- 4시간 40분의 공포 -


 지난 97년 부천 국제 판타스틱영화제의 최고 화제작 <킹덤>을 대전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서울과 부산을 비롯한 대도시에 전회매진을 기록한 이 영화는 덴마크 TV미니시리즈를 극장판으로 옮긴 것. <브레이킹 더 웨이브>의 라스 폰 트리에 감독 작품으로 컬트적 기괴함을 묻어나는 영화다.


 코펜하켄의 실제 병원이름이기도 한 <킹덤>은 동시에 부패한 덴마크왕국을 상징하기도 한다. 크뢰거 박사에 의해 살해된 사생아 마리는 수 십 년이 지난 후 이곳에 나타난다. 그녀의 살려달라는 비명을 들은 사람들은 병이 들고, 유령이 출몰하는가 하면 엘리베이터 안에서 섬뜩하고 오싹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 병원에 들어온 노환자 드루세는 취미로 배운 심령학을 토대로 엘리베이터 천정에서 흐느끼는 마리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의사들도 마리의 존재를 느끼기 시작하자 그녀는 마리의 영혼을 쉬게 해 줄 방법을 찾아 나선다.

  

 그 수많은 공포영화 중에서도 유독 <킹덤>이 주목받는 데는 몇 가지 의미가 있다. 그 첫째가 러닝타임이 4시간 40분이라는 것이다. 그간 언론과 영화단체 등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필름을 자르며 영화상영의 횟수를 늘리던 관행을 뒤엎을 수 있다. 하루에 두 번밖에 볼 수 없는 이 영화는 여느 영화의 상영시간 3배에 해당한다. 그리고 둘째는 심야상영이라는 것이다. 서울의 경우 낮시간보다 심야에 더 많은 관객이 몰렸다고 하는데 이는 호러영화의 효과를 극적으로 느끼려는 마니아들 때문.


 작품영화라면 졸리고 혹은 지루한 무엇보다도 난해한 영화라는 우리의 편견을 과연 <킹덤>이 깨줄 것인지 사뭇 궁금하다. <킹덤>의 대전상영을 위해 동분서주한 컬트의 황규석 씨는 "이 기회가 대전시민의 또 다른 의미에서의 심판대가 될지도 모른다"며, "비디오가 아닌 극장에서 보고 싶은 작품영화를 보느냐, 마느냐는 바로 관객의 몫인 것"이라고 강조. 킹덤은 오는 17일까지 상영되며 현재는 아카데미극장에서 11일은 동보극장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또한 기간사이에 헌혈을 하는 모든 성인에 한하여 무료 관람할 수 있다.

- 금강상도 식후경 (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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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네마떼끄 "컬트"

재미있는 영화 알면서 보기


대전시네마떼끄 컬트에서는 대전 한밭도서관과 함께 4월 13일부터 17일까지 매일 저녁 7시, 영화감상도 하고, 영화에 대해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


상영일시: 1998년 4월 13일(월) ~ 4월 17일(금) 오후 7시

상영장소: 대전 한밭도서관 별관 대강당

문의전화: 042(254)-0193

상영작품 및 토론 주제:

<뽀네뜨>(자끄 드와이용)를 중심으로 '프랑스 영화의 힘'에 관한 토론.

<비브르 사비>(장 뤽 고다르)를 중심으로 '누벨바그'에 관한 스터디.

<마빈스 룸>(제리 젝스>을 중심으로 '스타, 연기론'에 관한 고찰.

<오발탄>(유현목)으로 바라본 '한국영화 리얼리즘'에 관한 연구.

<빅 나이트>(캠벨 스코트, 스텐리 투치)로 알아보는 '시나리오 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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